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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란에 혼난 미국] "깨지기 쉬운 미술품처럼 조심하라"

중앙일보 2005.05.19 05:46 종합 17면 지면보기
"깨지기 쉬운 섬세한 미술품처럼 극도로 조심해서 다뤄라."


미군, 2년 전 '코란 취급 요령' 배포

시사주간지 뉴스위크의 '미군 코란 모독' 보도로 곤욕을 치른 미 국방부가 2년 전 이 같은 '코란 취급 요령' 소책자를 쿠바 관타나모 기지의 미군들에게 배포한 것으로 드러났다.



17일 워싱턴 포스트에 따르면 3쪽으로 된 이 소책자는 "코란은 화장실이나 마룻바닥.싱크대나 (사람의) 발밑 같은 더럽거나 젖은 곳에 두면 안 된다"는 등 주의사항을 세세하게 열거하고 있다. 책자는 "코란은 무슬림 예배 인도자(chaplain)나 해석자(interpreter)만이 모든 수감자가 보는 앞에서 장갑을 낀 뒤 취급(handle)할 수 있다"고 못박았다. "미국인 무슬림 관계자(미군)가 코란을 다룰 땐 반드시 두 손을 써서 존경과 경의를 표해야 한다""책의 어떤 부분이라도 만질 때는 우선적으로 오른손을 써야 한다(왼손을 꺼리는 이슬람 문화 때문)""(미군) 헌병은 코란을 만질 수 없다"고 규정했다. 또 "무슬림 수감자 감방에서 코란을 갖고 나와야 할 경우 반드시 깨끗하고 마른 수건으로 감싸야 한다"고 했다. 이때 어떤 일이 있어도 코란을 뒤집으면 안 된다.



신문은 "미 국방부는 성경 등 다른 종교의 경전에 대해선 이런 자세한 취급 요령을 배포한 적 없으나 코란에는 '극히 예외적인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편 뉴욕 타임스는 "미 국무부는 지난 9일 뉴스위크 보도 내용이 알려진 뒤 12일까지 별 반응을 하지 않다가 중동에서 반미폭동이 거세지자 돌연 (기사 취소 요구 등) 대응에 들어갔다"며 "정부가 이 사건을 언론 견제에 '이용'하는 측면이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워싱턴=강찬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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