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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미선 정리수납컨설턴트 “없어도 사는 물건 못 버리면 짐 눈 딱 감고 버리면 속 시원해요”

중앙일보 2012.09.25 04:10 4면
천안시 성정동에 `정리박사`를 창업한 정리수납컨설턴트 박미선씨가 집안정리 노하우를 설명하고 있다.
해도 해도 끝이 없지만 하지 않으면 대번에 티 나는 일이 있다. 바로 집안정리다. 주부들이라면 누구나 공감하겠지만 생각처럼 쉽지 않은 일이다. 누구든 할 수는 있지만 직업의식을 발휘해 남들보다 자신 있게 더 잘할 수 있다면 나만의 직업으로 연결될 수도 있다. 천안 성정동에서 ‘정리박사’를 창업해 ‘정리수납컨설턴트’로 활동하고 있는 박미선(45)씨를 만나 집안정리의 노하우를 들어봤다.



글·사진=홍정선 객원기자



-‘정리수납컨설턴트’란 직업이 다소 생소하다. 어떤 직업인가.



"선진국에서는 이미 미래의 유망 직종으로 선정돼 각광받는 직업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지난 2010년부터 ‘수납컨설턴트’라는 이름으로 알려지기 시작했다. 소자본의 무점포 창업이 가능해 수납과 정리하는 일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다. 다만 얼마나 전문적이고 체계적으로 정리를 하느냐에 따라 공간의 효율성은 달라진다.”



-어떻게 시작하게 됐나.



"성격이 소심해 남들 앞에 나서서 하는 일을 못했다. 그래서 가사도우미 일을 하게 됐는데 남의 집안일이 하찮게 느껴지지 않았다. 고객의 입장에 서서 내 집이라는 생각을 갖고 일하다 보니 기본적인 가사도우미 일 외에 정리까지 하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다. 살림을 잘하기로 소문난 파워 블로그를 검색해 정리와 수납에 관한 정보를 찾다가 정리수납컨설턴트라는 직업을 알게 된 후, 바로 서울의 교육장을 찾아 교육을 받고 자격증을 따게 됐다. 지난해 7월에 ‘정리박사’라는 이름으로 사업자등록을 마쳤다. 천안 YWCA여성인력개발센터에 제의해 교육과정이 만들어지도록 도왔다.”



-‘정리·수납대행’과 ‘컨설팅’은 무엇이 다른가.



"맞벌이를 하는 고객이 많은데 계절이 바뀔 때 수요가 많다. ‘정리·수납대행’이란 ‘내가 못하고 자신 없는 일은 전문가에게 맡기는 게 훨씬 효율적’이라는 요즘 트렌드를 반영한 일이다. 말 그대로 집안의 살림들을 확 뒤집어서 대신 정리해 주는 일을 의미한다. 반면에 ‘컨설팅’은 정리습관이 바뀔 수 있도록 방법을 가르쳐주는 일이다. 정리·수납도 요요현상이 오기 때문에 처음엔 정리대행을 맡긴 후 컨설팅을 받으면 관리하고 유지 하는데 도움이 된다. 그러나 아직은 컨설팅보다 정리대행을 원하는 고객이 대부분이다.”



-가장 보람을 느꼈을 때는 언제인가.



"정리수납컨설턴트를 천직으로 삼아야겠다고 마음먹은 건 친구 때문이었다. 우울증이 너무 심해 집 밖에 나가지도 사람을 부르는 일도 없이 지내던 친구였다. 10년 넘게 방치한 살림살이 속에 두툼하게 쌓인 먼지를 보고 청소와 정리를 시작했다. 2톤 가량의 가구와 쓰레기를 버려야 했다. 집이 달라지자 친구가 ‘새로 태어난 것 같다. 새로운 인생을 덤으로 얻은 것 같다’고 말해 무척 뿌듯했다. 이후 무기력증에 빠져 치우는 일을 힘들어 하는 사람에게 도움 주는 일이 즐거워졌다. 시간과 일에 쫓겨 정리를 못했던 고객들이 일을 맡긴 후 이전과 달라진 모습에 스트레스가 풀린다고 말할 때도 큰 보람을 느낀다.”



-어려운 점도 있을 것 같다.



"정리수납컨설턴트라는 직업이 생소해 여전히 가사도우미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다. 가구배치나 큰 물건들을 버려야 할 때 힘에 부치고 고된 작업이긴 하지만, 대체로 고객들의 요구에 맞춰가며 일하기 때문에 크게 부딪쳐 본 적은 없다. 오히려 집안 전체가 아닌 옷장 따로, 부엌은 냉장고와 싱크대 따로따로 견적을 내어 부분적으로 정리대행을 하다 보니 경제적인 면에서 아쉬워하며 좀 더 해 줬으면 하는 고객들이 많다.”



-자신만의 노하우를 소개한다면.



"청소·정리·수납은 결국 나에게 불필요한 물건들을 버리는 일이다. 궁극적으로 버리는 일을 잘해야 한다. ‘저 사람 너무 잘 버린다’할 정도가 돼야 한다. 없어도 사는 물건인데 다시 쓸 것 같아서 놔두는 물건들을 쌓아 놓다 보면 짐이 되고 부담스러워진다. 버리고 난 후 정리하고 유지하겠다 마음먹으면 훨씬 수월해진다. 사소하지만 변화의 출발을 만들어 주는 일이라 생각한다. 열정을 가지고 즐겁게 할 수 있으니 미래지향적인 직업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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