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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설 특검제는 검찰 무력화 시도” 최재경, 안대희 개혁안 강력 비판

중앙일보 2012.10.18 01:02 종합 10면 지면보기
최재경(左), 안대희(右)
최재경(50·사법연수원 17기) 대검찰청 중수부장이 17일 안대희(57·7기) 새누리당 정치쇄신특별위원장이 추진 중인 특별감찰관제와 상설특검 연계안 등 검찰 개혁 방안에 대해 반대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혔다.


“세계 유례없는 낭비” … 전·현 중수부장 정면 충돌

 대검 국감(18일)을 하루 앞두고 전·현직 중수부장이 정면 충돌하는 모양새가 됐다. 안 위원장 역시 2003~2004년 대검 중수부장을 지냈다.



 최 부장은 이날 이례적으로 기자간담회를 자청해 “특별감찰관제와 상설특검제가 연계될 경우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와 같이 ‘제2의 검찰’을 만드는 결과가 된다”며 “이는 세계적으로 유례를 찾기 어려운 낭비적·비합리적 제도가 될 것”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최 부장은 이어 “(상설특검으로) 임명된 사람은 임명권자에게 영향을 받거나 로비 등을 받을 수 있다”며 “(안 위원장의 주장은) 검찰(중수부)을 무력화하려는 시도로밖에 볼 수 없고, 상설특검이라는 명목하에 중수부 수사로부터 권력자들을 비호해 주는 부작용이 우려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이 세계에서 유일하게 상설특검제를 운영하다 1999년 폐지한 것도 같은 이유”라고 덧붙였다. 자신 명의로 된 ‘안 위원장 발언 관련 입장’이란 보도자료도 배포했다.



 지난 14일 안 위원장이 제안한 검찰 개혁안의 골자는 특별감찰관제와 상설특검제를 연계해 고위공직자 비리를 수사하자는 것이다. 이 안에 따르면 대통령이 임명하는 특별감찰관은 ▶대통령의 배우자와 직계 존비속 등 친인척 ▶국무위원 등 고위공직자 ▶검찰총장·경찰청장·국정원장·국세청장 등 4대 사정기관 수장 ▶감사원장·금융위원장·공정거래위원장 등의 권력형 비리에 대한 조사권과 고발권을 갖는다. 이를 현재의 사안별 제도특검이 아닌 상설기구화된 상시특검에 내려보내 수사하게 한다는 게 핵심내용이다.



 안 위원장과 최 부장은 중수부에 같이 근무한 적은 없지만 2000년 대구지검에서 1차장(안 위원장)과 특수부 부부장(최 부장)으로 지역 토착비리사건을 수사한 인연이 있다.



 검찰 안팎에서는 최 부장의 입장 표명을 두고 “안 위원장에 대한 검찰 내부의 실망감을 드러내는 동시에 대선을 앞두고 여·야가 한목소리로 추진 중인 검찰 개혁에 선제대응하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대검 중수부 출신의 한 변호사는 “결국 한상대 검찰총장의 의중이 담긴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끊이지 않는 별도 수사기구 신설 논란=대통령 친·인척과 고위 공직자 등 권력형 비리 척결을 위한 별도 수사기관 설립 문제는 정권이 바뀔 때마다 끊이지 않고 제기돼 왔다. 검찰은 기소독점권이 제한되고 조직의 힘이 약화될 수 있다는 점에서 반대입장을 고수해왔다.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은 1996년 ‘고위공직자비리조사처’(공비처) 신설을 추진했고,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은 2002년 대선에서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설치를 공약으로 제시했다. 2007년 대선 당시 이명박 대통령은 상설특검제를 공약으로 채택했다. 그러나 검찰의 반발 등에 밀려 실제로 이뤄진 적은 없다.



이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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