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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병 막고 생태계 적응, 전통문명서 찾아야

중앙일보 2012.09.17 02:49 건강한 당신 6면 지면보기
[일러스트=강일구]
수천만 년 생존한 수만 종 생명체의 씨가 말라가고 있다. 멸종하고 있는 것이다. 현대 문명 탓이다. 너무 빠른 문명의 변화에 적응하지 못한 것이다. 생명체는 인간이 주도하고 있는 이 변화에 속수무책으로 죽어가고 있다.


최원철 교수의 주화론 ③·1부 끝

 일부 살아남은 개체는 질병으로 신음하거나 암 세포로 변이한다. 이들 입장에선 차라리 과학의 이름으로 파괴하는 현대 문명보다 자연 문명이 생명을 부지할 수 있는 유일한 희망이다.



 권력과 돈에 집중되는 교육과 세계관이 자연과의 공존을 파괴하고 있다. 다국적기업과 정치인은 차치하더라도 교육의 몰락은 심각하다. 입으로만 떠드는 가짜 전문가, 권력을 좇는 폴리페서, 돈을 좇는 벤처 교수 등이 주범이다.



 국가 연구비만 중단해도 교육이 바로 설 수 있다고 얘기하는 사람이 많다. 사실 수십~수백억원의 국책 연구비를 수주하기 위한 줄서기가 국회의원 공천 줄서기보다 더 심각하다. 암 연구도 목적과 달리 규모와 자기세력 늘리기 식의 정치 모습을 똑 닮았다. 씁쓸하다. 불행히 인류도 멸종하는 개체 종의 모습을 닮았다. 많은 사람이 암에 걸려 일부는 신음하고 죽어나간다.



 생명체의 존재 이유는 자손만대 번식이다. 임신기간에는 생태 적응한 방법을 본능적으로 또는 선대 전통문명의 관습을 통해 실천한다. 세포 변이를 막는 최선책이다.



 그런데 인류의 생각은 달랐다. 먹는 음식에 방사선을 쏜 후 멸균됐다고 좋아한다. 먹을거리에 살충제·제초제 등 각종 농약을 뿌리고 벌레가 없어서 농사가 잘 됐다고 잔치를 벌인다. 식품회사는 화학 세척제·색소·방부제·첨가물을 듬뿍 넣고 열심히 먹으라고 천문학적 광고비를 들여 유혹한다. 하지만 제 가족들은 못 먹게 한다. 먹고 병들어 죽으라는 문구를 적지 않았을 뿐이다. 본인 집안의 며느리가 임신했을 때 먹일 수 있는지 묻고 싶다.



 생태적응의 시간을 무시한 대가를 처절하게 치르고 있는 셈이다. 돈만 벌면 되고 당장 먹고 탈만 안 나면 그만이라는 발상이다. 암은 오랜 시간 뒤 나타나는 세포변이다. 암은 문명이 만든 인류 공동 작품이기도 하다. 모두가 만든 결과다. 오죽하면 정상세포가 이 문명을 떠나기 위해 변이를 했을까. 돌연변이는 평온하고 안전한 환경에서는 발생하지 않는다. 그럴 필요도 없다.



 세포의 적응변이 속도보다 환경 문명의 변이 속도가 너무 빠른 게 원인이다. 세포가 빠른 변화에 대응을 못 하는 것이다. 문명의 과속에 브레이크를 걸 수 있는 것은 이미 생태가 적응에 성공한 전통문명이라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임신부가 태교를 하는 모습이 해답이다.



 자손만대까지 안녕(安寧)을 생각하는 임신부의 태교는 자연과 인간이 공존할 수 있는 우리가 찾는 새로운 패러다임이다. 멋진 인류의 최대 업적이다.



  향후 1000년은 임신부와 갓난아기가 마음 놓고 먹고 쓸 수 있는 의약품과 문명을 가진 자가 지배할 것이다.



 그 문명은 미지의 과학이나 바이오에 있는 게 아니다. 이미 수억 명의 인류가 생태적으로, 인문학적으로 검증한 전통문명 안에 있음을 역사가 말해주고 있다. 인류의 유전자는 자연과 수십만 년 이상 생태 검증을 마친 공생 관계이기 때문이다. 지금 인류는 적응 생존이냐, 부적응 도태냐를 놓고 갈림길에 서 있다.



최원철 경희대 한의대 교수 『주화론(周和論)』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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