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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근로시간 44.6 OECD 최고 수준 … 임금은 중간

중앙일보 2012.09.17 01:36 종합 8면 지면보기
한국인은 여전히 오래, 많이 일한다. 한국의 근로시간은 주요 선진국 가운데 가장 길지만 임금은 중간 수준이었다.


재정부 ‘고용 현주소’ 보고서

 16일 기획재정부가 공개한 ‘한국 고용의 현주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와 주요 고용지표 비교’ 보고서에 비친 한국 근로자의 자화상이다. 2011년 한국의 주당 평균 근로시간은 44.6시간으로 OECD 국가 중 최고 수준이다. 정부 관계자는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 승리하지는 못했지만 손학규 후보의 선거 캐치프레이즈 ‘저녁이 있는 삶’의 울림이 컸던 것도 다 이런 이유 때문이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다만 최근 5년 새(2007~2011년) 근로시간은 연평균 1.66% 줄어들어 OECD 국가 중 가장 속도가 빨랐다. 주 40시간 근무제가 도입되고 여성층의 단시간 근로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물가 수준을 감안한 2011년 한국의 연평균 실질임금은 3만5406달러로 OECD 회원국 중 중간이었다. 하지만 최근 10년간 연평균 실질임금은 OECD 국가에 비해 빠르게 오르고 있다. 2002~2011년 한국의 연평균 실질임금 상승률은 2.0%로, 독일(0.29%)·일본(0.22%)·미국(0.87%)·프랑스(1.01%)보다 많이 올랐다.



 일을 오래 한다고 꼭 잘하는 건 아니다. 한국의 취업자당 노동생산성은 OECD 국가 중 23번째였다. 이는 한국 노동시장의 경직성과 비효율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는 게 전문가의 평가다. 하준경(경제학) 한양대 교수는 “한국의 생산성(총요소생산성)은 미국의 3분의 2 수준”이라며 “똑같이 한 시간을 일해도 산출물이 미국보다 작다는 얘기”라고 말했다. 그는 “노동시간을 줄이는 것도 좋지만 효율도 함께 높여야 한다”며 “별다른 이유 없이 야근하거나 시간만 축내는 ‘노는 시간(idle time)’이 많은 비효율적인 조직문화를 바꾸고, 기업이 필요로 하는 고급 인력을 양성해 조직 내 소수에만 일이 몰리는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의 실업률(3.5%)과 6개월 이상 장기실업자의 비중(6.8%)은 OECD 회원국 중 가장 낮은 편이었다. 비경제활동인구가 많은 데다 사회보장제도의 혜택을 받지 못하는 사각지대(死角地帶)에 놓인 이가 많은 탓에 생긴 착시효과다. 정부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경제활동참가율은 66.2%로 OECD 평균(70.6%)에 못 미쳤다. 특히 청년층과 25~54세 여성의 참가율이 저조했다.



 보고서는 생계형 창업에는 신규 진입을 억제하고 기존 자영업자에게는 직업훈련과 생계비 지원 등 출구전략을 제공하는 자영업 구조조정을 제시했다. 또 경제의 고용 창출력을 높이려면 근로시간을 단축하고 유연근로제 등 다양한 근무 형태를 확산해 신규 인력 수요를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김범석 재정부 인력정책과장은 “여성의 일과 가정이 양립할 수 있도록 보육지원을 늘리고 청년의 사회 진출 연령을 낮출 방안을 찾아야 한다”며 “한국 근로자들이 정년보다 이른 53세 무렵에 퇴직하는 점을 고려하면 퇴직 시기를 늦추고 전직을 지원하는 제도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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