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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런 버핏은 왜 ‘오마하의 賢人’ ‘내게 맞는 투자법’ 찾는 능력 때문

온라인 중앙일보 2012.09.30 00:17
"중앙선데이, 오피니언 리더의 신문"


증시고수에게 듣는다

시장에 참여하는 모든 투자자에게 들어맞는 완벽한 투자전략은 존재하지 않는다. 필자가 가치투자의 유효성을 주장하고 현역에서 실천하고 있기는 하지만 가치투자가 성공을 보장하는 유일한 방법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중요한 것은 본인의 장점과 단점에 잘 어울리는 투자방법을 찾아내는 것이다. 옷으로 친다면 무조건 비싼 옷이 최고는 아니라는 얘기다. 내 몸에 맞고 잘 어울리는 옷이 나에게는 가장 만족스러운 옷이듯, 운용하는 자금의 성격과 본인의 성향에 적합한 투자전략이 최고의 투자전략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오늘 필자는 가치투자자의 한 사람으로서, 또한 그동안 독자들에게 전달해왔던 가치투자 전략을 정리하는 글로 연재를 마무리하고자 한다.



가치투자는 시장에서 거래되는 기업의 가격, 즉 주가와 기업 고유의 내재가치 간의 차이에서 이익을 내는 전략이다. 내재가치보다 주가가 저평가된 주식을 사들인 뒤 주가가 내재가치만큼 상승했을 때 팔아 이익을 남긴다. 이 때문에 기업의 내재가치를 정확히 평가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한다. 그런데 기업의 내재가치를 결정하는 요인은 무수히 많다. 어느 특정 요인에 초점을 둔 투자법을 가치투자로 한정 지을 수 없는 이유다.



가치주와 성장주는 반대 개념 아냐

대표적인 가치투자 전략을 알아보자. 자산가치 투자법은 과거에 벌어들인 수익 덕분에 곳간이 두둑하지만 최근 실적은 별로여서 주가가 낮은 기업을 찾아 투자하는 것이다. 반대로 현재 높은 수익성을 내는데도 여러 이유로 주가가 저평가된 기업의 주식을 합리적 가격에 매입하는 건 수익가치 투자법이라 한다. 또 과거·현재의 성적이 다 좋지 못하지만 미래의 잠재력이 큰 기업에 투자하는 성장가치 투자법도 있다. 결국 과거·현재·미래 어느 시점에 주목하건 기업의 가치를 찾아낼 수 있다면 가치투자의 범주에 포함된다고 할 수 있다.



많은 시장참여자가 가치투자에 수학공식과 같은 일률적인 방법론이 있다고 오해한다. 예를 들어 실적 대비 주가 수준을 나타내는 주가수익비율(PER)이 낮거나 자산 대비 주가 수준인 주가순자산비율(PBR)이 낮은 주식에 투자하는 것만이 가치투자라는 것이다. 과연 그럴까. 절대 그렇지 않다. 가치투자의 방법론은 여러 가지가 융합될 수 있고, 그 과정에서 창의적 방법론이 탄생할 수도 있다.



가치투자에 대해 일반 투자자들이 오해하는 것이 또 있다. 가치주가 성장주의 반대 개념 내지 대체재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이런 이분법적 분류에 따라 투자하면 자칫 큰 손실을 볼 수 있다. 주식 시황이 좋지 않을 때 가치주가 경기방어 효과가 있다는 말을 듣고 성장주를 팔고 가치주를 샀는데 가치주 주가가 더 크게 떨어지는 일이 종종 있기 때문이다. 분명한 건 성장은 가치를 형성하는 3대 요소(안정성·수익성·성장성)의 한 축으로, 가치의 반대 편에 있는 존재가 아니라 소중한 동반자다. 따라서 미래 성장가치가 큰 기업 주식을 낮은 가격에 사들여 장기투자하는 것 역시 성공적인 가치투자법이다.



가치투자 대가들의 투자 사례를 살펴보면 가치투자에 대한 이해가 한층 더 쉬워질 것이다. 필립 피셔(사진)는 미국 뉴욕 월가에서 ‘성장주 투자의 원조’로 불린다. 세계 최초로 성장주라는 개념을 만들어 일반 투자자들에게 소개해서다. 영국 일간지 더타임스가 선정한 역사상 최고의 투자자 10인 중 한 사람이자 ‘오마하의 현인’이라는 워런 버핏의 스승으로 널리 알려진 인물이다. 그는 1950년대에 모토로라에 처음 투자해 2000년대까지 무려 반세기가량 보유했다. 앞서 소개한 전형적인 성장가치 투자법이다. 미래에 장기간 성장이 기대되는 기업을 찾아 합리적인 가격에 주식을 매수한 뒤 일반인의 상상을 초월하는 장기투자를 한 것이다.



반면 버핏의 또 다른 스승이자 가치투자의 창시자로 불리는 벤저민 그레이엄(사진)은 대표적인 자산가치 투자자다. 그레이엄은 어느 기업을 청산했을 때 주주에게 돌아갈 몫이 현재 주식 가치보다 훨씬 높은 기업에만 투자하는 전략을 취하고 성장에는 그리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다.



이 둘의 장점을 적절하게 조합해 성공한 투자자가 바로 워런 버핏이다. 버핏의 투자원칙 중 ‘매력적인 기업은 적절한 성장을 유지해야 한다’는 것이 있는데 피셔의 성장가치 투자법에서 배운 것이다. 동시에 그레이엄의 자산가치 투자법도 수용했다. ‘기업의 가치는 숫자로 계산이 가능해야 하며 매수 가격은 기업의 가치보다 현저하게 낮아야 한다’는 원칙이다. 월가의 전문 투자자들이 역사상 최고의 투자자로 버핏을 꼽는 데는 아마 버핏이 ‘나에게 잘 어울리는 투자법’을 가장 잘 찾아낸 투자자라는 점이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가치투자에 관심 있는 투자자라면 일단 한 가지만 기억하자. 가치투자의 본질은 기업의 가치보다 현저히 낮은 가격에 주식을 매수하는 데 있다는 것이다. 아무리 잘나가는 기업의 주식이라 해도 이미 주가가 많이 올라 기업가치보다 고평가된 가격에 주식을 매수한다면 무슨 소용이겠는가. 그 다음 가치투자의 여러 방법론을 적용해 기업의 가치를 평가하면서 나에게 맞는 투자법을 찾으면 좋다.



모멘텀 투자는 그때그때의 상황 중시

가치주 투자의 반대 개념은 성장주 투자가 아니다. 타이밍 매매 또는 모멘텀 투자다. 모멘텀이란 주가 등락폭을 더 심하게 만드는 단기 변수를 말한다. 주가가 비싸도 단기적으로 더 오를 것 같은 주식은 매입하고, 아무리 저평가돼 있어도 주가가 단기하락할 것 같으면 매도하는 것을 모멘텀 투자라 할 수 있다.

증시의 시황 전문가들이 매일매일 통계와 그래프를 통해 주가 방향을 예상하는 기술적 분석을 하는데, 이 역시 모멘텀 투자의 영역이다. 반대로 가치투자는 기업과 경제를 분석하는 펀더멘털(거시경제지표) 분석을 근간으로 삼는 투자법이다. 물론 모멘텀 투자도 나름대로 유용한 방법이다. 이 방면의 투자 대가 숫자도 가치투자자 못지않게 많다. 직관·통찰력이 뛰어난 투자자에게는 모멘텀 투자가 좋은 투자전략이 될 것이고, 주가 예측 능력보다 경제 분석력이 뛰어난 투자자는 가치투자가 더 어울릴 것이다. 어느 투자방법이 자신에 잘 어울리지 한번 자문해보자.






이채원(48) 펀드업계의 ‘가치투자 전도사’로 불린다. 저평가된 주식을 발굴해 사들이는 투자 전략을 구사한다. 대표 운용펀드인 ‘한국밸류 10년 펀드’는 장기투자 취지에서 3년간 환매를 제한한다.



이채원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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