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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캠프 최경환 사퇴 … 당엔 이한구·서병수 퇴진론 거세

중앙일보 2012.10.08 00:37 종합 3면 지면보기
최경환 새누리당 의원이 7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박근혜 대통령 후보 비서실장직 사퇴 기자회견을 마친 뒤 당사를 나서고 있다. 최 의원 왼쪽 벽에 걸린 사진은 지난 8월 20일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로 당선된 박 후보가 꽃다발을 들고 당원에게 인사하는 모습이다. [오종택 기자]


새누리당 박근혜 대통령 후보의 비서실장으로 캠프 내에서 가장 영향력이 큰 인사로 꼽히던 최경환(3선) 의원이 7일 사퇴를 선언했다. 최 의원은 자신을 희생타로 삼아 인적 쇄신론을 잠재우려했지만 당내에선 “이제부터 시작”이란 주장이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인적쇄신론이 불거진 근본적인 이유는 영남권 중심의 현 캠프 구성으로는 대선 승부의 열쇠를 쥔 ‘수도권·40대·화이트칼라’ 계층을 공략하는 데 역부족이란 불만 때문이다. 박 후보 캠프엔 최 의원을 비롯해 서병수 선대본부장(부산), 이한구 원내대표(대구), 이주영 대선기획단장(경남 창원), 권영세 종합상황실장(서울) 등이 ‘핵심 5인방’으로 꼽혀왔다. 5인방 중 권 실장을 제외한 나머지 4명이 영남권이다. 박 후보의 최대 실책으로 꼽히는 ‘과거사 문제’에 대한 미온적 대처나, 지지부진한 비박(非朴)계 인사 포용 등의 문제가 박 후보 주변을 보수 성향의 영남권 인사들이 에워싸고 있어서란 비판이 나온다.

새누리, 후보 주변 영남 4인 불만
서병수 “지금은 선거 매진할 때”
안대희는 “한광옥 기용 땐 일 못 해”



 이 때문에 경제민주화 문제를 놓고 김종인 국민행복추진위원장과 마찰을 빚고 있는 이한구 원내대표와 큰 선거를 치러본 경험이 없다는 지적을 받고 있는 서병수 선대본부장 등이 인적쇄신의 다음 타깃으로 떠오르고 있다. 경제민주화실천모임 소속의 한 인사는 “이 원내대표가 경제민주화에 태클을 거는 바람에 그동안 당이 공들여 온 부분이 한꺼번에 무너져버렸다”며 “초선들 사이에선 이 원내대표 체제로는 대선을 치를 수 없다는 분위기가 매우 강하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박 후보에게 이 원내대표의 교체를 요구한 상태로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사퇴를 고려하고 있다. 이런 기류를 의식한 듯 이 원내대표는 이날 “박 후보가 말하는 경제민주화는 100% 실천돼야 한다. 대선 체제인 만큼 후보가 정하는 경제민주화 정책 방향을 뒷받침하는 것이 원내대표의 일”이라고 자세를 낮췄다.



 서 본부장에 대해서도 실무 당직자들 사이에서 “선거전을 주도적으로 이끌 전략 마인드가 부족하다”는 불만이 나오고 있다. 수도권의 한 당직자는 “솔직히 영남에서 제대로 된 선거전을 치러본 사람이 몇 명이나 되느냐”며 “박 후보의 지지율 정체 국면을 돌파하려면 수도권에서 피 말리는 선거를 해 본 사람들이 선거전을 이끌어야 한다”고 했다. 나아가 황우여 대표도 “당이 위기인데 보신에 급급해 자리에만 연연한다”(한 재선 의원)는 비판에 직면했다. 서 본부장이 사의를 표명했지만 황 대표가 만류했다는 말도 나온다. 추가적인 인사 조치가 없을 경우 쇄신파를 중심으로 집단 움직임이 벌어질지 모른다는 관측이 나온다. 박근혜계 2선 후퇴론을 꺼냈던 남경필 의원은 “백지 상태에서 시작하는 담대한 변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서 본부장은 "지금은 선거에 매진할 때”라고 말했다.



안대희 정치쇄신특위 위원장이 한광옥 전 민주당 상임고문의 영입에 계속 반발하고 있는 것도 변수다. 안 위원장은 6일 특위 위원들과 만찬 회동에서 박 후보가 부패 전력이 있는 한 전 고문을 국민대통합위원장에 임명할 경우 특위 활동을 계속하기 어렵다는 뜻을 밝혔다고 한다. 박 후보가 한 전 고문을 영입하면서 안 위원장과 미리 상의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당내 소통 부재 문제도 다시 불거지고 있다.



 박 후보는 이날 최 의원 사퇴에 대한 소식을 보고 받고 “충정을 존중한다”며 “(앞으로) 자꾸 인위적으로 친이·친박으로 나눠서 당과 국민에 혼란을 줘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최 의원은 이날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박 후보를 제대로 보좌하지 못하고 여러분께 많은 걱정을 끼쳐드리고 있는 점에 가슴 깊이 사죄드리며 모든 책임을 안고 떠나고자 한다”고 밝혔다. 지난 4일 의원총회를 계기로 의원들의 인적쇄신 요구가 공식화되자 자신이 총대를 멜 수밖에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제가 물러나는 것으로 당내 불화와 갈등을 끝내 주기를 간곡하게 부탁한다”며 “더 이상 논란을 벌이는 것은 적전 분열이고 후보 흔들기로 비춰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최 의원의 사퇴로 캠프에선 권영세 실장의 비중이 커지게 됐다. 권 실장은 선거전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후보 일정과 기획관리 임무를 최근 비서실로부터 넘겨받은 상태다. 상황실엔 권영진 전 의원, 서장은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 등 서울 지역구 출신 전략통들이 합류해 있어 캠프에서 수도권의 비중이 대폭 커지게 됐다. 이주영 단장은 앞으로 특보단장으로 자리를 옮겨 캠프 핵심 업무에선 손을 뗄 것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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