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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방·아랍 유엔서 ‘문명의 충돌’

중앙일보 2012.09.28 00:32 종합 14면 지면보기
오바마(왼), 무르시
이슬람 예언자 마호메트를 모독하는 미국 영화 ‘무슬림의 무지’를 둘러싼 서방과 아랍 국가의 갈등이 유엔 총회에서 재연됐다. 20여 개 이슬람 국가에서 격렬한 시위가 벌어지고, 크리스토퍼 스티븐스 리비아 주재 미국 대사가 테러로 숨졌지만 “신성모독 행위를 단속하라”는 이슬람 국가와 “표현의 자유를 보호해야 한다”는 서방의 주장은 평행선을 달려왔다.


오바마 “증오 표현할 권리까지 허용”
무르시 “신성모독하는 자유는 안 돼”

 이집트의 첫 민선 대통령 무함마드 무르시는 26일(현지시간) 첫 유엔 총회 연설에서 전날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강조한 ‘완전한 표현의 자유’에 대해 정면으로 반박했다. 무르시 대통령은 “ 우리의 문화와 종교를 존중하고, 우리가 받아들일 수 없는 개념이나 문화를 주입하려고 애쓰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마호메트에 대한 모독은 용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전날 유엔 총회 연설에서 상당 시간을 할애해 “증오를 표현할 자유를 허용하지 않으면 결국 우리의 신념과 종교를 표현할 자유마저 위협받게 된다”고 주장했다. 그가 “사람들이 대통령에 대한 끔찍한 욕을 매일 하지만 받아들이고 있다”며 “나는 그들이 내 욕을 할 권리를 언제나 수호할 것”이라고 말하자 유엔 총회장은 웃음소리와 박수로 가득 찼다.



 그러나 오바마의 주장은 곧 아랍 국가들의 반발에 부딪혔다. 무르시 대통령뿐만이 아니다. 압드 라보 만수르 하디 예멘 대통령도 26일 유엔 총회 연설에서 “표현의 자유를 들어 (이슬람 모독 행위를) 정당화하는 사람들은 표현의 자유에도 한계가 있다는 사실을 간과한 것”이라며 “특히 다른 나라의 종교에 대한 신성모독에 대한 자유는 제한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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