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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 미 연방의원 되면 독도·위안부 이슈 힘 얻을 것

중앙일보 2012.10.08 00:00 종합 31면 지면보기
6일 대통령 표창을 받은 미셸 박 스틸.
“미국의 대선 후보들은 아시아 커뮤니티가 당락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잘 알고 있습니다. 밋 롬니 공화당 후보 측에서 ‘아시안을 지원하겠다’며 저에게 러브 콜을 먼저 해 올 정도죠.”


‘세계 한인의 날’대통령 표창
미셸 박 조세형평위 부위원장

 미셸 박 스틸(57·한국명 박은주) 미 캘리포니아주 조세형평위원회 부위원장. 캘리포니아주의 조세 정책을 총괄하며 850만 납세자의 세금을 살피는 그가 6일 ‘세계 한인의 날’ 대통령 표창을 받기 위해 방한했다. 한·미 FTA 비준 과정에 애쓴 공로를 인정받았다. 한·미 양국 정치인들을 중재하며 막후 역할을 했다고 한다.



 그는 2006년 주 조세형평위원이 되면서 캘리포니아주에서 ‘선출직 공무원 최고위직에 오른 한인 여성’이란 타이틀을 달았다. 조세형평위원은 모두 4명, 공화·민주 각 2명씩 뽑는다. 그는 공화당 후보로 출마해 60.5%를 득표해 당선됐다. 2010년엔 59.5%를 얻어 재선에 성공했다. 지난해엔 부위원장까지 맡았다.



 “한국계 미국인 35%가 영세 자영업자입니다. 억울한 세금으로 고통받는 분들도 있죠. 캘리포니아 전체 주민의 입장에서 일하긴 하지만 한인 약자들의 대변인 역할도 하고 있습니다.”



 1970년대 미국으로 이민 온 그의 가족도 그랬다. 어머니가 옷가게를 정리하고 샌드위치 숍을 열면서 주 정부가 발행한 거액의 세금 고지서가 날아왔다. “영문도 모른 채 부당한 세금을 냈다”고 한다. 박씨가 조세형평국이란 기관을 유심히 지켜봐 온 이유다. 그러다 1992년 LA 폭동이 터졌다. “당시 한인 커뮤니티는 제대로 목소리를 내지도 못하고 억울하게 당하기만 했어요. 제가 정치 입문을 결심하게 된 게 그때였어요.”



 변호사·회계사도 아닌 ‘비주류’ 한인 여성이 압도적 지지로 당선된 배경은 뭘까. “청소년 부랑자를 돕는 옵션즈 하우스와 흑인 학생들의 방과후 프로그램 지원 단체인 형제자매연합 이사로 일했습니다.” 10여 년 지역사회 봉사를 하며 쌓은 인맥이 큰 도움이 됐다고 한다.



 캘리포니아주 공화당 실세인 남편 숀 스틸(63) 변호사의 전폭적인 지원도 빼놓을 수 없다. 지난 8월 공화당 전당대회 공동부의장을 맡은 스틸 변호사는 롬니 후보의 측근으로 분류된다. 두 딸 중 첫째 샤이앤(25)도 대럴 아이사 연방하원의원의 부공보관으로 일한다. ‘골수’ 공화당 패밀리인 셈이다. 그래서인지 미 대선과 관련 “TV토론 몇 번만 더 하면 롬니가 오바마를 반드시 이긴다”고 자신하기도 했다. 그는 신호범 워싱턴주 상원부의장을 ‘좌절할 때마다 힘을 주는 멘토’로, 노동부 장관을 지낸 중국계 여성 일레인 차오를 ‘친언니’나 다름없는 후원자라고 소개했다.



 그는 2014년 조세형평위 부위원장 임기가 끝나면 LA 인근 오렌지 카운티 수퍼바이저 선거에 도전할 계획이라고 한다. “미 하원에서 위안부 결의안을 대표 제출한 마이클 혼다 같은 의원들이 있지만 그걸로는 부족합니다. 독도, 위안부 이슈에서 한국의 목소리가 더 큰 힘을 가질 수 있으려면 한국계 연방하원의원이 배출돼야 합니다. 젊은 한인들이 용기를 갖고 도전하라고 얘기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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