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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산시 우수공연 초청 9탄 ‘그리움을 위하여’

중앙일보 2012.09.28 04:20 6면 지면보기
“그립다는 느낌은 축복이다. 그동안 아무것도 그리워하지 않았다. 그릴 것 없이 살았음으로 내 마음이 얼마나 메말랐는지도 느끼지 못했다”


연극도 문학도 아닌 제3의 영역 발견

1980년대 중반 이후 여성문학의 대표적 작가로 주목 받았던 고 박완서 선생의 단편소설 『그리움을 위하여』가 연극으로 재탄생했다.



아산시 우수공연초청기획시리즈 9탄으로 마련된 이번 공연은 27일 청소년문화센터 스마트홀에서 아산시민과 만날 계획이다. 우수공연초청기획시리즈는 아산시에서 시민들에게 문화향유권을 제공하기 위해 올해부터 매달 1회씩 시행중인 사업이다.



이번 공연은 고(故) 박완서 작가의 소설 『그리움을 위하여』를 단순히 연극으로 각색한 것이 아니라 연극배우들이 소설을 낭독해주는 동시에 연기까지 선보이는 참신한 형식으로 진행된다.



배우가 읽어주는 소설이 첫 선을 보인 것은 2009년 이었다. 대학로의 젊은 연출가 몇몇이 의기투합했다. 최명숙 연출가가 아이디어를 내고, 하일호·손기호·성기웅·최진아 기획자들이 힘을 모았다. “일체의 각색 없이, 소설 그 자체의 힘을 보여주자”는 것이 애초의 의도였다. 손기호 기획자는 “처음에는 관객들의 반응이 싸늘했다”며 “이상하고 어정쩡한 공연이라는 평을 들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들은 다시 모여 머리를 맞댔다. “더도 덜도 아닌, 소설의 맛을 제대로 보여줄 수 있을 만큼만 연출력을 가미하는 것”이 당시 던져진 숙제였다.



관객들이 눈에 띄게 는 것은 올해 들어서다. “웬만한 연극보다 훨씬 낫다”는 입소문이 번지면서 서울 대학로극장 앞에 줄을 서는 관객들이 점점 불어났다. 극장이 비어 있는 오전에만 공연을 올리다가 저녁에도 한 차례 더 하기로 결정기도 했다. 손 기획자는 “좋은 소설의 원천적 힘에 대한 믿음이 있었기에, 초반의 실패에서 멈추지 않고 끈기 있게 계속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연극도 아니고 문학도 아닌, 제3의 영역에 대한 발견”이라며 “관객에게는 책 읽는 공연의 재미와 감동을 새롭게 느낄 수 있는 기회”라고 말했다.



조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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