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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천성 기형, 태아 치료로 건강한 아이 낳으세요

중앙일보 2012.09.17 02:35 건강한 당신 1면 지면보기
태아 치료를 제대로 하려면 정확한 산전 검사가 필수다. 서울아산병원 태아치료센터 원혜성 교수(산부인과)가 산전 초음파 진단을 하고 있다. [김수정 기자]


노산(老産)이 늘고 있다. 지난해 35세 이상 산모에게서 태어난 아이는 8만4880명. 10년 전(4만832명)의 2배 가까이 됐다. 특이한 것은 노산 가운데 쌍태아(쌍둥이 이상) 분만이 많아졌다는 것. 불임의 증가로 시험관 아기 시술이 늘면서 임신 확률을 높이기 위해 수정란 여러 개를 자궁 내에 주입해 쌍둥이를 가질 확률이 높아진 것. 문제는 노산과 쌍둥이 출산은 일반 출산에 비해 기형아 발생률이 높다는 점이다. 신생아 100명 중 3~4명은 크고 작은 선천성 기형을 갖고 태어난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의 2009년 자료에 따르면 6세 미만 선천성 기형 환자는 2005년 5만 9782명에서 2008년 6만 5176명으로 연평균 3.0% 증가했다. 하지만 선천성 기형 중 일부는 산전 중 발견되면 배 속에서 태아 치료로 기형을 치료할 수 있다.

[커버스토리] 기형아 출산 예방하려면



막연한 불안감 갖기보다 꼭 산전 검사를





38세 이혜진(가명)씨는 올해 첫 아기를 임신했다. 쌍둥이였다. 주변에서 노산에 쌍둥이 임신은 위험하다는 얘길 많이 해 걱정이 많았다. 이씨는 임신 11주에 기형아 검사를 받았다. 검사 결과 다운증후군 초고위험군이라는 결과가 나왔다. 1차 검사에서 고위험군으로 나와도 아이가 반드시 기형은 아니라는 설명을 들었지만 다음 검사를 기다릴 때까지 초조했다. 16주에 양수 검사를 했고, 18주에 정상이라는 얘길 들었다.



 임신부는 어떤 검사를 받아야 할지 고민에 빠진다. 서울아산병원 산부인과 김암 교수는 “모든 검사가 다 필요한 건 아니다. 꼭 필요한 검사를 제때 받고 기형이 확인되면 배 속에서 수술을 받는 태아 치료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산전 검사의 종류는 크게 네 가지가 있다. 초음파, 쿼드·트리플, 양수, 융모막 검사다. 김암 교수는 “임신 10~14주에 초음파로 태아의 목덜미 투명대(태아의 목 뒤 피부 조직 사이 공간)의 길이를 확인해 선천성 심장기형·유전질환·태아사망 등을 예측한다”고 말했다. 20~24주가 되면 중기 정밀초음파 검사로 심장이나 뇌 등을 살펴보며 염색체 이상 이외의 다른 기형 유무를 파악한다.



 쿼드·트리플 테스트는 다양한 태아기형 여부를 알 수 있는 다중표지자 선별 검사다. 다운증후군·에드워드증후군·신경관결손증 등의 여부를 70% 정도 알 수 있다.



 양수·융모막 검사는 염색체 이상의 99% 이상을 진단할 수 있다. 하지만 모든 산모에게 필수 항목은 아니다. 태아 목덜미 투명대 검사나 다중표지자 선별 검사에서 이상 소견이 발견된 임신부가 대상이다. 차움 산부인과 박지현 교수는 “초음파 검사에서 태아의 목덜미 투명대가 3㎜ 이상인 경우 필요한 검사”라고 말했다. 35세 이상 고령 임신부라도 무조건 받아야 하는 건 아니다. 서울아산병원 산부인과 원혜성 교수는 “양수 검사는 조기양막파수·조기진통·감염·조산 등의 위험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숙달된 전문의에게 받으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설명했다.



약물·내시경 등으로 치료



산전 검사로 태아에게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면 조기 치료로 건강한 아기를 출산할 수 있다. 쌍둥이를 임신한 임신 22주인 박현주(29·가명)씨는 쌍태아 수혈증후군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두 태아의 혈관이 서로 연결돼 한쪽 태아의 혈액이 다른 태아에게 이동하는 질환이다. 이 때문에 한쪽 태아는 2주 이상 성장이 뒤처지고, 방광도 보이지 않았다. 다른 태아는 상대적으로 양수가 많아져 심장기능이 떨어졌다. 치료하지 않고 출산한다면 선천성 기형이 생길 위험이 컸다. 원혜성 교수는 태아내시경을 넣어 혈관을 레이저를 이용해 분리했다. 치료 뒤 박씨는 36주에 2.48㎏, 2.38㎏의 건강한 아이를 출산했다.



 일부 선천성 기형은 출산 전에 치료받아야 한다. 출산 뒤에는 사망하거나 기형이 많이 남아 이미 늦다. 원혜성 교수는 “흉곽에 여러 장기가 가득 차 폐 성장을 떨어뜨리는 선천성 횡경막 탈장, 태아의 요도가 막힌 선천성 요로관 폐쇄, 태아의 혈관이 붙은 쌍태아 수혈 증후군 등이 대상”이라고 말했다. 태아 치료 방법은 크게 네 가지. 산모에게 약물을 주입하거나, 빨대 같은 기구를 자궁 내에 꽂는 션트 수술, 혈관을 태우는 고주파 전기 소작술, 태아 내시경을 통한 레이저 소작술이 있다.



 모든 기형을 다 치료할 수 있는 건 아니다. 치료하지 않아 심각한 장애나 사망에 이를 때 제한적으로 시행한다. 원 교수는 “구개열(언청이)처럼 출생 뒤 치료가 가능한 기형이라면 출산 때까지 기다리는 게 안전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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