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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에 처음 추월 당한 박근혜 지지율이…

중앙일보 2012.09.19 03:00 종합 4면 지면보기
박근혜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가 18일 성남 가천대학에서 특강을 마친 후 학생들과 함께 휴대전화 카메라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김형수 기자]


#1. 지난 12일 유신 시절의 인혁당 사건과 관련해 사과 브리핑을 했던 새누리당 홍일표 대변인은 이틀 뒤 사의를 밝혔다. 그의 브리핑은 유신 때 사형당한 8명이 2007년 재심에서 무죄로 확정된 사안에 대해 박근혜 후보가 “두 개의 판결이 있다”고 말해 논란이 일자 진화용으로 나왔다. 그러나 박 후보가 ‘사과’를 부인하면서 코너에 몰리자 스스로 당직을 던지며 불만을 표출한 것이다. 황우여 대표는 사직서를 반려했지만 홍 대변인은 일손을 놓고 계속 ‘휴업’하고 있다. 당 회의 브리핑도 조윤선 대변인이 대신하고 있다. 그는 기자들 휴대전화도 받지 않고 있다.

안팎서 이상기류 … 당협 위원장 단속 나선 박근혜
의혹 휘말린 홍사덕 자진 탈당

인혁당 발언 우려 목소리도 커져

JTBC 지지율 조사 44%대 47.1%

문재인에게 처음으로 추월 허용



 #2. 박 후보는 전국의 당협위원장들과 오찬모임을 시작했다. 17일엔 서울 서남권 위원장들을 만났다. 급히 잡은 일정이었다. 박 후보는 오찬에서 “각 지역에서 당협위원장님들이 각자의 자리에서 애써 달라. 그게 큰 힘이 된다”고 당부했다. 이와 관련해 한 박근혜계 의원은 “밑바닥에서 조직을 움직이는 당협위원장들이 아무도 뛰려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상기류를 감지하고 박 후보 측이 급히 ‘단속’에 나선 것이다. 대선기획단에 끼지 못한 일부 의원 사이에는 “자기들이 알아서 잘하겠지” 하는 냉소적인 기류도 있다.



 대선을 석 달 남짓 앞두고 박 후보 주변이 뒤숭숭하다. 박 후보가 과거사에 발목이 잡힌 데다 경선캠프 공동선대위원장이던 홍사덕 전 의원까지 불법정치자금 수수 의혹에 휘말리는 등 악재가 잇따르고 있다. 반면에 야권 후보들은 단일화 카드로 유권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홍 전 의원은 18일 “큰일을 앞둔 당과 후보에게 조금이나마 부담을 덜어 드리기 위해 오늘 자진 탈당한다”며 “수사가 마무리돼 무고함이 밝혀질 때까지 모든 활동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박 후보는 이날 경기도 성남의 가천대 총여학생회 초청 특강을 한 뒤 기자들에게 “(홍 전 의원 본인이) 생각해서 결정한 것 같다”며 “조속하게 진실이 밝혀졌으면 좋겠다”고 했다.



 홍 전 의원 문제 외에도 5·16, 유신, 인혁당 사건 등에 대한 박 후보의 접근을 두고 당내의 불만 수위가 점점 높아지는 분위기다. 한 박근혜계 의원은 “인혁당 사건에 대해 잘 몰랐던 젊은 층도 사과 논란이 불거지면서 박 후보에 대해 부정적 이미지를 갖게 됐다”고 우려했다.



 새누리당이 내우외환(內憂外患)에 처해 있는 반면 야권 후보들은 ‘컨벤션 효과’를 누리고 있다. 특히 문재인 후보는 JTBC-리얼미터의 17~18일 지지율 조사에서 박근혜 후보와의 양자대결을 전제로 47.1%를 기록, 각종 여론조사를 통틀어 처음으로 박 후보(44.0%)를 앞섰다. 문 후보는 후보 확정 전인 14일엔 8.2%포인트 차이(박 49.1%, 문 40.9%)로 박 후보에게 뒤졌지만, 나흘 만에 역전한 것이다. 문 후보는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과의 양자대결에서도 44.9% 대 32.3%로 우위를 보였다.



 안 원장도 19일 오후 3시 대선 출마를 선언하고 나면 지지율이 다시 상승세를 탈 가능성이 크다. 야권 후보들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여론의 조명을 받으면서 지지율을 끌어올리는 양상이다. 이 때문에 박근혜계 일각에선 “이대로 가면 대통령선거가 쉽지 않은 것 아니냐”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 익명을 원한 수도권 의원은 “과거사 문제에 대한 싸늘한 여론을 감안해 박 후보가 자세를 확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박 후보는 18일 강연에서 리더의 자질로 뚝심을 꼽으며 “저도 정치생활을 15년 했는데 어떤 경우든지 그 분야에 전문가가 된다거나 그 분야에서 내공을 쌓으려면 최소한 10년은 필요하다고 그런다”고 말했다. 상대적으로 정치 경험이 적은 문 후보와 안 원장을 겨냥한 발언인 셈이다.



허진·손국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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