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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터 조롱하는 롬니 미워 … 손자가 화끈한 보복

중앙일보 2012.09.20 01:34 종합 16면 지면보기
지미 카터(左), 제임스 카터 4세(右)
‘저소득층 무시 발언’을 담은 밋 롬니 미 공화당 대선 후보의 동영상을 폭로한 뒤 제임스 카터 4세(35)는 할아버지인 지미 카터(88) 전 대통령에게 e-메일을 보냈다. “엄청난 뉴스”라는 제목과 함께 동영상 관련 뉴스가 첨부돼 있었고, “제가 발굴한 가장 큰 소식”이라고 적었다. 손자의 e-메일을 받자마자 카터 전 대통령은 18일 오전 7시16분(현지시간) “제임스야. 이거 아주 굉장하구나. 축하한다”는 답장을 보냈다. 미국 대선판을 뒤흔든 ‘롬니 동영상’을 발굴한 카터 전 대통령의 손자 제임스는 하루 아침에 유명인사가 됐다. 그는 18일 CNN·ABC·MSNBC 등 주요 방송과 연쇄 인터뷰를 하는 등 바쁜 하루를 보냈다.


‘롬니 실언 폭로’ 막전막후

 MSNBC와의 인터뷰에서 제임스는 동영상을 파헤치게 된 이유에 대해 “롬니 후보가 틈만 나면 할아버지(지미 카터 전 대통령)가 ‘형편없는 외교정책을 폈다’고 비판해 화가 났다”며 “우리 가족을 조롱하는 걸 참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5월부터 베인캐피털에 근무할 당시의 롬니 행적을 인터넷상에서 검색하던 중 공화당 전당대회 직전인 8월 말 유튜브에 올려졌다가 곧바로 내려진 롬니의 비밀 동영상 흔적을 발견했다. 그는 “트위터로 문제의 동영상을 올린 사람과 연락이 닿았다”며 “그에게서 동영상을 입수한 뒤 평소 알고 지내던 진보성향의 시사잡지 ‘마더존스’ 기자에게 제보했다”고 밝혔다. 동영상의 최초 유출자는 아직까지도 베일에 가려져 있다. 제임스는 일정한 직업 없이 민주당 운동원으로 활동하고 있 다.



  마더존스는 18일 49분 분량에 달하는 동영상을 추가로 공개했다. 추가로 공개된 동영상에서 롬니 후보는 외교정책 등에 관해 민감한 발언을 쏟아냈다. 롬니는 “팔레스타인인들은 평화에는 전혀 관심이 없으며, 파괴와 이스라엘 제거를 결심하고 있다”며 “팔레스타인을 움직이게 하려고 이스라엘에 뭔가를 포기하라고 압박하는 건 최악의 생각”이라고 일방적으로 이스라엘을 편들었다. 특히 북한 문제에 관해 “(오바마) 대통령은 목소리만 크고 아주 작은 채찍(강경책)을 들고 있다”며 “북한의 새 지도자 김정은이 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발표한 건 놀라운 일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CBS의 심야 토크쇼인 ‘데이비드 레터맨 쇼’에 출연해 롬니 동영상 파문과 관련해 “백악관 입주자는 일부가 아닌 모든 사람을 위해 일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반면 공화당 내에선 일부 의원들이 “자해행위를 했다”고 롬니를 비판하는 등 자중지란 양상까지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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