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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희토류의 추억…중국, 경제제재 카드 꺼냈지만

중앙일보 2012.09.25 00:28 종합 14면 지면보기
중국 해양감시선과 어업감시선이 6일 만에 다시 일본이 주장하는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영해에 진입했다. 사진은 24일 오전 일본이 주장하는 영해에서 이동하는 중국 해양감시선(앞쪽)과 일본의 순시선. 이날 대만 어선 수십 척도 해상시위를 위해 출항했다. [센카쿠 로이터=연합뉴스]



센카쿠 분쟁 이번엔 ‘일본의 굴복’ 쉽지 않을 듯 … 물밑 타협 모색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영유권을 둘러싸고 중국이 일본에 대해 각종 경제제재 카드를 휘두르고 있다. 2010년 구사한 희토류 수출 금지, 의도적 통관 지연뿐 아니라 일본산 제품 불매운동, 중국 내 일본 기업의 조업 중단과 파업, 전례 없는 민간 교류 중단 카드까지 들고나왔다.



 하지만 중국은 2년 전 같은 속전속결을 자신하지 못하고 있다. 당시 일본을 굴복시킨 희토류 카드에 맞서 일본이 그동안 대비책을 강구해 온 데다 양국의 경제관계가 한쪽이 보복하면 다른 한쪽이 일방적으로 불리한 일방통행 구조가 아니기 때문이다.



 중국은 그렇더라도 자신이 경제전의 최종 승자가 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이 발간하는 경제참고보(經濟參考報)는 상무부 국제무역경제협력연구원 훠젠궈(藿建國) 원장이 “중·일 경제가 모두 손해를 봤으나 경제 의존도로 볼 때 일본은 더 큰 피해를 보게 돼 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누가 더 피해를 보느냐는 계량하기 쉽지 않은 문제다. 경제규모 세계 2, 3위 국가인 중국과 일본의 산업과 교역은 고통이든 이익이든 일방의 몫이 아닌 양국이 분담하는 구조다. 중국은 일본의 자본과 기술에 크게 의존해 왔다. 일본은 미국·유럽연합(EU)에 이어 셋째로 큰 중국의 수출 상대국이다. 게다가 일본의 대중 투자액은 1996년 이래 830억 달러에 달한다. 반면에 중국에서 일본으로 투자된 것은 지난해 말까지 총 5억6000만 달러에 그쳤다.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일본 총리는 22일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중국 내 폭력 시위와 비공식적인 무역제재 조치 등 과도한 반응이 투자자들을 공포로 몰아넣어 중국 경제를 더욱 악화시킬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이런 일들은 양국에만 나쁜 것이 아니라 세계 경제에도 나쁘다”고 말했다.



 일본에도 중국은 포기할 수 없는 시장이다. 중국은 일본의 최대 교역국이다. 지난해 대중 교역액은 일본 전체 교역액의 21%(3450억 달러)에 달했다. 중국은 첨단 장비 등 일본의 비싼 수출품을 사주는 최대 시장이다. 투자 이익도 막대하다.



 결국 중국과 일본의 경제는 상호의존적이다. WSJ는 “태블릿 단말기에서 자동차까지 모든 제품의 공급망은 일본과 중국 간 부품과 소재의 교역에 의존한다” 고 지적했다.



 WSJ 등 외신들은 이 같은 양국 경제의 상호 의존이 군사적 충돌을 막는 안전판 역할을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국 상무부 선단양(沈丹陽) 대변인이 지난 19일 일본을 비난하면서도 “중·일의 경제협력이 양국의 이익에 부합한다”고 강조하는 것도 그 때문이다. 일본 기업들도 부품 공급망이 마비되고 중국 내 불매운동이 확산될 경우 3·11 대지진을 웃도는 피해를 볼 수 있다고 걱정한다. 일본 정부가 24일 가와이 지카오(河相周夫) 외무성 사무차관을 중국에 파견하기로 하는 등 관계 개선에 나선 배경이다. 후지무라 오사무(藤村修) 일본 관방장관도 이날 “개별 사안이 중·일 관계 전체에 영향을 줘서는 안 되며 대국적인 관점으로 대화해서 (사태를) 수습하겠다”고 말했다.



 뒤틀린 양국 관계를 ‘관리’하겠다는 움직임은 중국 측에서도 나왔다. 지지(時事)통신은 “중국은 27일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전 총리와 다나카 마키코(田中眞紀子·다나카 가쿠에이 전 총리의 딸) 전 외상, 니카이 도시히로(二階俊博) 전 경제산업상 등 15명 내외를 중국에 초청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대부분 일본 내에서 친중 인사로 분류되는 정치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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