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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한복판서 백제 옷 입어본 외국인들 “판타스틱!”

중앙일보 2012.09.20 04:10 4면
김영미(49)씨가 백제 여왕의 의상을 입고 다소곳하게 서 있다. [사진=장진영 기자]
얼마 전 세계를 뜨겁게 달궜던 런던 올림픽의 현장 한 쪽에서는 백제 전통의상이 화려하게 선보여졌다. 왕과 왕비가 입던 의상을 입어본 외국인들은 ‘판타스틱’을 연발하며 백제에 열광했다. 현지 경기장 한 쪽에 위치한 부스는 옷을 구경하기 위해 찾아온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이처럼 많은 외국인들에게 2000년 전의 백제 왕족 의상을 체험하게 한 주인공은 다름아닌 평범한 대한민국의 아줌마였다.

송파 알리려 올림픽 간 아줌마 김영미씨



글=김록환 기자 , 사진=장진영 기자



김영미(49·송파구 삼전동)씨는 두 개의 올림픽에서 통역 자원봉사를 했던 열성파다. 1988년 서울 올림픽이 열렸을 당시 첫 아이를 임신했다는 그녀는 평소 자원봉사자가 꿈이었다. 오랜 시간 동안 꿈만 꾸던 그녀는 2001년에 북경 올림픽의 개최가 확정되자 이를 실천에 옮기기로 마음먹었다.



 곧 그 해 여름 끝 무렵부터 중국어를 독학으로 공부하기 시작했다. 4년 후에는 아이를 데리고 중국 청도로 유학 길에 올랐다. 어학 연수 과정을 거쳐 마침내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통역 자원봉사 활동을 하는데 성공했다. “서울 올림픽 당시 뱃속에 있었던 첫 아이가 20살이 되고 함께 한 자원봉사 활동이라 의미가 남달랐다.”고 그녀는 회상했다.



 이듬해 한국으로 귀국한 그녀는 또 다른 꿈을 꾸기 시작했다. 이번에는 런던 올림픽에서 통역 활동과 함께, 자신이 10년 넘게 살아온 송파구를 홍보하고자 마음먹은 것이다. 그녀는 아이들에게 “설령 길거리 자원봉사자로 활동하더라도 꼭 런던에 가자”고 약속했다.



 그녀는 무작정 송파구청을 찾아갔고, 자신이 런던 올림픽에 가서 자원봉사를 하기로 한 이유와 계획에 대해 설명하며 협조를 구했다. 특히 그녀가 중점을 둔 부분은 송파가 한성백제 문화의 중심이라는 것이었다. “백제 의상은 전통 한복과는 다른 매력을 갖고 있기 때문에 우리의 문화를 세계에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 생각했다. 외국인들이 직접 백제 왕과 왕비의 이상을 입어본다면 얼마나 기쁜 일이겠는가.”라고 그녀는 설명했다.



 이 같은 얘기를 들은 송파구 관광도시 추진단은 흔쾌히 협조에 나섰다. 한성백제문화제를 통해 선보였던 백제 전통 의상을 지원했고 송파를 알리는데 도움이 되는 팜플렛도 제공했다.



결국 김씨는 런던 올림픽의 현장에서 백제를 알리는데 성공했다. 2012 런던올림픽 선교대회(LOMC) 위원회와 함께 자원봉사 활동을 하게 된 것이다. 이 중 김씨는 ‘백제 의상과 한국의 전통의복 체험’ 팀에서 활동했다. 런던 올림픽 주 경기장을 비롯해, 올림픽 파크 광장, 흑인들의 밀집가 브릭스톤, 근위병 행사가 열리는 트라팔가 광장, 영국의 한인타운 뉴 몰든, 축구 경기가 열린 웸블리 경기장 등 다양한 곳을 돌며 백제 의상을 홍보했다.



 올림픽 특수로 인해 시내에는 영국인보다 외국인이 더 많았고 홍보는 주효했다. 그녀는 그런 외국인들에게 백제 시대의 의상을 보여주고 입어볼 것을 권유했다. 처음에는 머뭇거리던 외국인들도 신기한 이국 의상의 매력을 떨칠 수는 없었다. 그녀는 “김치와 복주머니를 나눠주고 백제 의상을 입어볼 수 있는 부스를 마련해줬다”며 “고맙지만 사양한다는 말을 들었을 때는 상처도 받았지만 그보다 더 많은 분들이 의상을 입고 즐거워해줘서 기뻤다”고 말했다.



 그녀의 다음 활동은 오는 22일부터 23일까지 열리는 한성백제문화제로 이어진다. 런던 올림픽에서의 경험을 살려 백제 의상을 홍보하고, 유창한 중국어 실력으로 통역도 담당할 예정이다. 그녀는 “많은 사람들이 한성백제문화제를 통해 백제의 옛 문화를 알았으면 좋겠다”고 웃었다.



한성백제문화제



일시
2012. 9. 22~23 (9.21 전일행사)

장소 올림픽공원 평화의광장/위례성대로/경당역사공원/석촌동 고분군 등

문의 02-2147-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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