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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자녀, 양쪽 어깨 높이 다르면 척추 측만증 의심을

중앙일보 2012.10.11 04:04 10면
Q 안녕하세요. 초등학교 6학년에 재학 중인 딸을 키우고 있는 42세 주부입니다. 아이가 또래의 친구들에 비해 키가 좀처럼 크지 않고 체격이 매우 작습니다. 체력도 무척 약해서 체육 시간을 싫어합니다. 평소 책상에 앉아 있는 자세도 좋지 않은데, 이 때문인 것 같기도 합니다. 척추 측만증이 의심됩니다. 척추 측만증에 대한 자가 진단법이 궁금하며, 만일 척추 측만증이라 의심될 경우 어떻게 해야 하는지 궁금합니다. -정혜미(송파구 삼전동)


[우리 동네 주치의] 뽀빠이 정형외과 이재학 원장

A 날씨가 선선해지며 많은 초등학교에서 운동회가 열리는 계절이 됐습니다. 그만큼 아이들의 몸 상태나 체력적인 문제에 민감해지는 시기입니다. 척추 측만증에 대한 걱정 역시 자주 하게 됩니다.



뽀빠이 정형외과 이재학 원장이 한 환자를 대상으로 척추 측만의 진행 정도를 설명하고 있다. 조기 발견과 치료가 중요하다.


  일반적으로 정상적인 척추는 몸의 수직선을 따라 곧은 상태로 있으며 늑골(갈비뼈)은 척추 주위에서 좌우 대칭을 이루고 있습니다.



척추 측만은 이 같은 척추가 옆으로 휘게 되면서 회전이 동반된 상태입니다. 정상적인 척추와는 달리 정면에서 볼 때 ‘S’자 형으로 휘어진 구조를 갖게 됩니다. 즉 단순히 비틀어진 것이 아니라, 회전되며 입체적으로 변형된 상태를 말합니다.



 보통은 이 같은 증상이 서서히 진행되기 때문에 대부분 잘 모르고 지내게 됩니다. 그러다가 증상이 상당하게 진행되면 등이 옆으로 구부러지고, 어깨나 골반의 높이가 달라지거나, 한쪽 견갑골이나 둔부가 돌출된 것을 우연히 발견하고 병원을 찾게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척추 측만증은 대부분 10세 전후에 시작됩니다. 남학생보다는 여학생에게서 심하게 나타날 수 있고 키가 크는 동안 계속 진행되는 양상을 보입니다. 무엇보다 한 번 휘어진 척추는 성장기 동안 키가 크는 과정에서 그 각도가 점점 심해지게 됩니다. 발병 초기에 정확한 검진으로 30~40도 이상 휘어진 ‘악성 측만증’으로 진행되지 않도록 유념해야 합니다.



게다가 척추 측만증은 단순히 척추배열의 변형만 부르는 것이 아닙니다. 오랜 시간 진행될 경우 목과 어깨 및 허리 통증과 더불어 심하면 디스크 질환의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척추 측만증이 있는 청소년은 성장 발육 장애도 나타날 수 있습니다. 장시간 앉아 있을 수 있는 ‘자세 유지 능력’도 떨어져 학습효과 역시 감소하게 됩니다. 조기 발견과 치료가 무엇보다 중요하며 모든 연령대에서 척추 측만증 치료는 받는 것이 좋습니다.



병원을 찾는 상당 수의 부모들은 자녀의 잘못된 자세나 운동 부족, 또는 체형에 맞지 않는 무거운 책가방 등이 측만증의 원인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요인들은 기능성 측만증의 원인이 될 수 있지만, 실제로는 극소수에 불과합니다. 척추 측만증을 일으키는 원인은 다양합니다. 대부분은 정확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는 특발성 측만증입니다. 또 태아 때부터 척추 생성 과정에 이상이 생긴 선천성 척추 측만증이 있으며, 중추 신경계 등의 이상으로 나타나는 신경 근육성 척추 측만증이 있습니다.



특히 청소년들에게서 많이 볼 수 있는 특발성 측만증은 한쪽 어깨나 등, 허리가 다른 쪽보다 튀어나온 것을 보고 처음 발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초기에는 이 같은 체형의 이상 외에는 별다른 증상이 없기 때문에 더욱 더 세심한 관찰이 요구됩니다. 이를 쉽게 알기 위해서는 아이를 똑바로 서게 한 다음 등을 직각으로 앞으로 구부리게 하고 뒤에서 관찰하면 됩니다. 이렇게 하면 등이 휜 정도나, 견갑골·늑골이 한쪽만 튀어나온 모습을 가장 확실하게 볼 수 있습니다. 이는 조기 진단에 있어 매우 큰 도움을 주게 됩니다.



일단 척추가 휘게 되면 휘는 방향으로 갈비뼈와 견갑골이 튀어나오게 됩니다. 이 때 반대쪽은 함몰되는 모양을 나타냅니다. 또한 근육의 불균형이 생기게 되며 튀어나온 쪽의 근육이 더 크게 늘어나는 모습을 보입니다. 반대로 함몰된 부위의 근육은 위축이 됩니다.



측만증의 진행을 억제하려면 보조기나 운동 요법을 받는 것이 좋다.
 이 외에도 척추가 휘면서 어깨의 높이나 위치가 달라지게 되며, 골반에서도 마찬가지의 변형이 일어납니다. 이로 인해 외관상 변형이 나타나서 여성의 경우라면 미용상의 문제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측만이 아주 심해 심폐 기능에 장애를 일으키는 것이 아니라면 대부분 실질적인 문제로 남는 것은 이 같은 통증과 미용상의 문제입니다.



치료는 상태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측만이 심하지 않은 경증의 경우 척추 측만의 변화를 주시 관찰하거나 운동 요법을 사용할 수 있으며, 성장기가 1년 이상 남아있고 측만각이 25도 이상인 경우에는 측만증의 진행을 억제하기 위해 보조기·운동 요법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측만이 심해 45도 이상이 되면서 심폐기능에 문제를 일으킨다면 수술적 치료법을 고려할 수도 있습니다.



적당한 운동은 허리 건강에 도움이 됩니다. 성장기의 아이들 상당 수가 요통을 겪는데, 무조건 당황하기보다는 병원을 찾아 올바른 진단과 치료를 받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도움말=뽀빠이 정형외과 이재학 원장



글=김록환 기자

사진=뽀빠이 정형외과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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