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천천히 걷다보면 숲이 노래해요, 자리 펴고 누으면 내 세상이죠
그는 서울 안에 있는 숲길을 추천했다. 먼저 인왕산 둘레길이다. 종로문화체육센터 앞 인왕산 등산로 입구에서 인왕산 등반 코스와 성곽길을 따라 내려가는 이 길은 인왕산 자락의 멋진 풍경을 볼 수 있다. 시간이 여유롭다면 창의문으로 연결되는 길을 걸어 부암동 윤동주 시인의 언덕으로 내려와도 좋다. 한 눈에 내려다 보이는 서울 풍경은 기본이고 잔디에 앉아 북악산 경치도 즐길 수 있다. 근처에 있는 부암동 백사실 계곡도 추천한다. 부암동주민센터에서 주택가로 이어지는 언덕을 20분 정도 걸으면 울창한 숲이 나타난다. 이미 힐링 명소로 입소문 났는데 주택가를 따라 걷다 갑자기 만나게 되는 숲은 마치 비밀의 정원같다.
다음은 북한산 둘레길이다. 김씨는 “처음 둘레길을 찾는다면 서울 안에 이렇게 깊은 숲이 있다는 사실에 놀랄 것”이라고 설명했다. 둘레길은 북한산과 도봉산 주변의 산길21개 구간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한 구간마다 2~3시간 정도면 충분히 걸을 수 있다. 김씨는 이중에서도 우이령에서 출발해 솔밭 근린공원으로 이어지는 ‘소나무숲길’ 구간을 좋아한다. 넓고 완만한 소나무길로 이루어져 있어 가볍게 걷기 좋고 북한산 둘레길 중 유일하게 계곡이 있다. 김씨는 “천천히 숲길을 걸으며 숲 색·무늬·소리·냄새·공기에 집중하다 보면 숲이 몸의 감각을 되살리는 것을 느낄 수 있다”고 조언했다.
서울에 캠핑장 6곳…여유롭게 자연 즐겨
여행 작가이자 『대한민국 오토캠핑장 602』의 저자 김산환(43)씨는 캠핑을 추천했다. “추석하면 보름달이 빠질 수 없는데 도심의 집이나 아파트에서 바라보는 보름달과 자연 속에서 바라보는 보름달은 분명 다르다”는 것이 그가 캠핑을 추천하는 이유다. 모닥불을 피워 놓고 즐기기에 날씨도 안성맞춤이다. 김씨는 “난로 같은 보온 장비가 없어도 서로의 체온과 침낭만으로 쾌적한 잠자리를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시간에 쫓겨 아쉬워하던 사람들에게 이번 황금 연휴는 2박3일 정도 여유롭게 캠핑을 즐길 수 있는 기회다. 캠핑장 이용료는 1박2일 기준으로 3만원 선이다.
서울에는 ‘중랑숲 오토캠핑장’ ‘노을 캠핑장’ ‘강동그린웨이 캠핑장’ 등 6개의 캠핑장이 있다. 문제는 대부분의 캠핑장이 한달 전에 예약을 받아 이미 마감된 곳이 많다는 것이다. 캠핑족이 크게 늘면서 서울과서울 근교의 캠핑장 예약이 쉽지 않다.
김씨는 도심 캠핑장으로 아직 잘 알려지지 않은 ‘북한산둘레캠핑장’을 추천했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 북한산 둘레길 바로 옆에 자리하고 있다. 텐트를 친 후 둘레길을 걸을 수 있고 주변에 있는 사찰을 구경하는 재미가 있다. 30동 규모로 선착순 예약 받는다. 서울 밖으로 나갈 계획이라면 서울을 기준으로 북쪽에 위치한 파주·연천을 추천했다. 명절 때 다른 도로에 비해 자유로 통행이 비교적 수월하기 때문이다. ‘파주 산머루농원캠핑장’은 성산대교를 기점으로 1시간 정도면 도착한다. 산머루 와인을 만드는 체험을 할 수 있다. 40동 이상 규모로 바닥이 파쇄석으로 돼 있어 비가 와도 배수가 잘 된다. 이번 연휴에 예약을 놓쳤다고 아쉬워할 필요는 없다. 11월까지 캠핑 즐기기 좋은 날씨가 이어지기 때문이다.
<송정 기자 asitwere@joongang.co.kr/사진=김경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