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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74억 CP 부정발행 의혹 … LIG 본사·계열사 압수수색

중앙일보 2012.09.20 03:00 종합 19면 지면보기
LIG건설의 기업어음 부당 발행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 검사와 수사관들이 19일 서울 마포구 합정동 LIG그룹 본사에서 압수품을 들고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검찰이 LIG그룹 본사와 계열사 등 10여 곳을 19일 압수수색했다. LIG그룹은 2010년 말부터 지난해 3월까지 LIG건설이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에 들어가는 것이 불가피하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기업어음(CP) 1874억원어치를 발행해 투자자 707명에게 손해를 끼친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등)를 받고 있다. 증권선물위원회는 지난해 8월 이 회사가 지난해 2∼3월 발행한 242억원 규모의 CP에 대해 구자원(77) 그룹 회장과 LIG건설을 검찰에 고발한 바 있다.

LIG건설 법정관리 될 것 알면서 CP 발행해 707명에 손해 끼친 혐의

어음 판 우리투자증권도 수색 구자원 회장 일가 소환 방침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 윤석열)는 이날 LIG건설은 물론 구 회장과 그의 장남 구본상(42) LIG넥스원 부회장, 차남 구본엽(40) LIG건설 부사장 자택 등과 LIG건설 CP를 판매한 여의도 우리투자증권 본사를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CP발행·자금관리 내역이 담긴 회계자료 ▶PC 하드디스크 및 e-메일 등 전산자료 ▶회사 내부 보고자료 등을 확보했다. 검찰 관계자는 “이미 LIG그룹과 계열사 임직원들을 소환 조사했으며 혐의를 입증할 자료 확보 차원에서 수사관들을 보냈다”고 말했다. 검찰은 구 회장 등 그룹 총수 일가도 소환할 방침이다. 구 회장 일가에 대해선 지난 2월 출국금지 조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수사의 핵심은 구 회장 일가가 법정관리 사실을 알면서도 CP를 발행했는지 여부”라고 설명했다. LIG그룹은 건설경기가 악화되자 2010년 12월 LIG건설을 지주회사인 LIG홀딩스의 자회사로 편입하려 했다. 하지만 LIG건설이 법정관리를 받게 돼 무산됐다. LIG그룹은 이 같은 사실을 투자자들에게 알리지 않은 채 회생절차 신청 11일 전인 지난해 3월 10일까지 CP를 발행했다. 이 회사는 CP를 발행하기 위해 금융기관에 허위 자료를 제공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은 CP 발행을 통해 끌어모은 돈이 총수 일가의 계좌로 흘러갔는지, LIG건설의 부실을 막기 위해 계열사 자금을 빼돌려 부당 지원했는지도 수사 중이다. 검찰은 구 회장 일가가 2006년 LIG건설을 인수하면서 담보로 잡힌 주식을 법정관리 이전에 되찾을 목적으로 사기성 CP 발행을 시도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대해 LIG그룹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진행된 CP 발행 사건을 조사하는 과정”이라며 “총수 일가를 본격적으로 조사하는 것은 아닌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한편 CP를 판 우리투자증권은 불완전 판매 문제로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지난 7일 ‘기관경고’를 받았다. 이에 따라 우리투자증권은 향후 3년간 헤지펀드 사업에 진출하거나 다른 금융투자회사를 인수합병(M&A)할 수 없게 됐다. 1999년 LG그룹에서 분리한 LG화재(현 LIG손해보험)를 모태로 한 LIG그룹 의 그룹 전체 매출은 9조7000억원이다.



LIG그룹 성장과 불법 기업어음(CP) 발행 사건 일지



1999년 11월 LG그룹에서 계열 분리(LG화재)



2006년 1월 ㈜LIG 설립



2006년 12월 건영 인수, 건설업 진출



2009년 6월 한보건설 인수



2011년 2월 28일~3월 10일 LIG건설, 242억2000만원어치 CP 발행



2011년 3월 21일 LIG건설, 기업회생절차 신청



2011년 8월 증권선물위원회, 구자원 LIG그룹 회장 등을 검찰에 고발(자본시장법 등 위반 혐의)



2012년 2월 검찰, 구 회장 등 관련자 출국금지



2012년 9월 19일 검찰, LIG 본사 등 압수수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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