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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그래도 롯데! 내년에 한번 더

중앙일보 2012.10.23 00:40 종합 18면 지면보기
롯데 선수들이 SK와의 플레이오프 5차전에서 패해 한국시리즈 진출이 좌절된 뒤 경기장을 나가고 있다. [인천=이영목 기자]


22일 저녁 부산역 대합실. 롯데 자이언츠가 3대2로 앞선 4회 1사 후 SK 와이번즈 박정권에게 2루타를 허용하자 열차를 기다리던 승객들은 탄식을 쏟아냈다.

13년 만의 KS 진출 좌절된 밤
호프집서, 안방서, 버스에서 …
장외 응원하던 부산 갈매기들
“KS 못갔지만 그동안 즐거웠다”



 박정권은 좌중간에 타구가 떨어진 것을 확인한 뒤 바로 2루까지 내달렸다. 롯데 좌익수 김주찬이 공을 잡아 2루로 공을 던졌으나 박정권의 발이 빨랐다.



 이어 롯데 2루수 박준서는 후속 SK 김강민이 때린 평범한 타구를 잡으려고 몸을 숙였으나 자세가 높았던 탓에 공은 글러브 밑으로 흘러나갔다. 예상치 못한 실수가 나오면서 SK는 가볍게 3대3 동점을 만들었다. 여기에다 SK 박재상에게 3루타를 맞아 3대 4로 뒤집히자 대합실에서는 안타까움이 흘러나왔다.



 롯데 자이언츠가 SK 와이번즈와의 플레이오프 5차전에서 6대3으로 지자 롯데 팬들은 실망하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지난해에도 플레이오프 5차전에서 좌절한 적이 있기에 롯데 팬들에게는 큰 실망이었다.



 경기가 시작되자 롯데 팬들은 13년 만의 한국시리즈 진출 꿈에 부풀었다. 이날 오후 6시 부산역 대합실. 1회 초부터 2사 만루 상황에서 5번 타자 강민호가 등장하자 대형 텔레비전 앞에 몰려 있던 50여 명의 시민은 “한방 쎄리라(때려라)”며 환호성을 질렀다. 하지만 안타깝게 아웃되자 “아~” 하는 탄성이 여기저기서 나왔다.



 대전행 기차를 기다리던 박시형(46)씨는 “롯데 팬으로서 가을 야구를 보는 것만으로도 즐거웠다. 한국시리즈에 오르지 못해도 롯데는 잘했다”면서 승강장으로 발길을 돌렸다.



 한국시리즈 진출이 좌절됐지만 롯데 팬들은 내년을 기약했다.



 부산역에서 중계방송을 본 김성호(45)씨는 “아쉽지만 그동안 잘 싸웠다”며 “경기는 졌지만 내용이 좋았기에 내년에는 꼭 한국시리즈에 진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직야구장 주변과 시청, 부산대 등 시내 곳곳의 호프집과 고깃집에서도 직장인과 친구들끼리 야구를 즐겼다.



 지하철과 버스에서는 스마트폰을 이용해 야구 경기를 보는 사람도 여럿 보였다. 지하철에서 인터넷 ‘아프리카 TV’를 통해 야구 경기를 보던 직장인 김모(35)씨는 “원래 친구들과 함께 경기를 보려고 했는데 비가 많이 와 집으로 가는 중이다. 내년을 기약한다”고 말했다.



 집에서 가족이나 이웃과 함께 롯데 응원전을 펼친 사람도 많았다. 경남 창원시 마산회원구 무학아파트 구자룡(40)씨 집에는 이날 이웃에 사는 롯데 팬 7명이 모여 경기장 못지않은 응원전을 펼쳤다. 텔레비전 위에는 ‘손아섭 므찌다(멋찌다)’라고 초등학생 자녀들이 만든 플래카드도 등장했다. 구씨의 부인 김지영(36)씨는 “부산 사직구장에서 경기가 열릴 때마다 가족들과 함께 응원을 갔었는데 일찍 저녁 식사를 하고 맥주 한잔 하면서 야구 응원을 하는 것도 좋았다”면서 “내년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위성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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