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농심의 수미칩 브랜드 이름은 감자의 품종인 수미에서 그대로 따온 것이다. 국내 감자 생산량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수미 감자는 편원형의 모양에 연한 노란색을 띤다. 감자 고유의 단맛을 내는 환원당이 일반 감자보다 10배가량 많아 고소한 맛을 내는 게 특징이다. 농심은 2005년 초부터 충남 아산에 생감자 진공칩 라인을 만들어 감자칩 개발에 나섰다. 진공공법으로 감자칩을 만들면 대기압보다 낮은 압력에서 낮은 온도로 튀기는 ‘진공 저온 후라잉 공법’을 이용할 수 있어 일반 감자칩보다 지방 함유량을 20~30% 줄일 수 있다.
하지만 수미감자는 감자칩으로 만드는 데 결정적인 어려움이 있었다. 환원당이 많아 고온으로 가공하면 특유의 당 성분 때문에 색깔이 누런 갈색으로 바뀌는 갈변현상이 나타난다. 감자칩 원료로 많이 사용되는 ‘대서’나 ‘두백’ 등의 품종이 개발된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였다. 농심은 이 난관을 돌파하기 위해 진공상태서 저온으로 튀기는 기술을 개발했다. 그 결과 수미감자 본래의 노란색을 띠면서도 먹음직스러운 칩을 만들 수 있게 됐다.
하지만 또 하나의 난관에 봉착했다. 국내 기후의 특성상 감자는 6~11월에 주로 생산된다. 그래서 농심은 감자 수확시기에 맞춰 전국에서 약 2만t을 미리 수매한 뒤 저온에 저장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감자가 생산되지 않는 12~5월에도 저장된 감자로 햇감자에 버금가는 수미칩을 만들 수 있게 된 것이다. 농심 마케팅팀의 김현정 전무는 “수미칩은 농심이 갖가지 난관을 기술로 돌파한 끝에 탄생시킨 제품”이라며 “한 해 2만t 이상의 감자를 소비해 감자농가의 안정적인 소득향상에도 한몫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