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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리이타’를 알면 종교 갈등 없다

중앙일보 2012.09.25 00:49 종합 29면 지면보기
원불교 최고 지도자인 경산 장응철 종법사가 최근 임기 6년의 종법사에 재선출됐다. 그는 “2016년 개교 100주년을 맞아 원불교를 보다 세계화하는 데 힘을 쏟겠다”고 했다.
원불교가 최근 ‘큰 일’을 치렀다. 22일 전북 익산시 원불교 중앙총부에서 최고 지도자인 종법사에 현직인 경산(耕山) 장응철(張應哲·72) 종법사를 다시 뽑았다. 경산 종법사는 2006년 첫 임기를 시작했다.


원불교 장응철 종법사 재선
앞으로 한국 이끌 리더십 엄부·자모형 적절히 섞여야

 24일 오후 경산 종법사가 기자들과 마주 앉았다. 원불교 현안, 앞으로의 계획, 대선 등 사회 현안에 대한 생각을 털어놓았다.



경산 종법사는 올해 대통령 선거와 관련 “어렵고 소외된 사람이 많아지면 중심인 지도자가 어려워진다. 지도자는 ‘족한상심(足寒傷心·발이 차면 마음이 상한다는 뜻)’을 기억해야 한다”고 했다. 지도자는 어떤 자질을 갖춰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을 받고서다.



 또 “소외된 사람을 품어 안아야 중심을 이루는 사람이 어려워지지 않는다”며 대선주자들에게 ‘순망치한(脣亡齒寒·입술이 없으면 이가 시리다는 뜻)’, ‘설존치망(舌存齒亡·혀를 두고 이를 버리라는 뜻)’을 명심할 것을 주문했다. 입술과 같은 측근이 전리품을 생각하지 말고, 일을 처리할 때 부드럽고 유연하게 하라는 뜻이다.



 -이번 선출로 12년간 원불교 수장을 맡게 됐다.



 “원불교는 전통적으로 지도자가 자주 바뀌지 않는다. 10년은 넘게 해야 한다는 생각이 있는 것 같다. 원불교는 2016년 개교(開敎) 100주년(2016년)을 맞게 된다. 주변에서 개교 100주년 기념사업 등 벌여 놓은 일을 완결해야 하지 않겠냐는 의견이 많았다.”



 -두 번째 임기, 원불교를 어떻게 이끌 생각인가.



 “‘마음공부’는 원불교의 대표 브랜드 같은 것이다. 어떻게 마음공부를 사회화할 것이냐, 그것도 한국에만 갇혀 있지 않고 전세계로 확산시킬 것이냐가 영원한 숙제다. 원불교는 마음만을 강조하지 않는다. 육신도 중요하다고 본다. 영육쌍전(靈肉雙全)이다. 또 도덕문화와 과학문화가 함께 발전해야 한다고 본다. 이런 바탕에서 봉공회(봉사단체)를 통한 자선복지 사업, 세계화를 위한 경전 번역, 사이버 세상에 맞는 포교 방법을 찾는 일에 힘쓸 생각이다.”



 -새 시대의 지도자는 어때야 하나.



 “대개 정치 지도자는 권위적인 엄부(嚴父)형, 종교 지도자는 부드럽고 용서하는 자모(慈母)형, 시민사회의 지도자는 솔선수범하는 형제형이라고들 얘기한다. 하지만 나는 앞으로 한국 사회의 지도자는 엄부형과 자모형, 형제형이 적절히 결합한 사람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야 나라가 잘 된다.”



 -이번 선거의 화두는 복지와 경제다.



 “예전 교정원장 시절 고(故) 김대중 대통령을 만나 ‘경제를 경제로만 풀려고 하면 안 된다. 신뢰나 도덕성을 곁들여 경제 문제를 풀어나가야 한다’고 말씀 드린 적이 있다. 위기가 닥쳤을 때 경제정책도 중요하지만 그걸 뒷받침하는 도덕성도 함께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 세계적으로 종교 갈등이 심각하다.



 “현재 세상은 문화적으로 섞이는 중이다. 올해 러시아를 갔더니 일을 찾아 온 저개발국 사람들이 많더라. 이럴 때 자신을 이롭게 하고 남도 생각하는 원불교의 자리이타(自利利他) 정신으로 의식 개혁을 해나가면 더디지만 종교간 평화도 반드시 오리라고 생각한다. 이슬람권에서의 혁명도 그만큼 세상이 개명되고 있다는 증거다. 정치적 변화, 진통을 겪게 되면 의식이 변하게 될 것이고, 희생을 줄이면서 공생 화합할 수 있다고 본다.”



◆종법사(宗法師)=원불교 교단의 최고 직위. 교조(敎祖)인 소태산(少太山) 박중빈(1891∼1943) 대종사의 법통을 계승해 교단을 주재하고 대외적으로 원불교를 대표한다. 6년 임기에 연임할 수 있다. 최고 의결기관인 수위단회에서 재적 단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을 받아 선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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