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명지대서 박사학위 받으며
고은·김광규 시집 소개
강사로 일하던 이집트 카이로대 도서관에서 책을 보다 한국 문학에 관심을 갖게 됐다고 한다. 20세기 식민지 경험 등 한국과 이집트가 공통점이 많다는 점에도 매료됐다. “한국에서 아랍어를 가르쳐 보라”는 지인의 권유를 받아 2006년 방한했다.
한국에 온 뒤 아흐마드는 구하는 대로 시집을 읽어댔다. 사서 읽은 한국 시가 4000~5000편이 넘었다. 서툰 한국어가 문제였다. ‘허준’ ‘사랑과 전쟁’ 같은 드라마를 보며 파고 들었다.
아흐마드는 2009년 명지대 비교문학 박사과정에 입학했다. 막상 논문을 쓰려고 하자 아랍어는 물론 영어로 된 참고 문헌조차 찾기 어려웠다고 한다. 직접 참고문헌을 만들어 가며 논문을 썼다. 이번에 번역한 시집도 논문을 쓰는 과정에서 탄생했다. 그는 “과정은 힘들었지만 선구자가 될 수 있는 훌륭한 기회라는 점에서 나는 행운아”라고 했다.
번역한 시 외에도 김승희의 ‘달걀 속의 생(生)’, 천상병의 ‘귀천’을 좋아한다는 아흐마드는 이집트에 돌아가서도 한국 시를 계속 번역할 계획이다. “이제는 한국이 제2의 조국입니다. 이 위대한 나라의 문화와 문학을 위해 무슨 일이든 할 생각입니다.”
한영익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