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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퍼스 - 서거석 총장에게 듣는 전북대 경쟁력

중앙일보 2012.09.23 20:14
전북대 서거석 총장은 “교수의 변화가 대학 경쟁력을 높이는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살아남는 종(種)은 강한 종이 아니라 변화하는 종입니다. 대학이 무한신뢰를 받으려면 교수부터 끊임없이 변화해야 합니다.” 19일 전북대 총장실에서 만난 서거석(58) 총장은 인구 감소, 무한 경쟁, 국제화 등의 파고 속에서 지역 대학이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방안으로 무엇보다 교수의 변화를 강조했다.


입학서 졸업까지 교수와 진로 설계…해마다 1000명 해외 유학 보내

-열악한 여건 속에서도 최근 전북대의 인지도가 부쩍 상승했다. 라이덴 랭킹(네덜란드 라이덴 대학이 평가하는 세계 500대 대학의 과학기술 영향력 순위)에선 국내에서 포스텍·카이스트·서울대·이화여대에 이어 5위에 올랐다. 중앙일보 대학평가에선 2년(2010·2011년) 연속 ‘가장 주목할 대학’으로도 선정됐다.



 “더 타임스-톰슨 로이터의 2010년 세계대학평가에서 이화여대·한양대·경희대 등 서울지역 대학들을 제치고 국내 8위, 세계 273위를 기록했다. 특히 라이덴 랭킹(2011-2012)에서 5위에 오른 성과는 전북대의 과학논문의 우수성을 알려주는 지표다. 라이덴 랭킹은 톰슨로이터사의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해 대학별 SCI논문 수 등 객관적 학술자료만 평가한다. 설문조사 같은 주관적 요소는 배제한다. 그 중 ‘학문분야별 인용횟수 상위 10%논문 비율’은 논문의 세계적 수준을 나타내는 지표로 한국연구재단도 사용하는 척도다.”



-성과의 비결은 무엇인가. 교수 승진·재임용 요건을 강화한 결과인가.



 “2006년 총장에 당선된 뒤 취임 전까지 3개월여 동안 전북대의 현주소를 진단했다. 그 결과 교수의 경쟁력이 대학 경쟁력의 핵심이라는 결론을 얻었다. ‘전국 10대, 세계 100대 대학 진입’을 기치로 내걸고 연구·교육·취업·행정 등 모든 분야에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교수·교직원들을 이끌고 전국 우수대학들을 탐방·분석했다. 전북대와 비교해 좋은 시스템은 도입하고 약점은 보완해갔다. 교수평가시스템을 강화해 승진에 필요한 논문 수를 두 배 이상 늘렸다. 전임강사가 정교수로 되기 위한 논문 요건을 주저자 기준 6편에서 11편으로 늘리고 1회 재임용 뒤에도 연구실적이 미달하면 퇴출되도록 바꿨다. 정교수가 되려면 주저자로 쓴 SCI 논문을 고분자·나노공학과는 44편, 생명공학부는 20편을 제출해야 한다. 정년보장 교수도 주저자 논문을 2년에 1편 이상씩 제출 토록 의무화했다. 학생들의 기초학력을 높이기 위해 졸업자격인증제, 전학년·전과목 상대평가제, 2+2학제(기초학력2년+전공역량2년 인증제), 1년 4학기제를 도입했다. 신입생의 경우 영어·수학·물리·화학 등 전공 기초과목 실력이 일정 수준에 미달되면 2학년으로 진급할 수 없고 재수강토록 했다.”



-안주하려는 국립대의 분위기상 교수와 학생들의 반발이 거셌을 텐데. 어떻게 동참을 이끌어냈나.



 “15개 단과대학·전문대학원을 순회방문하며 간담회를 이어갔다. 끊임없이 설득하고 때론 읍소하며 동참을 호소했다. 학령인구의 감소와 정부의 대학구조조정 압박으로 전북대가 처한 위기상황을 알렸다. 3시간을 넘어 저녁 8시에 끝났을 정도였다. 순회간담회는 지금도 계속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구성원들과 소통하는 장으로 삼고 있다. 한번은 학생들이 공부할 수 있는 공간을 확대해 달라고 요청해 대학본부와 학생회관을 리모델링해 공간을 마련하기도 했다. 그 결과 중앙일보 대학평가에서 국립대 기준, 대학과 학생의 의사소통 만족도가 2위를 기록했다. 장학금·복지혜택 만족도는 1위를 차지, 종합만족도 2위로 평가 받았다.”



-학생에 대한 교육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어떤 방안을 적용하고 있나.



 “2007년에 ‘평생 지도교수제’를 도입했다. 입학에서 졸업까지 대학생활 전반에 걸쳐 교수와 학생이 정기적으로 상담하며 진로·취업을 설계하는 제도다. 단순한 멘토링이 아니라 학점을 설정해 필수이수강좌로 의무화했다. 학생은 전문적으로 진로지도를 받고 교수는 학생별 특성을 파악, 동문·산학 네트워크를 동원해 취업으로 연계시킨다. 함께 도입한 ‘큰사람프로젝트’는 경력관리지원 프로그램이다. 맞춤형 인재양성 프로젝트로 학년별로 학생 경력을 관리해 맞춤형 취업프로그램을 지원하고 우수학생에겐 장학금을 지급한다. 이 두 프로그램은 정부가 우수 취업 프로그램으로 인정하기도 했다. 장학금을 주고 100% 취업을 보장하는 계약학과도 여럿 있다.”



-학생들의 실무능력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겠다. 전공 실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어떤 교육을 실시하는지.



 “학과별로 기초과목을 정해 일정 수준에 도달하도록 목표를 제시하고 인증서를 발급한다. 현장실습도 두 배 이상 늘려 해마다 1200명 이상을 보내고 있다. 해외대학에서 공부하도록 문호를 열고 해마다 1000명 이상을 내보내고 있다. 국제화 부문 국립대 1위를 차지했으며 지난해 교육과학기술부가 선정하는 ‘학부교육 선진화 선도대학’(ACE, 일명 ‘잘 가르치는 대학’)에도 선정된 이유다. 이밖에 국내 최초 고온플라즈마 응용연구센터, 미국 로스알라모스 연구소 공동 전북대 한국공학연구소, 아시아 최대 규모의 인수공통전염병연구소 등을 설립해 산·학·연 인재 양성과 연구 성과 향상에 집중하고 있다.”



-학생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도전정신을 키웠으면 한다. 목표를 확고하게 세우고 열정적으로 추진하는 실행력을 발휘하길 바란다. 그러면 성공가도를 달릴 것이다. 한마디로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인간으로서 할 일을 다한 뒤 하늘의 뜻을 기다린다는 뜻)이다.”



◆ 서거석 총장=전북대 15대, 16대 총장으로 선출돼 국립대에선 보기 드물게 재임한 총장이다. 전주고·전북대(법학)를 나와 일본주오(中央)대학에서 법학박사를 받았다. 1982년부터 전북대 교수로 재직하면서 ▷국공립법과대학장협의회장 ▷국공립대총장협의회장▷한국대학교육협의회 수석부회장 ▷한국비교형사법학회장 등을 역임했다. 현재 ▷국가교육과학기술자문회의 교육분과 위원장, ▷정부 새만금위원회 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글로벌 경영대상(일본능률협회)과, 대한민국 창조경영인상(중앙일보)을 수상했다.



전북대가 지난 4년간 실시한 정책과 성과



-동북아법 특성화로 로스쿨 유치

-전임강사 →정교수 승진 요건: 논문 6편 →11편으로 강화

- 정년보장 교수 연구실적 제출 의무화: 2년에 주저자 기준 논문 1편 이상 제출

-학과평가제, 전학년·전과목 상대평가제 시행

- 진로·취업 연계 평생지도교수제, 큰사람프로젝트(경력개발관리) 도입

- 4학기제, 2+2학제 운영: 기초학력·전공역량 인증제 실시, 미달자 낙제·재교육

-연구비수주액 1175억 확보, 지역종합대 중 1위(2010 정보공시)

- 전임교원 1인당 연구비 수주액 1억2000만원, 지역종합대 중 1위(2010 정보공시)

- 미국 로스알라모스 연구소(원전·바이오·항공우주 연구) 유치, 한국항공학연구소 설립



<박정식 기자 tangopark@joongang.co.kr/사진=전북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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