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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 경남 아닌 영월 선택한 건 법·제도 뒷받침 훌륭하기 때문”

중앙선데이 2012.09.23 01:47 289호 6면 지면보기
올봄 강원도 영월군에 문을 연 인도미술박물관이 주목을 받고 있다.
전시된 소장품의 질이 대도시의 여느 박물관 못지않은 데다, 설립자가 개관과 함께 ‘영월 인도포럼’을 만들어 인도 관련 연구의 한몫을 담당하기로 한 것도 눈길을 끈다. 박물관을 연 백좌흠(58·사진 왼쪽) 경상대 법대 교수와 박여송(58) 관장 부부가 국내에서 손꼽히는 인도 전문가들이어서 가능한 일이다.

인도미술박물관 연 백좌흠·박여송 부부

백 교수는 서울대 법대 졸업 후 1981년 국제로타리클럽의 장학금을 받아 인도 델리대학에서 국제법을 연구했다. 서울대 미대를 나와 백 교수와 캠퍼스 커플이었던 박 관장은 학창 시절부터 인도 미술에 관심이 깊었다. 부부가 함께 인도에서 공부를 한 이후 30여 년간 인도와의 인연을 이어오고 있다. 박물관에는 그동안 인도 곳곳을 돌며 부부가 수집한 1000여 점의 인도 미술품들이 자리를 잡았다.

-어떤 작품들이 전시돼 있나.
“그림·조각·공예품으로 구성돼 있다. 인도 유명 화가가 전통 나무붓(칼람카리)으로 그린 대작 회화부터 인도 각지에서 수집한 부처상·힌두교 신상까지 다양하다. 각 지역에서 전통 기법으로 만든 탈이나 장신구를 비롯한 생활용품도 많다. 미술품만 보자면 국내 어느 인도 관련 박물관보다 낫다고 생각한다.”

-찾는 사람은 많은지.
“기대 이상이다. 지난 5월 말 개관 후 4개월 사이에 2000명 넘는 분이 찾아왔다. 영월에 왔다가 소식을 듣고 찾아온 분도 있고, 먼 곳에서 일부러 오신 분들도 많다. ”

-박물관을 영월에 만든 계기가 궁금하다.
“영월의 박물관 인프라가 우리를 이끌었다. 사실 평생 모은 인도 미술 자료 등을 모아 박물관을 만들 생각은 오래 전부터 했다. 처음에는 고향이자 직장이 있는 경남 진주 등 여러 곳을 알아봤지만 쉽지 않았다. 우리 취지는 다들 인정했지만, 지자체에서 민간의 박물관 건립을 지원할 근거가 없었다. 자칫 개인에 대한 특혜 시비라도 나올까 주저하는 경우도 있었다. 영월군은 전혀 달랐다. 이미 많은 박물관을 건립하고 지원한 경험이 있어서 지자체 조례 등 법적·제도적 준비가 충실했다.”

-부부가 빠져 든 인도의 매력은 무언가.
“인도는 가난하지만 저력이 있고, 혼란스러워 보이지만 의회민주주의가 자리 잡은 나라다. 학자 입장에서 연구할 게 정말 많다. 식민지 지배를 거친 점 등 우리와 비슷한 경험이 있는 것도 관심을 끈다.”

-올 8월 발족한 영월 인도포럼은 어떤 모임인가.
“한국과 인도가 수교한 게 1973년이다. 인도학회 등 학계와는 별개로 사업·여행 등 수십 년에 걸쳐 인도와 연을 쌓은 분들이 많다. 이분들의 경험을 모으고 나눠 인도와의 실질적 가교 역할을 할 모임이 필요했다. LG전자 인도법인장을 역임한 김광로 전 사장을 비롯해 인도와 관련 있는 학계·기업계 인사들과 연락이 닿아 모임이 출범했다. 경험 많은 분들이라 생산성 높은 포럼이 될 것 같다. 11월 정기 모임에서는 비시누 프라카시 주한 인도 대사와 인도 상공인들도 참석기로 했다.”

-앞으로 어떻게 발전시킬 계획인지.
“일단 미술을 통해 인도 문화를 소개하는 공간으로 자리를 잡는 게 급선무다. 그 다음 인도 미술·문화에 대해 일반인이나 학생들이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차츰 늘리려고 한다. 더 나아가 영월 인도포럼을 통해 인도 사회에 진지하게 관심을 갖는 사람들의 커뮤니티를 형성하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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