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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5초간 150도로 초고온 살균 … 영양소 남고 세균만 박멸

중앙일보 2012.10.22 03:10 건강한 당신 11면 지면보기
‘우유’가 한국인이 가장 즐겨먹는 식품으로 등극할 전망이다. 통계청이 조사한 국민 1인당 연간 식품소비 순위(2011년)에 따르면 지금까지는 쌀(71.6㎏)이 1위를 지켜왔다. 하지만 최근 조사에서 우유를 원료로 한 유제품(70.6㎏)이 바짝 따라붙었다. 농림수산검역검사본부 축산물기준과 문진산 박사는 “쌀 소비량이 매년 1~2㎏씩 줄고 있어 이르면 올해 우유가 쌀을 앞지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처럼 우유가 최다 소비식품으로 자리매김한 데는 세계 최고 품질의 우유 생산 시스템이 뒷받침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민의 건강지킴이로 자리매김한 우유를 산지에서 소비까지 따라가 봤다.


중앙일보·낙농자조금관리위원회 공동기획 ‘청정 우유’ ② 서울우유 안산 공장

국내 56개 우유공장은 모두 해썹(HACCP)인증을 받았다. 해썹은 식품 안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위해요소를 제거하는 사전위해관리기법이다. [김수정 기자]




항생물질 함유 여부 검사는 필수



지난 8일 오전 10시 경기도 안산의 한 우유제조공장. 25t급 집유차가 공장 입구에 대기하고 있다. 길게 연결된 호스를 통해 집유차 속 원유가 공장의 저유탱크로 들어가고 있다. 이 공장은 최대 1100t의 원유를 저장할 수 있다. 생산지원팀 강민석 차장은 “젖소에서 착유한 원유가 이곳을 거쳐 24시간 내 제품화된다”고 설명했다.



 원유는 젖소에서 착유한 순간부터 공장 입고를 전후로 까다로운 검사를 통과한다. 우유의 맛·냄새·색을 따지는 관능검사, 원유에 물을 섞는지 확인하는 가수검사, 신선도를 판단하는 산도검사는 기본. 여기에 유지방·단백질·유당 등을 확인하는 유성분 검사, 원유 수송 중 냉장보관 준수 여부를 따지는 유온검사, 항생물질과 항균물질 검사, 체세포 수 검사 등 수많은 검사가 필수적으로 따른다. 검사를 통과한 원유는 5도 이하의 온도에서 청정기로 옮겨진다. 청정기는 우유 안에 혹시라도 있을지 모를 불순물을 없애는 데 사용된다. 원유를 강력한 원심분리장치나 여과기에 넣어 불순물을 잘게 부수고 제거한다. 이렇게 깨끗해진 원유는 원유탱크에 저장된다. 원유탱크는 우유가 변하지 않도록 항상 2도로 차게 유지한다. 이 공장 품질보증실에서 원유 품질검사에 들이는 비용만 연간 1억 원에 달한다.



살균 및 균질화가 우유 품질 가르는 관건



우유에는 단백질·비타민·미네랄·탄수화물 등 120가지 영양성분이 골고루 들어있다. 배고픈 세균에게는 천국이나 다름없다. 세균은 원유가 젖에서 나오는 순간부터 유입될 수 있다. 목장 착유기에 붙어있거나 공기 중에 떠다니는 세균이 착유와 동시에 원유에 들어가면 빠르게 번식한다. 따라서 살균은 필수. 유해세균과 지방분해효소인 리파아제 등을 죽이면 우유의 안전성과 저장성을 높인다. 한국식품정보원 진현석 박사는 “살균한다고 우유 영양소까지 파괴되는 건 아니다”고 말했다. 영양소의 손실을 최대한 줄이는 범위에서 대장균과 같은 병원성 미생물, 그리고 젖소에서 이따금 발견되는 결핵균·브루셀라균 등을 제거한다는 것.



 방법은 크게 ▶저온 장시간 살균법(LTLT) ▶고온 단시간 살균법(HTST) ▶초고온 살균법(UHT) 등 세 가지가 있다. 우리나라와 일본에서 주로 사용하는 살균처리 방식은 ‘초고온 살균법’이다. 130~150도에서 0.5~5초간 가열하는 방식인데 병원성 세균이 살아남지 못한다. 아주 짧은 시간 내 가열·냉각을 반복하므로 영양소는 거의 파괴되지 않으면서 멸균하는 효과를 발휘한다.



 살균작업에 앞서 우유는 균질기로 들어간다. 우유 속에는 유지방이 있는데, 우유를 그냥 놓아두면 물보다 가벼운 유지방이 뭉쳐 위로 뜬다. 보기에도 안 좋지만 맛도 덜하다. 균질화 작업이 필요한 이유다. 유지방을 작은 알갱이로 부순 다음 뭉치지 않게 해줘야 우유 맛이 고소해지고 소화도 잘된다.



 모든 검사를 마치고 살균 및 균질화 과정을 거친 우유는 우유팩에 담긴다. 우유팩은 미국 식품의약국(FDA) 등 국제식품인증기관의 안전성을 인정받은 위생적인 재질로 만든다. 영양소와 신선도를 유지하고 외부 열이나 빛이 투과하지 못하도록 한다. 우유를 캔에 담지 않는 이유는 캔의 열전도율이 높아 신선도를 유지하지 못하기 때문. 또 우유에 함유된 미네랄이 금속과 만나면 환원돼 찌꺼기가 생기고 단백질이 응고돼 우유 맛과 영양소가 파괴될 수 있다. 우유는 5도 이하의 냉장차량 안에 보관돼 신선도를 유지한다.





국내 우유공장 모두 HACCP 지정



해썹(HACCP·식품위해요소중점관리기준)은 식품의 품질을 안전하게 관리한다는 인증제다. 우리나라는 1995년 12월 29일 식품위생법으로 해썹을 도입했다. 식품 안전에 해로운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위해요소를 막고 제거하는 사전위해관리기법이다. 국내 우유공장은 98년 첫 인증을 시작으로 2008년 전국 56곳 모두 해썹 지정을 받았다.



정심교 기자

취재협조 서울우유협동조합 안산공장



도움말

농림수산검역검사본부 축산물기준과 문진산 박사

한국식품정보원 진현석 박사(낙농자조금 전문위원)



 

우유 신선도 테스트는 이렇게=냉수에 우유를 몇 방울 떨어뜨렸을 때 우유가 물에 닿자마자 퍼지면서 물이 흐려진다면 상한 우유다. 반대로 신선한 우유는 물에 바로 퍼지지 않고 아래로 가라앉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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