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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드·국악·마술 등 22팀은 무대 꾸미고, 기자단은 널리 알려 문화숲 가꿔 문화숲 가꿔

중앙일보 2012.09.20 04:10 2면
지난 9일 한국종합예술학교 학생들로 구성된 국악팀 ‘늘품’이 가든파이브 중앙광장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왼쪽). 흥겨운 우리 가락을 소개하는 ‘늘품’의 무대는 남녀노소 모두가 함께 즐길 수 있다.[사진=김진원 기자]



문정동 가든파이브 시민예술단 가드너

지난 9일 송파구 문정동의 가든파이브 중앙광장. 국악팀 ‘늘품’이 무대에 섰다. 한국종합예술학교에서 국악을 전공하고 있는 아홉 명의 학생들로, 가든파이브에서 활동하고 있는 ‘가드너’ 중 유일한 국악팀이다. ‘가드너’는 가든파이브의 연중 문화축제인 ‘문화숲프로젝트’에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시민예술가들을 일컫는 말이다.



글=하현정 기자

사진=김진원 기자



“다음 들려드릴 곡은 귀에 익숙한 곡일 거예요. 한번 들어보세요.”



관객들이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소리꾼의 목소리에 집중했다.



“이리 오너라 업고 놀자, 사랑 사랑 사랑 내 사랑이야~”



판소리 ‘춘향가’ 중 ‘사랑가’다. 흥이 난 어르신들이 가락에 맞춰 추임새를 넣고 어깨를 들썩인다. 익숙한 우리 소리에 관객들이 점점 모여들었다. 리더이자 노래를 담당하는 안민영(21)씨가 공연에서 빼놓지 않는 코너가 있다. 국악기들을 소개하는 것이다.



“장구는 반주를 하는 악기입니다. 자주 봐서 아시죠? 가야금은 12줄로 돼 있고 손가락으로 뜯고 튕기면서 소리를 내구요.”



가야금을 담당하는 황인유씨가 현란한 손놀림으로 ‘말발굽’을 연주하자 관객들이 ‘와~’하며 박수 쳤다. 깊은 울림을 들려주는 ‘대금’과 단 두 줄로 모든 곡을 연주하는 ‘해금’, 긁어서 소리를 내는 ‘아쟁’까지 소개됐다. 안씨는 “라이브 기회가 적은 국악 무대를 실제로 접할 수 있다는 점에서 관객들이 특별하게 받아들이는 것 같다”며 “가든파이브에서 펼쳐진 저희 무대가 국악을 좀더 친숙하게 느낄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면 그것 만으로 큰 보람”이라고 전했다.



시민이 주인공 돼 매주 공연 레퍼토리 기획



가든파이브의 시민예술가인 ‘가드너’는 가든파이브의 명칭에 착안, 정원사를 뜻하는 gardener를 변형해 ‘gardner’로 표기하고 ‘가든파이브를 가꾸는 사람들’이라는 뜻을 담았다. 단순히 관람만 하는 다른 문화행사와 달리 시민이 주인공이 되어 직접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방식이라는 점에서 주목할만하다. 시민예술단-가드너는 오디션을 거쳐 선발된 22개 팀이 현재 활동 중이다. 발라드 보컬 그룹 ‘네이처’, 색소폰 솔로 ‘두가드’, 3인의 여성 마술팀 ‘매직걸스’, 어쿠스틱 버스킹 밴드 ‘밴드 180’ 등이 그들이다. 자발적 시민 모임인 만큼 출연료가 따로 있는 것도 아니다. 그저 많은 사람에게 문화의 향기를 전하고픈 마음으로 매주 공연 레퍼토리를 직접 기획해 무대에 오르는 것이다.



예술가 외에 기자단도 있다. 문화숲프로젝트의 공연·전시·교육 및 체험 등 다양하고 현장감 있는 정보를 블로그를 통해 생생하고 발 빠르게 알리는 전방위 문화조력자들로 현재 30여 명이 활동하고 있다.



한 번의 무대 위해 3주 이상 연습하며 준비



활발하게 가드너 활동을 하고 있는 팀으로 ‘레인뮤직 통기타 이야기’도 빼놓을 수 없다. 15명으로 운영되고 있는 기타 동호회로, 추억의 포크송을 들려준다. 모임을 이끌고 있는 박대우(52)씨는 가든파이브에서 악기·음향기기 업체를 운영하고 있는 ‘가든파이브 식구’다. 공연이 있는 날이면 가게 문도 잠시 닫아둘 정도로 열정이 남다르다.



“악기 판매와 함께 연주 강습도 하고 있어요. 강습생 중에 연주가 익숙해지면 사람들에게 들려주고 싶다는 생각을 하기도 하는데, 이런 분들과 함께 동호회를 꾸려가고 있죠.” 전문가들이 아니기 때문에 관객들에게 누가 될까 더욱 열심히 준비한다. 한 번의 무대를 위해 연습하는 기간만 3주 이상이다. 70~80년대 포크송부터 최근 인기 있는 버스커버스커나 10㎝의 노래를 연주하면 관객들이 목청껏 따라 부르기도 한다.



가족들과 함께 중앙광장의 무대를 자주 관람한다는 황영선(41)씨는 “공연장에 자주 가지 못하는데 이런 기회를 통해 다양한 공연을 접할 수 있어 좋다”고 말하며 “중앙광장과 엔터식스, 옥상정원 등 여러 공간에서 펼쳐지는 공연들 덕분에 가든파이브가 거대한 공연장처럼 느껴지기도 한다”고 전했다. 황씨는 “음악 외에 퍼포먼스 공연도 더 늘어났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밝히기도 했다.



문화숲프로젝트를 주관하고 있는 서울문화재단 측은 “문화숲프로젝트의 주인공은 가드너이고, 재단은 이들이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도록 무대를 열고 음향장비 등을 지원하는 역할을 한다”며 “실력 있는 밴드나 필력을 자랑하는 기자단은 팬을 가지고 있을 정도로 인기가 높고 문화숲프로젝트를 알리는 데 한 몫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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