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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FOCUS] 러시아 사우나의 꽃, 자작나무 베닉

중앙일보 2012.09.27 23:52 주말섹션 7면 지면보기
펠트 모자, 자작나무 베닉은 러시아 바냐의 필수품




외국인들은 러시아식 사우나에서 나뭇가지 묶음을 사용하는 것에 놀라곤 한다. 알렉상드르 뒤마는 자신의 소설 『펜싱 마스터』에서 러시아식 사우나 장면을 이렇게 묘사하고 있다. “문을 열고 들어선 나는 놀라 그대로 서있었다. 마치 메피스토펠레스가 나를 마녀들의 파티에 데려온 것 같았다. 내 눈이 믿기지 않았다. 남자, 여자, 그리고 어린아이 할 것 없이 300명이 넘는 사람이 홀랑 벗은 채 나뭇가지 묶음으로 서로 두드리고 있지 않은가. 고래고래 지르는 고함 소리와 소란스러움이란...”



하지만 증기탕과 나뭇가지 묶음(러시아 어로는 '베닉'이라고 함)으로 대표되는 러시아식 사우나는 외국인들이 즐겨 찾는 장소다.



나뭇가지를 모아 굵기에 따라 분류하고, 풀어지지 않도록 묶는 작업은 상당한 기술과 숙달을 요구한다.



베닉 제조 전문가들은 “보름달이 뜬 짝수 날에 이것을 만드는데 줄기가 둘로 나뉜 자작나무나 홀로 서 있는 자작나무는 피하는 게 바람직하다”며 “가지를 말린 상태로 묶음을 만들어야 제대로 사우나를 즐길 수 있다”고 말한다. 베닉은 사용할 시기에 맞춰 따로 준비한다. “여름에 쓸 가지들은 5월에서 6월 사이에 준비해야 하고, 겨울에 쓸 요량이면 7월 7일부터 ‘엘리야의 날’인 7월 20일 사이에 마련해야 한다. 이 나뭇가지들은 다음 해 다시 철이 돌아올 때까지 보관하며 사용한다.” 특히 “5월에 만든 베닉은 아주 부드러워서 어린 아이에게 사용해도 문제가 없다”고 한다.

골프 경기에서 용도에 따라 다양한 클럽을 사용하듯 러시아식 사우나에서도 목적에 따라 다양한 베닉이 등장한다. 전나무 가지는 살균효과가 있다. 감초(licorice) 가지 묶음에 야생 약초인 마요라나(majoran)와 고추나물(St.John’s wort) 등을 함께 사용하면 피부의 멍든 부위를 제거하는 데 도움이 된다. 또한 감초 가지는 기침에 효과가 있고, 전나무 가지는 감기 치료에 효험이 있다고 전해온다. 그래도 역시 으뜸은 자작나무 가지다.



자작나무 베닉은 지친 몸의 근육통 및 관절통 해소에 도움이 되며 피부도 깨끗하게 해 준다. 자작나무 잎이 방향유, 탄닌, 비타민 C, 비타민 A 등이 함유되어 있기 때문이다.



세르게이 체플라코브



본 기사는 [러시스카야 가제타(Rossyskaya Gazeta), 러시아)]가 제작, 발간하고 중앙일보가 배포한 ‘러시아FOCUS’에 게재된 기사로 내용에 대한 모든 책임은 [러시스카야 가제타]에 있습니다



또한 Russia포커스 웹사이트(http://russiafocus.co.kr)에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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