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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이상복 국민석유회사 충남설립준비위 공동대표

중앙일보 2012.10.23 04:04 2면
기름값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고 있다. 조금 낮아졌다 싶으면 금세 다시 2000원 대를 훌쩍 넘기 일쑤다. 운전자들은 한 푼이라도 아끼기 위해 저렴한 주유소를 찾아다닌다. 하지만 주유소도 못 믿게 됐다. 좀 싸다 싶어 들어간 주유소가 얼마 뒤 가짜 기름을 팔다가 적발되는 일이 다반사이기 때문이다. 전국에서 유사휘발유를 판매하다 적발된 주유소가 가장 많은 곳이 바로 천안이다. 이런 가운데 ‘국민석유회사 충남설립준비위원회’가 얼마 전 출범식을 갖고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착한 기름값’ 실현이 가능할까. 기대를 거는 시민들도 있지만 부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보는 이들도 적지 않다. 이상복(사진) 충남설립준비위원회 공동대표를 만나 출범 이유와 회사설립 구조, 향후 계획을 들어봤다


“시베리아·캐나다 원유 들여오면 20% 싼 ‘착한 휘발유’ 가능”

-공동대표를 맡게 된 이유가 있나.



 “기름값이 저렴하다면 얼마나 좋을까. 늘 생각해왔던 바람이다. 정유사들이 제공하는 기름을 사는 것보다 차라리 주민들이 힘을 모아 설립한 회사에서 저렴하게 주유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이를 실천하기 위해 나섰다. 개인적으로 농원도 운영하고 건설업도 하고 휴게소도 운영하는 등 여러 사업을 하고 있기 때문에 기름값 고통을 누구보다 피부로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 가짜 석유 판매 적발 건수가 전국에서 천안이 가장 많다. 무엇이 문제인가.



 “천안은 교통의 요충지다. 인구수에 비해 주유소가 많다. 그러다 보니 주유소 간 경쟁이 심하다. 정유사들의 독점폭리를 위해 체인으로 엮여있는 주유소들은 그만큼 어려움이 많다. 주유소마다 부채도 상당한 것으로 알고 있다.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기름값은 비싸고 운전자들은 조금이라도 싼 주유소를 찾다 보니 천안에서 이런 불법적인 현상이 많이 생기는 것 같다. 결국 기름값이 비싼 것이 문제다.”



-국제유가에 따른 기름값 상승은 어쩔 수 없는 현실 아닌가.



“물론 국제유가로 인한 기름값 상승은 어쩔 수 없다. 하지만 국내유가는 GDP대비 세계에서 가장 비싸다. 오를 때는 빠르게 올리고 내릴 때는 천천히 내린다. 주민들의 불만이 터져 나와도 마이동풍이다. 1년 매출 200조를 정유사 4곳이 장악하고 있으니 자신들 마음대로일 수밖에 없다. 바가지 원유도입에 비싼 수송비, 고비용 중질분해비, 매년 빠져나가는 수천억원 규모의 외국지분 배당금까지 있으니 국제유가시장 변동에 따른 정상적인 가격변동이라 보기 어렵다. 특히 50년을 중동산 중질유에 의존해 오면서 원유정제과정의 26조 시장인 필터와 각종 촉매제를 100% 외국산에 의존하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보다 후발 주자인 중국은 중소기업들이 자체 개발한 것을 사용하고 있다. 이 모든 비용이 국민에게 전가되는 것이다. 기름값 상승이 단순히 국제유가 상승의 문제만이라고 볼 수 없다.”



- 기름값을 어떤 방식으로 낮춘다는 말인가.



“원가절감 방안은 여러 가지가 있다. 우선 국제원유시장에는 10% 싼 원유제품도 넘쳐나고 현물물량은 20% 싼 원유도 거래되고 있다. 하지만 기존 정유사들은 대지분을 가진 이들이 생산하는 원유를 수입하고 있다. 참고로 G사는 50% 지분을 원유메이저 회사가, S사는 70%가 아랍계 회사가 갖고 있다. 시베리아, 캐나다의 값싼 저유황 원유를 들여 오면 얼마든지 원유원가를 절감할 수 있고 근거리이기 때문에 운송비도 낮출 수 있다. 기존 정유사의 운송비는 배럴당 4달러 정도가 드는데 1달러 이하로 줄일 수 있다. 촉매제 역시 중국이 5~6년 전 독자 개발해 쓰고 있는 것을 국내 중소기업들이 개발해 사용하면 된다. 또한 바이오 에탄올 등을 현행법이 허용하는 10% 수준까지 사용하고 정유사의 로비비용을 없애고 매년 수천억원의 배당금을 지불하지 않는 구조를 만든다면 얼마든지 가능하다.”



- 가입 방식과 혜택은.



“국민석유 홈페이지(n-oil.co.kr)를 통해 주식 약정을 하면 된다. 1주에 1만원으로 만들었다. 단 대주주의 지배를 막기 위해 1인 소유한도를 우호지분과 가족친지의 지분까지 합쳐서 전체 주식의 1%로 제한하고 있다. 온라인으로만 가능하도록 해 현금거래로 생길 수 있는 문제들을 사전에 없앴다. 1차 약정 목표액 1000억원, 회사설립자본금 5000억원으로 출발해 하루 10만 배럴(1배럴 158.9ℓ) 정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후 30만 배럴까지 늘려나갈 예정이다. 하루 10만 배럴이면 우리나라 하루 소비량의 5%도 안 되는 양이다. 약정한 주민 우선으로 20% 저렴한 가격으로 제공할 계획이다.”



-충남설립준비위원회 출범 이후 가입현황은.



“충남이 다른 지역보다 늦은 지난달 말에서야 출범했다. 전체 약정자수의 5%에 그치고 있다. 약정액수도 30여 만주 정도다. 취지와 목적을 알게 된 주민들의 기대가 커 빨리 확산될 것 같다. 앞으로도 1인 1주 이상 갖기 운동을 펼칠 계획이다. 천안, 아산 지역은 운송업을 비롯해 기업체가 많아 긍정적이다.”



- 사업이 성공할 경우 기대되는 효과가 있다면.



“일본에는 17개 석유회사들이 원가를 절감해 한국보다 싼 기름으로 소비자들의 부담을 덜어주고 있다. 앞으로 40~50개 중소기업과 공생협력을 해나갈 것이다. 정유시설 건설부지를 선정하면 촉매 관련 중소기업 수십개가 들어서 지역발전에도 획기적인 계기가 될 것이다. 일자리 창출도 기대된다. 천안, 아산 등 충남지역을 포함한 전국 지자체들이벌써부터 유치를 희망하고 있다. 청년뿐 아니라 40~50대 조기 퇴직자들이 재기할 수 있는 기회도 마련할 수 있다.”





-막대한 자금, 정유시설 및 설비, 투명성 등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도 많다.



“정유시설과 석유화학산업은 장치산업이다. 시설규모도 매우 크다. 정유사들이 수조원의 건설비가 들어갔다고 말하지만 상당부분 공사비에 거품이 많다. 큰 장애물들이 존재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현재 약정한 주민들에게는 현금을 받지 않고 있다. 정부로부터 긍정적인 답변이 나오고 가능할 때 회사설립을 선언하고 그때 납입통보를 할 것이다. 창립준비과정에 들어가는 비용은 최소화할 생각이다. 일부 비용은 대표나 준비위원들이 미리 약정액의 일부를 내 사용하고 있다. 실패할 경우 실망감이 크겠지만 주민들의 부담을 최소화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천안아산 시민들에게 한 말씀.



“처음 시작할 당시 연말쯤이 돼야 500억원이 모아 질 것으로 예상했었다. 하지만 출범한지 2달 만에 400억원 약정을 돌파했고, 3개월 만에 500억원이 됐다. 참여자 65%가 1~10주 미만이다. 그만큼 기름값에 대해 불만을 갖는 주민들이 많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새로운 시장모델, 새로운 소비자운동모델이 탄생할 것이라고 굳게 믿는다. 특히 천안과 아산지역은 나라가 위태로울 때 의사·열사·투사가 나타난 충절의 고장이다. 우려의 시각보다는 긍정적인 마음으로 지혜를 모았으면 한다.”



글·사진=강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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