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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후 북 주민 임금 낮춰야 산다

중앙일보 2012.10.23 00:58 종합 30면 지면보기
“북한 노동자의 임금 수준을 다소 낮추더라도 일자리를 최대한 만들어야 합니다. 통일 비용을 낮추는 핵심 요소입니다.”


카르스텐 전 독일 재무차관

 동·서독 통일(1990년) 이전부터 통일 독일의 재건 과정에 핵심 역할을 한 만프레트 카르스텐(69·사진) 전 재무차관(1989~93). 세계경제연구원과 콘라드아데나워재단이 공동 주최한 ‘통일과 한국경제’ 국제회의 참석차 방한한 그는 22일 “한국민들은 통일 비용을 두려워하지만 독일의 전철만 밟지 않는다면 그 비용은 충분히 절감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통독 후 재무·건설교통·내무부 차관을 잇따라 지냈다.



 - 독일 통일이 한국에 주는 시사는.



 “중요한 것은 비용이다. 기반 시설 등에 초기 비용은 많이 들지만 북한 주민들을 일하게 해 비용을 결정적으로 줄일 수 있다. 최대한 많은 사람들이 일 하도록 해주면, 연금 등 기타 비용이 줄어든다. 독일은 통일 당시 생산성 대비 동독 노동자의 임금 수준을 너무 높게 잡았다. 통일 이전 (서독의) 30%였던 평균 임금이 80%까지 높아졌다.”



 - 어떤 문제가 생겼나.



 “임금 부담 때문에 독일에 투자를 희망했던 외국계 기업들이 오지 않았다. 서독 기업조차 동독 진출을 꺼렸다. 차기 정부는 통일에 대비, 북한 주민의 생산성 대비 임금 문제를 초당적 정책으로 계획했으면 한다.”



 - 투자처로서 북한은 어떤가.



 “통일을 전제로 얘기하면, 북한 노동자가 근면·성실하다는 점에서 아주 매력적인 투자처다. 도로·철도를 까는 작업에서부터 인터넷, 전화선 연결 그리고 에너지 사업에까지 외국 기업들이 관심을 보일 것이다. 북한은 많은 지하자원을 갖고 있어, 농업·어업 측면에서도 잠재력이 크다.”



 그에 따르면 서독은 65세 이상 동독 노인들을 서독으로 초청했고, 이들을 통해 동독 내 통일에 대한 담론이 확산될 수 있었다고 한다. “통일 후 발생한 고통에도 독일 주민 90∼95%는 통일이 잘 된 일로 평가한다”며 “양쪽 국민들의 통일 의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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