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뚱보 나라’ 남태평양 피지·나우루 서울대병원 비만 드림팀 떴다
현지 의료진에 식이요법 등 전수
피지·나우루·사모아 등 남태평양 지역 섬나라들이 비만과의 전쟁을 벌이고 있다. 이 중 나우루는 전 세계에서 비만율이 최고다. 성인 10명 중 무려 8명이 비만이다. 다른 지역도 성인 비만율이 60~70%에 달한다. 이 때문에 당뇨·고혈압·암 같은 비전염성 질환이 사망원인의 75%를 차지한다. 한국은 56%다.
이들 국가의 비만 퇴치를 돕기 위해 서울대병원 드림팀이 나서고 있다. 서울대병원 안규리(내과), 박민선·김계형(가정의학과), 손지훈(정신과) 교수, 서울대 의대 신좌섭(의학교육학)·오주환(의료관리학) 교수 등 10여 명이다.
이들은 지난해부터 수바 현지로 날아가 남태평양 14개국의 의사·간호사 30여 명을 교육하고 있다. 지난해 처음 실시한 4주간의 교육이 호응이 높아 올해는 5주(8월 27일~9월 27일)로 늘렸다. 필요경비는 우리 외교통상부와 태평양도서국포럼(PIF) 협력기금의 지원을 받았다.
남태평양 지역 주민들은 본래 골격이 큰 데다 뚱뚱한 사람을 미인으로 여기는 경향이 강하다. 여기에 1980년대 해외 원조를 받으면서 식생활이 더 서구식으로 변했다. 통조림 식품과 햄버거 같은 패스트푸드가 대량 공급되면서 비만율이 급증했다.
서울대 교수들은 현지 의료진을 대상으로 전문적인 임상 강의뿐 아니라 인식 전환 교육을 함께 실시했다. 3주간은 영양학·정신과 등 임상교육을 하고 나머지 2주 동안은 참가자들이 스스로 비만의 원인과 해결책을 찾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서사모아 TTM병원 응급의학과 의사 미카 아 쿠오이(30)는 “교육에 참가하고 나서 만성질환의 심각성을 다시금 깨달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