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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들, 병원서 초등생 성폭력…女간호사 경악

중앙일보 2012.09.25 00:19 종합 19면 지면보기
정신질환을 주로 치료하는 충남의 한 국립병원. 이 병원에서는 입원 중인 15~18세 남자 청소년 세 명이 11·13세 남자 아이에게 강제로 유사성행위를 시켰다. [신진호 기자]
정신질환을 주로 치료하는 충남의 한 국립병원에 입원 중이던 10대 청소년들 사이에 성폭력 사건이 발생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사건은 지난 6일 오후 6시30분쯤 이 병원 2층의 남자병동에서 일어났다. 15~18세 남자 중·고생 3명은 각각 11세와 13세인 남자 초등학생에게 강제로 유사성행위를 시켰다. 병원 측의 자체 조사 결과 두 아이는 “싫다”고 버텼지만 체격이 큰 가해 청소년의 위협을 이겨내지 못했다.


이달초 충남의 한 국립병원서
어른환자들 TV 보러 나간 새 강제로 유사성행위 시켜

 이 상황은 유리창이 베개로 가려져 있던 것을 수상히 여긴 간호사에게 발각됐다. 현장을 목격한 간호사는 “놀라서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어린아이들이 어떻게 그런 끔찍한 일을 저지를 수 있는지 두려웠다”고 말했다. 사건 당시 성인 입원자들은 모두 로비에 모여 TV를 시청하던 중이었다.



 이 병동에는 60여 명이 입원해 있으며 미성년자는 가해자 3명과 피해자 2명 등 5명이 전부였다. 4~5월부터 함께 생활하던 이들은 가출이나 절도 등의 범죄를 저지르다 부모와 학교에 의해 병원에 입원했다. 지적 능력은 문제가 없지만 학교에 적응하지 못해 정신과 치료를 받게 한 것이다. 병원 측은 “인지능력은 정상적으로 학교에 다녀도 될 정도”라며 “행동장애와 주의력 결핍 증상으로 입원한 아이들”이라고 설명했다. 익명을 원한 병원 관계자는 “학교에 다니면서 사회에 적응해야 할 아이들을 병원에 가둬 놓아 최악의 결과를 빚고 말았다” 했다.



 피해자인 A군(11)은 경찰 조사에서 “형들이 안 하면 때린다고 했다. 두려워서 했다”고 진술했다. 13살인 B군은 “따돌림당하는 게 두려웠다”고 했다. 현재 A군은 병원에 입원 중이며 B군은 사건 발생 이틀 뒤 퇴원했다. B군의 보호자는 경찰에 고소장을 냈다. 가해자 C군(15)은 “조금씩 괴롭히거나 따돌린 적은 있었지만 유사성행위를 시킨 적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나머지 2명에 대해 27일 출두할 것을 통보했다.



 이 병원 원장 L씨는 “관리자로서 책임을 통감한다. 무슨 처분이든 받겠다”며 “이미 상급기관에 사퇴의사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사건이 나자 병원 측은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하고 환자를 대상으로 두 차례에 걸쳐 성교육을 했다. 보건복지부 이중규 정신건강정책과장은 “보고를 받고 전국 병원에 주의를 촉구하는 공문을 보냈다”며 “수사 결과에 따라 관리책임이 드러나면 엄정하게 처분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사건이 발생한 병원에는 알코올과 도박 중독, 행동장애 등을 앓는 250여 명의 남녀 환자가 입원해 있지만 간호사는 환자 60명당 남녀 각 1명에 불과하다. 병원은 인력 부족을 구조적인 문제로 들었다. 사건을 수사 중인 공주경찰서는 성폭력 사건이 처음 발생한 게 아닌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다. 우선 피해자와 가해자를 다시 불러 조사를 벌이고 병원 관계자도 소환해 관리책임을 물을 방침이다. 과거에도 성폭력 사건이 있었는지, 환자 간 폭행과 갈취, 병원 직원의 폭력행위 등도 조사하기로 했다.



 경찰은 “피해자의 정신적 충격이 크고 사안이 중대한 만큼 철저하게 수사하겠다”며 “관리책임과 병원 내의 구조적인 문제점도 수사대상에 포함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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