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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치아 감독, 선수 폭행·갈취 논란

중앙일보 2012.09.20 00:40 종합 33면 지면보기
런던 패럴림픽을 마치고 돌아온 보치아 대표팀이 폭행 및 금품 갈취 파문에 빠졌다.


세계 1위 지광민 선수, 감독 고발

감독 “꿀밤 몇 대 … 돈 양해 구해”

 보치아 국가대표 선수로 세계랭킹 1위인 지광민(31)은 17일 인천지방검찰청에 대표팀 감독 김모(42)씨를 폭행 및 공갈 혐의로 고발했다. 김 감독이 뇌성마비 1급 중증 장애인인 지광민을 상습적으로 구타하고 한 번에 50만~100만원씩 수차례에 걸쳐 개인 통장에 입금된 훈련수당을 임의로 인출했다는 게 주된 내용이다. 지광민의 가족은 19일 폭행 사실에 대한 타 선수들의 증언 녹취록과 통장 사본도 검찰에 제출했다.



 지광민은 “2년 전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부터 폭행이 시작됐다. 휠체어, 공 등 장비가 다 갖춰진 상태에서 새로 살 것도 없는데 용품구매 명목으로 돈을 빼가기도 했다. 동료 선수도 나와 똑같이 폭행 및 금품 갈취를 당했지만 차마 이야기하지 못했다. 나 역시 금메달 하나만 보고 견뎌왔지만 대회도 끝났고 후배들의 피해가 없어야겠다는 생각에 이런 사실을 알리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런던 패럴림픽 금메달 유망주로 꼽혔지만 메달을 따지 못했다.



 김 감독은 이에 대해 “잘 하자는 의미로 꿀밤을 몇 번 준 적 있는데 받아들이는 입장에선 다르게 느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돈은 동의서 대신 구두로 양해를 구한 뒤 훈련용품 구입을 위해 인출했지만 나중에 돌려줬다”고 해명했다.



 대한장애인체육회는 논란이 커지자 19일 진상규명위원회 1차 회의를 열어 폭행 사실이 일부 확인됐다고 밝혔다. 손진호 사무총장은 “주장의 일부가 (가해자로 지목된) 감독을 통해 사실로 확인됐다”고 밝힌 뒤 “폭행을 두고 가해자와 피해자의 온도 차가 있다”고 덧붙였다. 장애인체육회는 정확한 사실관계 확인을 위해 두 사람을 이른 시일 내로 불러 이야기를 들은 뒤 추석 전에 조사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또한 조사 결과에 따른 자체 징계와는 별도로 재발 방지 및 새로운 훈련 관리 대책도 마련할 방침이다.



정종훈 기자



보치아(Boccia)=뇌성마비 및 기타 중증장애인을 위한 스포츠로 표적구에 공을 던져 표적구로부터 가까운 공의 점수를 합해 승부를 가리는 경기 종목. 겨울올림픽 종목인 컬링과 비슷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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