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국·내외 200개 화장품 업체가 우리 제품 쓰죠

중앙일보 2012.10.08 00:54 경제 6면 지면보기
윤동한(65) 한국콜마 회장이 서울 서초동 사옥에서 자체 개발한 화장품을 들어 보이고 있다. 한국콜마는 화장품 관련 특허 108개를 가지고 있다. [강정현 기자]


한국콜마는 국내 화장품업계에서 처음으로 자체개발주문생산(ODM) 방식을 도입해 시장점유율 40%를 기록하는 화장품 ODM 업계 국내 1위 회사다. ODM이란 주문자가 ‘이런 기능 넣어 제품을 만들어 달라’고 하면 제조법을 개발해 제조사가 직접 만들어주는 것을 말한다. 한국콜마는 국내외 200여 개 화장품 업체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콜마가 자체 보유한 화장품 관련 특허만 108개, 식약청에서 받은 기능성 승인은 1715건이다. 콜마가 연간 생산하는 화장품 품목만 1만5000건이니 브랜드만 다를 뿐 대부분의 국내 화장품 유통업체가 한국콜마가 제조한 화장품을 쓰는 셈이다. 1990년 세 명의 직원으로 시작한 이 회사는 현재 700여 명의 직원, 매년 20%를 넘는 성장을 거듭하며 현재 화장품 매출만 연간 2400억원, 제약 부문 매출도 1150억원에 달한다.

중견기업 파워리더 ⑥ 윤동한 한국콜마 회장



 윤동한(65) 한국콜마홀딩스 회장은 성공 비결로 ‘유기농 경영’을 꼽는다. 농사를 지을 때 농작물을 최우선으로 하는 게 유기농법이듯 사람을 가장 중시한다는 뜻에서다. 이는 윤 회장이 대웅제약 재직 시절 배운 교훈이기도 하다. 77년 대웅제약 공장장으로 부임한 뒤 성남 공장단지에서 점심 때면 직원 수백 명이 점심을 굶은 채 잔디밭에 앉아있는 모습은 윤 회장에게 충격으로 다가왔다. 당시엔 성남에 있는 공장 어느 곳에서도 직원에게 점심을 제공하지 않을 때였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공장 불량률은 오후가 되면 두 배 이상 뛰었다. 윤 회장은 “회사에 관련 통계를 바탕으로 한 보고서를 제출한 뒤 밥과 김치를 점심 때 제공했더니 2~3%이던 불량률이 0.5% 이하로 떨어졌다”며 “사원들이 행복한 방향이 회사에도 옳은 방향이라는 걸 그때 알았다”고 말했다.



 윤 회장이 대웅제약 부사장을 끝으로 퇴직한 뒤 43세에 뒤늦은 창업을 시작하며 ‘사람’을 강조한 것도 이러한 맥락에서다. 그는 ‘하늘은 이름 없는 풀을 키우는 법이 없다’는 좌우명 아래 맞춤 채용, 퇴직면접 등 사람을 우선하는 경영방침을 지켜왔다. 학사 출신도 능력만 되면 연구개발 인력에 투입하고, 퇴직하는 임직원 대상으로 ‘퇴직 면접’을 통해 사직의 변을 듣는다. 그는 “각자 자기가 가진 것을 회사 안에서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그만두는 직원들에게는 회사의 못마땅한 점을 들어 개선 과제로 삼으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가 또 하나 강조하는 것은 끊임없는 연구개발 투자다. 피부과학연구소를 비롯해 7개의 연구소를 갖고 있으며, 전체 직원의 30%에 달하는 200여 명이 연구원들이다. 윤 회장은 “매년 매출의 5%를 연구개발에 투자해온 게 성공 요건”이라고 말했다.



 한국콜마는 전국 영업장마다 사내 도서관을 만들고 독후감을 제출하는 직원에게는 인사 고과 때 가점을 준다. 책을 읽으며 잠시나마 ‘나를 위한 삶’을 찾으라는 뜻에서다. 윤 회장은 “학창시절엔 역사학자가 되고 싶었지만 대입 시험 한 달 전 아버지가 돌아가시면서 5남매 장남이라 꿈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기술 특허를 가진 기업이지만 직원도 고객도 모두 사람인 만큼 기본에 충실해야 사업도 잘 할 수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이지상 기자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