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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윤여준 모독한 사람" 흩어지는 멘토들

중앙일보 2012.09.27 01:06 종합 4면 지면보기
윤여준
안철수(50) 무소속 후보의 멘토였던 윤여준(73) 전 환경부 장관이 26일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 캠프에 합류했다. 그는 지난해 8월까지만 해도 안 후보의 멘토 중 한 명이었다. 새누리당 김종인(72) 행복추진위원장도 안 후보의 멘토였다. 둘 다 안 후보와 결별하고 각자 다른 캠프에서 서로 경쟁하는 사이가 됐다.


김종인 일찌감치 박근혜와 손잡아
최상용 전 대사는 안 캠프에 남아
문, 당 경선 끝나기 전부터 설득
“단일화 경쟁 고려한 발탁” 분석도

 윤 전 장관은 ‘청춘 콘서트’를 주관하며 안 후보의 정치입문을 조언한 바 있다. 그러다 그는 지난해 말 ‘안철수 대선 출마’를 언론에 내비쳤다 안 후보에게 “윤 전 장관이 제 멘토라면 제 멘토는 300명쯤 된다”는 말을 들었다. 안 후보는 직후 “윤 장관을 보호하기 위해 한 말”이라는 취지의 사과를 윤 전 장관의 휴대전화 문자로 보냈으나, 결국 둘은 갈라서고 말았다. 새누리당 김 위원장의 경우 안 후보에게 먼저 국회의원에 출마하라고 권하는 등 여러 조언을 했으나, 안 후보가 받아들이지 않자 소원한 사이가 됐다고 한다.



 이로써 지난해 8월 26일 안 후보의 서울시장 출마를 논의했던 5명의 ‘안철수 멘토’ 중 아직 안 후보 캠프에 몸담고 있는 이는 최상용(70) 전 주일대사뿐이다. 당시 멘토단이었던 법륜스님(59)과 ‘시골의사’ 박경철(48)씨는 캠프 활동에선 벗어나 있다.



 문 후보 측 박영선 기획위원은 26일 “문 후보가 최근 윤 전 장관을 만나 이념·지역·당파로 쪼개진 한국 사회가 상생·공존하는 지혜를 찾자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며 “윤 전 장관은 캠프에서 국민통합추진위원장을 추미애 최고위원과 공동으로 맡게 된다”고 밝혔다.



 윤 전 장관은 김영삼 정부 때 환경부 장관을 지냈고, 2002년 대선 땐 한나라당 기획위원장을 맡았던 보수 진영의 전략가였다. 문 후보는 윤 전 장관을 지난해 12월 한 토론회에서 만난 뒤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고 한다. 한 인사는 “윤 전 장관은 87년 만들어진 정치체제의 변화 필요성에 대해 문 후보와 생각이 비슷했다”고 전했다. 문 후보 측은 경선이 끝나기도 전인 이달 초 이미 윤 전 장관에 대한 검증과 설득에 나섰다고 한다.



 보수의 책사였던 그의 영입은 중도층과 보수층으로 외연을 확대하겠다는 문 후보의 전략적 판단이 작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박영선 위원은 “윤 전 장관의 합류는 합리적 보수까지 껴안는 국민적 통합을 이루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고 했다. 문 후보가 27일 박승 전 한은총재, 노성태 전 한국경제연구원장 등 경제계 인사들과 간담회를 갖고 이들과 자문기구 구성을 추진하는 것도 중도 확장의 연장선이다.



 윤 전 장관의 영입은 안 후보와의 단일화 경쟁까지 고려한 영입이라는 분석도 있다. 안 후보와 냉랭한 사이가 돼버린 윤 전 장관이 문 후보를 위한 전략 마련에 열의를 보일 것이라는 얘기다. 이 때문에 문-안의 단일화는 우호적이라기보다 경쟁적 분위기에서 추진될 가능성이 크다는 시각이 나온다.



 윤 전 장관은 이날 본지와의 통화에서 “계속 고사했지만 결국 문 후보가 직접 장시간 설득했다”며 “새누리당에선 전화 한 통 받지 않았고, 받았어도 할 생각이 없었다”고 말했다. 한때 그와 함께 안 후보를 도왔던 새누리당 김종인 위원장은 “안 후보는 옛 멘토가 경쟁 진영으로 간 데 대해 특별히 생각하지도 않을 거다. 안 후보는 윤 전 장관을 완전히 인격적으로 모독한 사람이다”며 “(윤 전 장관) 그 양반대로 생각이 있어서 갔다고 본다”고 했다. 하지만 윤 전 장관의 합류를 놓고 반발도 있다. 2006년 서울시장 선거 때 열린우리당 후보로 출마했다 오세훈 한나라당 후보에게 패배했던 강금실 전 법무부 장관은 트위터에 “윤여준씨는 2006년 (한나라당) 서울시장 선거 총괄한 사람이고 지금 대선은 새누리당 집권을 막기 위한 것인데 민주당이 너무 한다”고 썼다.



 한편 안 후보의 경제 멘토로 출마 선언식에 참석했던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는 이날 정치에 관여하지도 않고 공직에 나서지도 않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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