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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만원에 말 타기, 영천이니 가능하죠

중앙일보 2012.10.23 00:57 종합 18면 지면보기
21일 경북 영천시 야사동 ‘삼밭골 승마타운’을 찾은 동호인들이 산악승마를 즐기고 있다. [프리랜서 공정식]
21일 오전 11시 경북 영천시 임고면 효리 운주산 승마장. 휴일을 맞아 승마체험 가족이 줄을 이었다.


관내 사육 300마리, 승마장만 5곳
영덕·울산·포항서도 즐기러 와

 영덕에서 온 이수정(39·여)씨는 대구 시댁 식구들과 인근 휴양림에서 하룻밤을 묵은 뒤 승마장으로 왔다. 아이들은 모두 처음 말을 타 보았다. 이유진(13·대구삼덕초 6)양은 “무서웠지만 또 타고 싶다”고 말했다.



 운주산 승마장은 영천시가 말 53마리로 직영하는 곳이다. 체험 비용(초등생은 1만원, 어른 2만원)이 저렴하고 인근에 휴양림과 포은 정몽주 선생을 모신 임고서원이 함께 있어 주말이면 하루 200여 명이 찾는다. 마사도 둘러볼 수 있고, 관광용 마차도 운영한다. 이용객이 많아 개장 4년 만에 수익을 조금씩 내고 있다.



 영천시 야사동 ‘삼밭골 승마타운’은 야산에 조성된 사설 승마장이다. 대구·울산·포항 등 차로 한 시간 이내 지역 어린이들이 많이 찾는다. 연회원만 30여 명이다. 울산에서 온 김덕경(10·상안초 3)군은 이곳을 찾은 지 5개월 만에 말을 자유자재로 탄다. 산악 코스도 거침없 다. 김군은 “주말엔 하루 종일 말을 탄다”며 “승마 선수가 꿈”이라고 말했다.



 영천에는 10마리 이상 말이 있는 승마장만 5곳이 있다. 역할은 승마장마다 다양하다. 신녕면 휘명 승마 아카데미는 말 산업 전문가를 양성하는 곳이다. 포항대학 말산업과 학생들은 이곳에서 일주일에 두 차례 실습교육을 한다. 승마 선수도 길러낸다. 영천 성덕대학은 정신·지체 등 장애인을 대상으로 하는 재활승마 전문가를 기른다.



 영천시는 지난달 제4 경마장 사업 승인에 맞춰 말 산업 육성을 본격화하고 있다.



 영천시는 예로부터 말과 인연이 깊다. 신녕면에는 조선시대 역마가 머물던 ‘장수역(長水驛)’ 우물이 남아 있다. 말 14마리에 관리인 270여 명이 있었다는 곳이다. 당시 장수역은 인근 14개 역을 거느린 오늘날 동대구역 같은 곳이었다. 말죽거리도 있다.



 영천시는 지난해 유소년·줌마렐라(기혼 여성)·공무원 등 114명으로 국내 최대 시민승마단을 창단했다. 이들은 각종 축제 때 기마단으로 활동한다. 승마 인구는 현재 500여 명에서 내년엔 두 배로 늘릴 계획이다.



 농가의 말 사육 두수도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 구제역에 취약한 소 대신 말 사육을 권장하고 있다. 영천시 조달호(52) 농축산과장은 “축산농가의 말을 현재 300여 마리에서 내년 500여 마리로 늘리겠다”고 말했다.



 말 고기와 말 부산물을 활용하는 산업도 추진하고 있다. 이미 화상에 특효라는 말 기름 전문 일본 기업을 유치 중이다.



 조 과장은 “운주산 승마장이 지역으로 경마장을 유치하는 불씨가 됐다”며 “경마장이 문을 여는 2016년엔 경마와 승마, 재활승마에 부산물 활용까지 말 산업의 중심 도시 영천을 만드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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