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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가사리서 골다공증 치료 물질 찾아

중앙일보 2012.10.08 01:30 건강한 당신 4면 지면보기
생태계를 위협하던 불가사리에서 골다공증 치료제 후보 물질이 발견됐다. [중앙포토]
불가사리는 ‘바다의 해적’으로 불린다. 조개와 전복·굴 등을 먹어 치우며 어민의 생계마저 위협해서다. 작년 전남 지역 여자만에선 불가사리로 인한 꼬막 피해액이 400억원에 달했다. 불가사리는 산란기에는 마리당 200만~300만 개의 알을 낳을 정도로 번식력이 뛰어나다. 5~10년을 생존할 정도로 수명도 길어 생태계를 위협한다.


환경부·환경산업기술원·중앙일보 공동기획 건강 지키는 환경 기술 ①

 불가사리의 종류는 3000여 종. 이 중 우리나라에는 30~40여 종이 서식하는 등 개체수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부경대 생물공학과 박남규 교수는 “산업 폐기물 증가와 수온 변화로 개체 수가 늘고, 교통 발달로 배 바닥을 타고 다른 지역에서 국내로 이동하는 불가사리가 늘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최근 환경의 적이었던 불가사리에 대한 재조명이 이뤄졌다. 불가사리는 일반 어패류에 비해 수분 함량이 적고 회분 함량이 높다. 박 교수팀은 한국환경산업기술원과 진행한 차세대 핵심 환경기술사업 연구 과제에서 불가사리 껍데기의 회분질 함량을 주목했다. 딱딱한 껍데기를 유지하려면 칼슘을 조절하는 칼시토닌(단백질의 일종, 아미노산으로 구성된 폴리펩타이드) 성분이 있을 거라고 유추했다.



 칼시토닌은 몸 안에서 뼈를 조절하는 물질이다. 특히 여성은 나이를 먹으면 뼈가 연약해지면서 골다공증이 생긴다. 칼슘 성분이 배출되면 칼시토닌을 보충해야 한다. 박 교수팀은 불가사리 생체조직에서 칼슘 농도 조절과 유용성 생리활성을 가진 새로운 물질을 회수해 정제하고 불가사리 구제와 이용, 연안 생태계 관리까지 고려한 연구를 진행했다.



 그 결과, 별 불가사리의 칼시토닌은 인체에 존재하는 칼시토닌과 유사해 골다공증 치료제 후보물질 가능성을 보였다. 박 교수는 “별 불가사리의 칼시토닌은 인간 칼시토닌과 연어 칼시토닌 등과 아미노산 결합이 매우 유사하다”고 말했다.



 전 세계 골다공증 환자 수는 1억6000억여 명. 국내에도 2005년 45만 명에서 2009년에는 74만 명으로 연평균 13%씩 증가하고 있다.



 현재 휴먼 칼시토닌과 연어 및 장어에서 유래한 칼시토닌을 혼합한 칼시토닌 관련 제품이 시판되고 있다. 하지만 이들은 막대한 로열티를 내는 수입 의약품으로 가격이 고가다.



 박 교수팀은 불가사리에서 발견된 칼시토닌과 휴먼 칼시토닌의 혼합물이 현재 제품보다 뛰어난 효능을 나타낸다면 기존 치료제를 대체할 수 있고, 막대한 고부가가치를 창출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의 김영자 전문위원은 “생물자원을 국가 자산으로 인식해 고부가가치 유용물질을 추출하고 이를 관련 사업으로 연결하는 것은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장치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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