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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당 2인자 간사장에 이시바 기용

중앙일보 2012.09.28 00:33 종합 12면 지면보기


일본 자민당의 새 진용이 50대의 우익 투톱 체제로 짜였다. 아베 신조(安倍晋三·58) 신임 총재는 27일 당내 2인자인 간사장에 이시바 시게루(石破茂·55) 전 방위상을 기용했다. 이시바 신임 간사장은 전날 총재 선거에서 아베에게 역전패를 당해 2위에 머무른 경쟁자였다. 아베 총재가 전화를 걸어 “당 운영과 차기 총선 준비에 있어 힘을 빌리고 싶다”고 요청했고, 이시바는 “당연히 받아들이겠다”고 응했다.

일 자민당 우익 투톱
헌법개정,해병대 창설 주장
역사문제는 아베보다 온건



 아베 총재가 극우라지만 이시바 간사장도 이에 못지않다. 우익 투톱으로 불러도 손색이 없다. 방위상 출신인 그는 영토와 군사라는 주제에 끊임없이 집착하며 골몰한다. 그래서 ‘군사 매니어’ ‘방위 오타쿠’로 불린다. 헌법 개정과 집단적 자위권 행사는 그에게 필생의 과제다.



최근에는 “나라를 지키기 위해 할 것은 해야 한다”며 해병대 창설도 제안했다. 당내 ‘영토에 관한 특명위원회’ 위원장으로 지난해 신도 요시타카(新藤義孝) 의원 등의 ‘울릉도 방문 도발’을 막후 조종한 것도 그였다.



 아베와 이시바 두 사람은 본격적인 총재 선거전에 돌입하기 이전엔 연대까지 모색했었다. ‘영토 문제를 논의하는 스터디 모임’을 공동으로 열어 자민당의 내로라하는 우익 의원들 앞에서 보수성을 함께 검증받았다. 차이점이 있다면 종군 위안부 동원의 강제성을 인정한 고노(河野) 담화의 수정에 신중하고, 야스쿠니 신사 참배에 부정적인 이시바의 역사 인식이 좀 더 합리적이란 정도다.





 아베 총재는 이시바 간사장의 기용으로 얻은 게 많다. 전날 이시바는 지방 당원들에게 배당된 300표 중 165표를 휩쓸며 1차 투표에서 1위에 올랐다. 하지만 국회의원만의 투표로 진행된 결선투표에서 고배를 마셨다. 아베 총재로선 ‘당원들이 아닌 국회의원들만의 대표’란 비난을 잠재우기 위해서도 이시바를 끌어안아야 했다.



또 50대 총재-50대 간사장 체제는 과거의 ‘늙은 자민당’ 이미지를 털어내는 데도 유용하다. 벌써부터 당내 최대 파벌 마치무라(町村)파의 거물 후쿠다 야스오(福田康夫·76) 전 총리가 차기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또 고가(古賀)파를 이끌었던 고가 마코토(古賀誠·72) 전 간사장도 파벌 회장직을 사임하겠다고 밝혔다.



 파벌의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약해지고 아베 총재 중심으로 자민당이 재편되는 모양새다.



 ‘강한 일본’을 최대 화두로 내세운 아베 총재가 자민당을 장악하고 차기 총리에 한 발 다가서자 우경화에 대한 일본 내 우려도 커지고 있다. 아사히(朝日)신문은 사설에서 “총선 뒤 아베 총재가 실제로 고노 담화와 무라야마 담화를 뜯어고치려 한다면 도대체 어떤 일이 벌어지겠는가” “반성하지 않는 이미지가 굳어지면 이웃 나라뿐만 아니라 국제사회에서 일본의 신용은 상처 입을 것이다”라고 경고했다. 도쿄신문은 “민주당의 노다 총리, 자민당의 아베 총재 등 당내에서 가장 보수적인 매파들이 여야를 모두 장악했다”고 일본의 우경화를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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