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세종시 땅값 나홀로 들썩 … 투자는 신중히

중앙일보 2012.09.25 00:36 경제 8면 지면보기
13일 충청남도 세종시 일대에 87명의 부동산 투기 단속반이 떴다. 국토해양부·국세청·경찰청으로 꾸려진 25개 팀은 중개업체를 급습했다. 중개 보조원을 신고하지 않았거나, 거래예약서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사례 등 27개 불법 행위 업소를 적발했다.


6개월 연속 상승률 전국 1위
정부 투기단속반 잇따라 투입

 세종시 부동산관리계 관계자는 “최근 세종시 땅값이 많이 올라 ‘경고 차원’에서 대규모 단속반을 투입했다”고 말했다.



 세종시 땅값이 ‘불패 행진’을 하고 있다. 침체 늪에 빠진 타 지역 부동산과 딴판이다. 24일 발표된 국토부의 8월 땅값 조사에 따르면 세종시는 전달보다 0.64% 올라 6개월 연속 상승률 1위를 차지했다. 특히 세종시가 출범한 7월 이후 오름세가 두드러졌다.



 전국 땅값이 8월에 소폭(0.03%) 올랐고, 서울은 25개 자치구 모두에 하락 딱지가 붙은 걸 감안하면 돋보이는 상승세다. 정진훈 국토부 토지정책과 사무관은 “광역도로가 확충되는 등 시설이 정비되고 연말까지 중앙정부 청사 이전이 본격화해 지가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1년을 보면 세종시 땅은 4.5% 올랐다. 은행의 3%대 정기예금 금리보다 낫다. 갈 곳 없는 돈이 몰릴 수밖에 없다. 특히 정부는 ‘투기꾼이 집결한다’는 지적에 지난 2월에도 합동 단속을 벌여 최근까지 분양권 불법 전매와 청약통장 매매 같은 투기사범 217명을 검거했다.



 현장은 아랑곳 않는 분위기다. 충남 연기군의 H공인중개 대표는 “공무원이 계속 내려오는데 주택 공급은 태부족”이라며 “원룸 혹은 투룸 주택을 지으려는 투자자 문의가 최근 많다”고 말했다. 기자가 한 중개업소에 매물 상담을 하자 중개업소 사장은 “공주시 장기면 같은 곳의 도로 낀 땅은 세종시 건설 전에 평당 100만원 하던 게 현재 300만원 한다”며 “사놓으면 전망은 좋다”고 권했다.



부동산 컨설팅 업체인 콜드웰뱅커 케이리얼티의 이현철 사장은 “원룸을 지으면 수익률이 연 9% 정도로 괜찮다”며 “그러나 나중에 세종시 아파트가 단계적으로 완공되면 주변 원룸 등의 경우 공실(空室)이 생길 수 있고 투자금 회수가 어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재테크 시장의 ‘세종시 테마’는 증시로도 확산하고 있다. 24일 새누리당이 대선 공약으로 서울대의 세종시 이전을 검토한다는 소식이 전해진 직후 대주산업·유라테크·영보화학 등이 오름세를 보였다. 모두 세종시 인근에 공장을 보유한 종목이다. 땅값 상승으로 회사 가치가 올라갈 것이란 기대감에 주가가 들썩인 것이다.



 오경택 동양증권 연구원은 “주가는 실적이 뒷받침돼야 지속적으로 오른다. 정치적 이슈나 테마는 일회성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한편 침체된 전국 땅값과 달리 전셋값은 고공 행진을 하고 있다. 24일 부동산 114에 따르면 현재 서울의 ‘새 아파트’(입주 2년 미만) 전세는 3.3㎡당 1048만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전체 아파트 평균인 847만원보다 23% 비싸다. 서울에서 83㎡짜리를 전세로 얻으려면 2억6359만원이 필요해 신혼부부 등 신규 수요자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
공유하기

중앙일보 뉴스레터를 신청하세요!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