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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상 - 성우하이텍, 창립 후 35년간 노사분규·감원 ‘제로’

중앙일보 2012.09.17 00:49 경제 7면 지면보기
지난 5일 성우하이텍 이웃사랑 나누기 일일호프에서 김태일 사장(왼쪽)과 김근수 노조위원장이 건배를 하고 있다. 수익금은 연말 불우이웃에 전달할 예정이다. [사진 성우하이텍]


자동차부품업체 성우하이텍과 화학재료를 생산하는 중소기업 휴켐스가 ‘2012 노사문화대상’ 대통령상에 선정됐다. 노사문화대상은 노사가 상생·협력하는 문화를 확산시키기 위해 모범 기업을 선정해 포상하는 제도다. 고용노동부·노사발전재단이 주관하고 중앙일보가 후원한다. 최근 3년간 노사문화 우수기업 인증을 받은 기업들을 대상으로 서류 심사와 현지 실사 등을 통해 대통령상(2곳)·국무총리상(4곳)·고용노동부장관상(6곳) 등 총 12개 기업을 선정한다.



부산의 성우하이텍(회장 이명근, 사장 김태일)은 현대·기아 등 국내외 자동차업체에 보닛·도어 등 차체 부품을 납품하는 회사다. 자체 개발한 범퍼로 국내 범퍼시장의 90%를 점유할 만큼 탄탄한 기술력을 자랑한다. 지난해 매출이 9317억원에 달했고 당기순이익 511억원을 기록했다.



 회사가 잘되면 이익배분 등을 놓고 노사갈등이 생기게 마련이지만 이 회사는 1977년 창립이래 35년간 단 한건의 분규·감원도 발생하지않았다. 김근수 노조위원장은 “회사는 노조를 존중하고 노조는 회사를 신뢰한다”며 “양측 다 합리적인 대화로 갈등을 풀 수 있다는 강한 믿음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창업자 이명근 회장이 이런 기업 문화의 바탕을 다졌다. 이 회장은 회사가 작고 어려웠던 시절부터 어떻게든 돈을 융통해 직원들 월급만큼은 밀리지 않도록 했다. “그래야 회사를 믿는다”는 이유에서였다. 90년대 초반 대규모 투자가 이뤄진 상태에서 걸프전이 터졌다. 매출이 줄고 자금회전에 문제가 생기자 회사 전체가 관리비 한 푼이라도 아끼기 위해 허리띠를 졸라맸다. 이 회장은 임원들과 함께 직접 공장 화장실 청소를 했다. 회사가 커지고 여유가 생긴 뒤에는 사재 100억원을 사내복지기금으로 내놨다. 직원들이 갑자기 목돈이 필요할 때 여기저기 은행 찾아 다니며 눈치보지 말게 하자는 취지였다.



 2007년 대표이사가 된 김태일 사장도 가족처럼 직원들을 챙겼다. 그는 임원들과 함께 직원 경조사를 빠짐없이 찾아다녔다. “직원들 고향인 서부 경남 지역에는 골짜기 골짜기 안 가본 곳이 없다”고 했다. 술을 못하면서도 회사 호프데이에 참석해 직원들 얘기에 귀를 기울였다. 현장 직원들의 직급을 6단계로 세분화해 명찰에 조장·반장·기장 등의 직함을 쓰도록 했다. “가족들 앞에서 당당하도록 하자”는 배려였다.



 회사를 ‘가족’처럼 여기게 된 직원들은 98년 외환위기, 2008년 금융위기가 닥쳤을 때 솔선해 임금 동결, 상여금 반납, 경조금 축소 운영 등을 결의했다. “사정이 좋아지면 회사가 제 몫을 돌려줄 것”이란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다. 회사는 구조조정을 하지 않는 것으로 화답했고 위기를 넘기 뒤 실제 임금·상여금 등의 차액을 보전해 줬다.



  김태일 사장은 “직원들이 회사에 자부심과 긍지를 느끼고 회사에 나와 일하는 것을 즐거워하도록 만든 게 노사화합의 비결”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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