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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은 어떻게 사람 기분 좋아지게 할까 … 오감 지배하는 G단백질 결합수용체 규명

중앙일보 2012.10.11 01:17 종합 2면 지면보기
레프코위츠(左), 코빌카(右)
올 초 사망한 ‘팝의 여왕’ 휘트니 휴스턴(미국)은 코카인을 과다 복용한 상태에서 욕조에 넘어져 익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코카인이나 히로뽕 등 마약을 투약하면 뇌 세포가 복용자의 기분을 좋게 하는 도파민 호르몬을 분비하게 한다. 그래서 마약 중독자는 계속해 더 많은 마약을 찾게 된다.


노벨 화학상 미 레프코위츠·코빌카
한국인 과학자 3명도 연구에 참여

스웨덴 왕립 과학한림원 노벨화학상위원회가 10일 올해의 노벨 화학상 수상자로 마약의 작용 원리 등 인간이 오감(五感)을 느끼게 하는 G단백질 결합수용체를 처음으로 찾아내고 작동 원리를 밝혀낸 미국 화학자 2명을 선정했다.



 미국 듀크대학 병원의 로버트 레프코위츠(Robert J. Lefkowitz·69) 박사와 그의 제자인 미국 스탠퍼드대 의대 브라이언 코빌카(Brian K. Kobilka·57) 박사다.



 두 과학자가 G단백질 결합수용체를 발견하기 전까지는 마약이 어떻게 세포로 하여금 도파민과 같은 생체 호르몬들을 분비하게 하는지 알지 못했다. 즉 도파민 등 작은 크기의 호르몬 신호가 세포 속으로 어떻게 전달되는지를 밝혀내지 못한 것이다.



 레프코위츠 박사는 그 신호를 받아 세포 내부로 전달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 G단백질 결합수용체라는 것을 밝혀냈고 코빌카 박사는 이 단백질이 어떻게 작용하는지를 알아냈다. 이 덕분에 마약 성분이 세포막에 닿으면 G단백질 결합수용체가 이를 받아 세포 내부로 전달한다는 사실을 설명할 수 있게 됐다.



 특히 코빌카 교수의 연구에는 한국인 학자 3명이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대 생명과학부 최희정 교수와 한양대 생명나노공학과 채필석 교수, 성균관대 약대 정가영 교수가 그들이다. 최 교수는 스탠퍼드대 박사후과정 때 이번 수상 업적의 핵심인 G단백질결합수용체의 3차원 구조를 X선으로 밝히는 역할을 맡았다. 채 교수는 미국 위스콘신대 박사후과정 시절인 2009년 G단백질과 G단백질결합수용체가 서로 잘 달라붙게 하는 물질을 개발해 코빌카 교수에게 공급했다.정 교수는 코빌카 교수 밑에서 박사후과정을 했으며 단백질에 작용하는 항체가 반응하는 부분을 개발했다.



 서울대 화학과 박승범 교수는 “G단백질 결합수용체는 800개 정도로 이들은 인간이 오감을 느끼게 하는 과정 대부분에 간여한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흥분하면 심장 박동이 빨라지고 어두운 터널에 들어가면 동공이 커져 빨리 사물을 분간하도록 하는 것은 이 수용체가 하는 역할이다. 또 몸을 가렵게 하는 히스타민이 분비되도록 하는 것도 이 수용체가 작용한 결과다. 두 과학자는 오감을 느끼는 ‘세포의 블랙박스’를 연 셈이다. 두 과학자의 업적은 항우울제, 심장질환·고혈압 치료제 등 최근 판매되고 있는 각종 신약의 50%에 적용되고 있다. 시상식은 노벨상 창시자인 알프레드 노벨의 기일인 12월 10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다.



 

◆G단백질 결합수용체=세포 막에 존재하는 단백질. 뇌 신호를 받아 생성된 도파민·히스타민·아드레날린 등 생체 아민의 존재를 세포 내부로 알려줘서 호르몬 생성 등의 작용을 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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