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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성마비 극복한 모녀의 열정과 사랑

중앙일보 2012.09.17 00:29 종합 29면 지면보기
뇌성마비 2급인 국가인권위 안상희 사무관(왼쪽)과 어머니 최경자씨. [연합뉴스]


“가족부터 ‘넌 대단한 사람이야’ ‘넌 소중해’ 등 따뜻한 말로 자신감을 늘 불어넣어줘야 합니다.”

‘복지회장’된 엄마 최경자씨

인권위 사무관 딸 안상희씨



 20일 한국뇌성마비복지회 회장에 취임하는 최경자(71)씨의 말이다. 최씨의 딸은 뇌성마비 2급 장애인이자, 국가인권위원회 공무원인 안상희(47)씨다.



 최씨는 난산 끝에 낳은 딸이 뇌성마비 판정을 받자 “누구보다 더 많은 사랑을 주고, 뒤쳐지지 않게 키우겠다”고 결심했다. 매일 딸을 업고 북아현동 집에서 봉천동 삼육재활학교까지 등·하교했다. 학교에서 최씨는 같은 상황의 아이들 수백 명을 봤다. “수많은 딸들을 위해 일해야겠다”고 또다른 결심을 했다. 한국뇌성마비복지회 창립에 참여, 1978년부터 34년간 이사를 지냈다. 81년 딸에 대한 마음을 책 『이 죄없는 아이에게 빛을』으로 내고 뇌성마비 치료센터 건립기금을 모금하기도했다.



 딸 안씨는 대구대 사회복지학과를 다니며 부모 몰래 유학을 준비했다. 91년 미국 미네소타대 교육학대학원에 입학했다. 안씨는 “처음에는 강의를 알아듣지 못 해 매일 기숙사에서 울었다”고 회상했다. 석사학위를 받은 안씨는 2002년 33대 1의 경쟁을 뚫고 국가인권위 5급 연구원 공채에 합격했다. 현재 서울대 사회복지 박사과정도 밟고 있다. 안씨는 “(어머니가) 나를 키운 뜨거운 열정으로 회장 역할을 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최씨는 딸을 자랑스러워하면서도 우리 사회에 할 말을 아끼지 않았다. “장애인에 관한 하드웨어는 거의 완벽하다. 문제는 소프트웨어”라며 “장애인을 인간으로 귀하게 여기는 사회 분위기가 아쉽다”고 지적했다.



송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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