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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초면 현관문 따는 광주 도둑

중앙일보 2012.09.20 01:31 종합 18면 지면보기
광주광역시 서부경찰서는 19일 노루발못뽑이(속칭 빠루)와 대형 드라이버로 아파트 현관문을 부순 뒤 귀금속을 훔친 혐의로 이모(57)씨 등 2명을 구속했다. 사진은 범인들이 부순 아파트 현관문 모습. [연합뉴스]
아무리 튼튼한 잠금장치도 30~40초 만에 무용지물로 만드는 솜씨에 경찰도 혀를 내둘렀다. 19일 경찰에 구속된 2인조 절도단은 자신들이 개조한 노루발못뽑이(속칭 빠루)와 드라이버로 전국의 고급 아파트를 제집 드나들듯 따고 들어가 금품을 훔쳤다.


교도소서 만나 범행 계획

개량한 대형 드라이버 사용

32곳서 1억4000만원 훔쳐

 광주서부경찰서에 따르면 각각 전과 10범, 11범인 이모(55)씨와 한모(46)씨는 2009년 청송교도소에서 처음 만났다. 올 3월 1주일 간격으로 출소한 이들은 교도소에서 모의해 온 대로 전국을 돌며 아파트를 털었다. 범행을 위해 SM5 승용차까지 장만했다. 이들은 지난달 23일 오후 8시40분쯤 광주광역시 서구 화정동의 W아파트에 침입해 장롱 등에 있던 1600만원 상당의 귀금속을 훔치는 등 모두 32차례에 걸쳐 1억4000만원어치의 금품을 훔쳤다.



 이씨 등은 대형 드라이버로 아파트 현관문의 잠금장치에 공간을 만든 뒤 노루발못뽑이를 넣어서 문을 부수고 들어가는 수법을 썼다. 이들은 현금과 귀금속 이외에 다른 물건은 일절 손대지 않았다. 서울과 천안·여수·거제·인천·계룡·강릉·통영·대전·광주 등 전국이 활동무대였다.



 범행 대상 아파트는 차량용 내비게이션을 검색해 골랐다. 아파트의 폐쇄회로TV(CCTV)에 찍히지 않기 위해 모자를 착용하거나 우산을 썼다. 30차례 범행에서 거의 흔적을 남기지 않던 이들은 지난달 광주시 화정동의 W아파트를 털고 나온 뒤 승용차에 타는 장면이 CCTV에 잡히는 바람에 덜미가 잡혔다. 범행용 차량에는 가짜 번호판이 달려 있었으나 경찰은 6월에 이씨가 낸 접촉사고 기록을 바탕으로 휴대전화 번호를 알아낸 뒤 추적해 붙잡았다.



 이재현 광주서부경찰서 형사과장은 “이들은 평생을 절도로 살아왔고 20여 년을 교도소에서 지냈다”며 “지난 5개월 동안 아파트 현관문을 여는 데 한 번도 실패한 적이 없다고 진술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들의 여죄를 추궁하고 있다.



광주=최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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