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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억6000만원으로 강남에 내 집 마련”

중앙일보 2012.09.17 03:00 경제 8면 지면보기
14일 입주가 시작된 서울 강남구 자곡동 강남보금자리지구 A2블록에 이삿짐 차량이 들어서고 있다. 주변 시세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에 분양됐지만 전매제한과 의무거주 요건 때문에 매매·전세 거래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사진 LH]


지난 14일 오후 2시 서울 강남구 자곡동 강남보금자리지구에서 A2블록 아파트 입주행사가 열렸다. 국토해양부 한만희 제1차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이지송 사장, 입주 예정자 등 1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이날 행사는 서울·수도권 보금자리주택(전용면적 85㎡ 이하 공공주택) 첫 입주를 기념하는 자리였다.

자곡동 강남보금자리 첫 입주



 23년간 전세만 살아 왔다는 입주 예정자 김모(65)씨는 “죽기 전에 내 집 마련 꿈을 이룰 수 있게 돼 가슴이 벅차다”고 말했다. 김씨뿐 아니라 A2블록 입주 예정자는 평균 22년간 무주택의 설움을 견뎠다. 평균 연령은 49세이고, 평균 청약저축 납입금은 1900만원이다. 짧게는 15년에서 길게는 최고 28년 동안 청약저축을 납입한 셈이다.



 4대 강 사업과 함께 MB정부의 역점 사업인 보금자리주택이 14일 첫 입주를 시작했다. 2008년 9월 정부가 서민 주거 안정을 위해 보금자리주택을 내놓은 지 4년 만의 결실이다. 보금자리주택은 그동안 주택시장 교란, 전셋값 상승의 주범이라는 비난을 받기도 했지만 입주자들은 무주택 서민의 내 집 마련 꿈을 실현시켜 줬다는 점에서는 의미가 있다.



 이날 입주한 조영주(34)씨는 “보금자리주택이 없었다면 서울 강남의 이 좋은 땅에 3억6000만원도 안 되는 돈으로 84㎡형 아파트를 갖는다는 것은 꿈도 못 꿨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입주한 A2블록은 전용면적 59~84㎡형 912가구다.



 시행사인 LH 이지송 사장은 “강남지구는 보금자리 시범지구로서 상징성이 큰 만큼 계획부터 시공까지 신경을 많이 썼다”고 강조했다. 연말에는 역시 시범지구인 서울 서초구 우면동 등 일대 서초지구 A2블록 1082가구가 입주한다. 내년에는 경기도 고양시 원흥지구가 집들이를 한다.



 보금자리지구는 서울·수도권에서만 지난해까지 여섯 차례에 걸쳐 21개 지구가 지정됐다. 지방에서는 보금자리지구 전환지구와 국민임대주택단지에서 보금자리주택이 나온다.



 정부는 당초 매년 15만 가구씩 2018년까지 150만 가구의 보금자리주택을 공급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사업비 부족 등으로 2008년 이후 지금까지 착공한 보금자리주택은 전국 6만 가구 정도에 그친다. 서울 내곡, 구리 갈매, 시흥 은계 등 서울·수도권 보금자리지구에서는 건설 예정지 보상 지연 등의 문제로 분양이 지연되고 있는 실정이다.



  서울 강남권 등 주변 집값이 비싼 지역에서는 분양가가 주변 시세의 절반 수준이어서 ‘로또 아파트’로 불리기도 한다. 10월에는 경기도 하남시 미사지구에서 1400여 가구가 새로 분양되고, 강남지구에서는 내년 상반기까지 2000여 가구가 추가로 분양된다. 보금자리지구 전환지구인 창원시 자은지구 등지에서 신규 분양 물량이 나온다. 의정부 민락2지구 등지에서는 미분양 보금자리주택 3000여 가구가 선착순 분양 중이다. 미분양 물량은 유주택자(고양 원흥지구 제외)도 계약할 수 있다.



황정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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