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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화된 실무교육 … 한국형 혁신 경영리더 키운다

중앙일보 2012.09.27 04:00 부동산 및 광고특집 1면 지면보기
국내 경영전문대학원(MBA)이 비상(飛上)을 준비할 시간이 됐다. 2006년 미국식 교육제도를 따라 대학별 경영전문대학원들이 알을 깨고 나온 지 올해로 7살이 됐다. 내년부턴 BK21(두뇌한국21: 세계 수준의 대학원과 지역우수대학을 육성하기 위한 교육과학기술부의 지원사업)이라는 모유 공급이 끊긴다. 독립할 자구책을 마련해야 한다. 그 동안 교육과정의 표준화, 해외 석학과 외국인 학생 유치 등 국제화를 이뤘지만 절름발이 성공이라는 평을 받고 있다. 게다가 인지도는 아직 미국·유럽 MBA보다 낮은데다, 이제 갓 마련한 도약의 발판마저 중국·홍콩·싱가포르 MBA에 뺏길 위기에 놓였다.


제2 성장기 준비하는 경영전문대학원

경영전문대학원(MBA)이 정부 지원에서 벗어나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추려면 국제 현안을 해결하는 창업 혁신가를 키우는 특성화·차별화된 MBA로 거듭나야 한다. 외국인 학생들이 성균관대 글로벌 MBA의 ‘leadership & ethics’ 수업을 듣고 있다. [김경록 기자]


 국내 MBA는 지난 6년 동안 성장을 거듭해왔다. 국제 기준에 맞춰 교육과정을 바꾸고 국제경영대학발전협의회(AACSB) 인증도 받았으며 아시아 시장의 성장에 힘입어 국제적 인지도도 높였다. 성균관대·연세대·KAIST의 MBA가 지난해부터 파이낸셜타임스가 선정한 ‘글로벌 100대 MBA’에 이름을 올릴 정도다. 외국 대학 석학들을 초빙해 강의를 마련하고 전공 지식과 노하우를 전수받기도 했다. 영어로 수업 진행, 실무 중심 수업, 해외 교류 다각화, 외국 대학과의 복수학위 체결 등으로 강의의 품질도 높아졌다.



한국의 경제발전 모델을 배우려는 외국의 관심이 증대되면서 외국인 학생 유치에도 성과를 거두고 있다. 서강대 경영전문대학원 김양민 교수는 “동남아지역 학생이 대부분이던 초기와 달리 올해 입학생의 경우 중국·몽골 등 동북아는 물론 미국·독일·프랑스 등 영미·유럽권 학생들도 고루 분포해있으며 수도 늘었다”고 말했다. 외국인 학생들의 국내 MBA 선택은 대학의 수업 운용에 다각적 관점을 제공하는 등 교육과정을 다양화하는 촉매제가 됐다.



국제 현안 해결할 혁신가를 길러야



하지만 앞으로 넘어야 할 산이 적지 않다. 그 동안 기반을 닦고 외형을 키웠다면 이제부턴 국제 경쟁력을 키우는 제2의 성장기를 가져야 한다. 정부 지원이 중단되면 해외 석학 초빙, 다양한 교육과정 개설, 외국인 학생 유치를 위한 혜택 등에 드는 비용을 대학이 감당하는 부담이 커져 위축되기 쉽다. KAIST 이병태 경영대학장은 “연구·교육 활동이 왕성한 저명한 외국 교수를 초빙하려면 급여수준·자녀교육·복지혜택 등을 맞추기가 쉽지 않다”며 “이들이 자녀를 맡길 마땅한 국제학교가 부족한 국내 상황도 걸림돌”이라고 지적했다. 이럴 경우 이들의 국내 체류가 짧아져 한시적 방학 특강으로 대신하면 교육의 질이 낮아질 수 있다. 이에 김 교수는 “1학기에서 1년 정도 머물 수 있도록 안식년을 맞은 외국 교수를 초빙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이웃 외국 대학들의 도전도 거세다. 아시아 시장이 급성장하고 중국이 개방화되면서 중국·홍콩·싱가포르엔 MBA 개설 대학들이 급증하고 있으며 인지도도 상승하고 있다. 이에 따라 외국인 학생들이 중국 MBA로 몰리고 있는 형국이다. 이 학장은 “GMAT(경영대학원 입학시험) 응시자는 늘었지만 대부분 중국과 홍콩으로 진학한다”며 “홍콩과기대 경우 70%가 외국인 학생이며 국적이 25개국에 이른다”고 설명했다. “중국 칭화대·베이징대의 투자 규모가 미국 대학을 앞지를 태세”라며 “커지고 있는 아시아 시장의 수요를 흡수할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를 위해 “국제적 이슈를 해결하는 창업 혁신가를 길러내는 MBA의 특성화·차별화”를 한 대안으로 제시했다.



한국 MBA만의 교육모델 만들어야



이화여대 경영전문대학원 김봉진 부원장은 “재학 중 실전 창업을 경험하게 하는 하버드대처럼 국내 MBA도 창업 실무를 경험하는 교육과정을 개설해야 한다”고 말했다. “보건의료·헬스케어·재무관리 등 MBA의 특성화를 확대해야 한다”며 “MBA를 취업을 위한 이력의 하나에서 벗어나 기업의 경영리더를 키우는 교육프로그램으로 자리잡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성균관대 경영전문대학원(SKK GSB) 유필화 학장은 “국내 MBA에 대한 국내 기업들의 인식의 변화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국내 MBA가 이젠 교육의 질이나 졸업생의 역량 면에서 국제적 수준을 갖췄다고 자부한다”며 “기업들이 해외 MBA와의 차등과 편견을 거둬들일 것”을 당부했다. 이어 “대학들도 졸업생들의 직무능력을 향상시키는 사후관리로 기업과 사회의 변화를 반영하는 노력을 경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 교수도 “국내 MBA도 하버드대 비즈니스 스쿨과 같은 미국 교재와 사례들을 활용해 미국과 수업 내용이 별반 차이가 없다”고 설명했다. “외국 MBA와 경쟁하려면 외국인 학생들에게 우리 MBA만이 줄 수 있는 당근을 찾아야 한다”며 이와 함께 “국내에선 미국·유럽의 중위권 대학 MBA로 나가는 수요를 잡는 틈새 전략을 찾아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어 “국내 MBA로 오는 많은 외국인 학생들이 국내 기업에 취업하길 원한다”며 “이들을 기업들이 해외 시장 개척에 활용하는 방안을 적극 모색해줄 것”을 당부했다.



글=박정식 기자

사진=김경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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