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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확대·통일 겹치면 2050년 말 국가 채무 유럽 위기국보다 위험”

중앙일보 2012.09.20 01:44 종합 10면 지면보기
국내총생산(GDP) 대비 30%대 초반의 낮은 국가채무비율. 한국 경제의 자랑거리다. 3대 국제 신용평가사(무디스·피치·스탠더드앤드푸어스)가 잇따라 한국 신용등급을 올린 주요 근거이기도 하다.


조세연구원, 재정 전망 세미나

 이런 ‘재정 모범국가’ 한국이 2050년이면 지금의 PIGS(포르투갈·이탈리아·그리스·스페인) 국가보다 심각한 ‘재정 불량국’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국가 채무가 2050년 말 GDP의 165%까지 치솟을 거란 전망이다. 전제는 있다. 정치권의 4.11 총선 공약을 모두 이행하고, 부실 저축은행 구조조정과 한국토지주택공사 손실보전에 재정을 투입하고, 2040년 남북한 통일을 이루는 국가재정 최악의 3대 시나리오가 현실로 닥칠 경우다. 19일 한국조세연구원 개원 20주년 기념 세미나에서 박형수 조세연구원 연구기획본부장이 발표한 ‘장기 재정 전망과 재정정책 운용 방향’ 내용이다.





 이에 따르면 한국의 재정을 위협하는 요인은 크게 세 가지다. 갈수록 늘어나는 복지지출, 공공부문 부실로 인한 재정 투입, 남북 통일. 이 셋이 겹치면 2050년 한국 국가채무는 GDP의 최고 165.4%에 달할 전망이다. 2010년 말 한국 국가채무비율(33.4%)의 5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치(97.9%)의 1.7배에 달하는 수치다. 현재 재정위기로 어려움에 처한 남유럽 PIGS 국가(평균 120%)보다 훨씬 높은 위험한 수준이다.



 최악은 피하고 정치권의 복지 공약만 따르더라도 국가 채무 급증은 피할 수 없다. 새누리당 총선 공약을 그대로 따르면 2050년 국가부채비율은 102.6%로 추정된다. 민주통합당 공약대로면 이 비율은 114.8%로 높아진다.



 국민 주머니에서 나가야 할 세금도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최악의 시나리오 대로면 GDP에서 세금이 차지하는 비율(조세부담률)은 현재 19.4%에서 2050년 24.5%로 뛴다. 가파르게 늘어날 국가채무를 조금이라도 줄이려면 세금 부담을 이보다 더 늘리는 수밖에 없다. 이에 대해 안종석 조세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소득세, 사회보장기여금(국민연금·건강보험 등), 부가가치세를 늘리는 보편적 증세”를 해답으로 제시했다.



 일부 전문가는 ‘통일항아리’와 같은 통일재원을 미리 마련할 것을 제안한다. 김영수(정치외교학) 서강대 교수는 “비과세 ‘통일청약통장’처럼 젊은 세대의 통일의지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제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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