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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자궁경부암 예방 백신 남성도 접종해야 더 효과

중앙일보 2012.09.17 03:04 건강한 당신 10면 지면보기
머크의 쟈크 쇼라 사장은 “백신 접종이 늘어나면 더 많은 사람이 감염성 질병에 걸릴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프리랜서 정지필]


세계적으로 2분에 1명씩 여성을 사망케 하는 병이 있다. 자궁경부암이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여성에게 발병하는 암 중 둘째로 많다. 우리나라에서도 유방암에 이어 둘째로 많은 여성이 자궁경부암으로 고통 받는다. 매일 12명의 여성이 자궁경부암 진단을 받고, 3명이 사망한다. 다행히 전문가들은 자궁경부암이 수십 년 뒤 사라질 것으로 전망한다. 자궁경부암·생식기 사마귀 예방백신이 가져온 의학적 성과다. 지난 11일 세계 처음으로 자궁경부암·생식기 사마귀 예방백신을 개발한 미국 머크의 백신사업부 자크 쇼라 사장이 한국을 찾았다. 그에게서 자궁경부암 백신의 중요성과 예방 효과에 대해 들었다. 쇼라 사장은 다양한 백신사업에 25년 이상 근무한 백신 전문가다.

머크 백신사업부 자크 쇼라 사장



인유두종 바이러스에 의한 감염



자궁경부암은 인유두종 바이러스(HPV)에 감염돼 발병한다. HPV는 감기 바이러스처럼 흔해 50세 이전 여성 5명 중 4명이 한 번 이상 감염됐다는 통계가 있다. HPV는 100여 종이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중 16·18형이 자궁경부암을 일으키는 고위험 HPV다. 쇼라 사장은 “자궁경부암 발생 원인의 70%는 이런 고위험 HPV가 유발한다”고 말했다. 자궁경부암은 초기 증상이 거의 없어 자가 진단이 어렵다. 병원을 찾았을 때는 증상이 많이 진행돼 있다. 남녀 모두에게 발생하는 생식기 사마귀는 주로 6·11형 HPV가 원인이다. 자궁경부암처럼 치명적이지 않지만 치료가 까다롭고 통증이 심해 정신적·신체적 스트레스가 크다.



 자궁경부암·생식기 사마귀를 예방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가다실’ 같은 백신을 접종하는 것이다. 이 백신은 인체 면역시스템을 활용한다. 가다실은 가짜 HPV를 인체에 주입해 미리 항체를 만드는 백신이다. 진짜 HPV가 침입했을 때 자궁경부암·생식기 사마귀·항문암 같이 HPV가 유발하는 질환의 발병을 막는다.



감염된 남성이 여성에게 바이러스 옮겨



기존 백신은 대개 영유아를 대상으로 접종했다. 하지만 자궁경부암 백신은 성인용이다. 주로 자궁경부암 위험이 높은 여성에게 접종한다. 하지만 남성 접종도 필요하다. 본래 HPV는 성별을 가리지 않고 퍼진다. HPV에 감염된 이후 여성은 자궁경부암을, 남성은 생식기 사마귀·항문암을 유발한다. 더 큰 문제는 전염이다. HPV에 감염된 남성이 바이러스를 옮겨 여성의 자궁경부암 발병을 유도하기도 한다. 쇼라 사장은 “미국·영국·호주 등에서는 공중보건을 위해 성별을 구분하지 않고 접종한다”고 말했다.



 가장 적극적인 나라는 호주다. 한국은 최근에야 국회에서 국가 백신 접종 프로그램에 포함해야 한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쇼라 사장은 “호주는 2007년부터 12~26세 여성을 대상으로 자궁경부암·생식기 사마귀 예방백신 접종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최근에는 12~13세 남성에게도 접종하도록 대상 범위를 확대했다”고 말했다.



예방접종, 98%~99%까지 예방 효과



예방 효과는 어떨까. 가다실은 고위험 HPV 16·18형은 98%까지 차단하고, 생식기 사마귀를 유발하는 6·11형은 99%까지 막는다. 쇼라 사장은 “일정 수준 이상의 접종률이 유지된다면 자궁경부암을 준박멸 수준까지 내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실제 호주에서는 2007년 정부 주도로 12~26세 여성에게 가다실 접종을 지원했다. 국가 백신 접종 프로그램이 도입된 이후 21세 이하 여성의 생식기 사마귀 발생률이 2006년 20.9%에서 2010년 1.9%로 10분의 1 수준으로 감소했다. 백신 접종이 공중보건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설명이다.



 머크는 백신을 통한 사회공헌 활동도 활발히 펴고 있다. 2010년부터 2015년까지 6년 동안 가난해 백신을 접종 받지 못하는 부탄 여성을 위해 자궁경부암 백신 접종을 지원한다. 또 유니세프와 협약을 맺고 중앙아메리카에 위치한 나카라과의 영유아를 위해 로타 바이러스 감염 예방을 위한 백신을 3년 동안 제공하기도 했다. 국내에서도 대한소아청소년과개원의사회와 함께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백신 접종을 지원하고 있다. 쇼라 사장은 “백신은 인류 건강에 큰 기여를 한다. WHO에 따르면 백신으로 매년 300만 명 정도가 생명을 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권선미 기자



자궁경부암·생식기 사마귀 접종 권고안



■ 접종 연령 9~26세 여성, 9~26세 남성



■ 접종 횟수 6개월 이내 3회(0-2-6개월)



■ 접종 가격 18만~20만원(병원마다 차이가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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