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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 칼럼] 모바일투표, ‘참여의 질’ 생각할 때

중앙일보 2012.09.15 00:24 종합 37면 지면보기
지민구
건국대 정치외교학과 4학년
정당의 대선 후보를 국민이 직접 뽑는 시대다. 민주통합당이 도입한 모바일투표는 올해 초 전당대회에서 수십만 유권자의 참여를 이끌어 낸 데 이어 이번 대선 후보 경선에서도 흥행몰이를 이어 갔다. 국민의 참여 욕구, 투표의 편의성 그리고 정당의 관심 유도전략이 맞물려 시너지 효과를 냈다. 모바일투표를 도입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그러나 당초 기대와는 달리 선거인단 등록인원은 목표의 50% 선에 그쳤으며 투표율 역시 저조하다. 심지어 관리·감독을 책임지고 있는 당 지도부를 놓고 당내 불협화음도 끊이지 않고 있다.



 이를 두고 여러 가지 분석이 제시된다. 확고부동한 1위 후보가 존재하기 때문이라는 분석부터 당내 패권주의와 계파주의에서 비롯된 문제라는 주장도 있다. 그러나 이는 현상에 대한 표피적 분석에 불과하다고 본다. 이런 원인만으로 모바일투표의 흥행 부진과 무관심 현상을 설명하기에 충분하지 않다는 뜻이다. 결국 근본적 원인을 찾기 위해서는 참여 주체인 국민의 내적 동인에 대한 분석이 필요하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국민의 입장에서 현재의 모바일투표는 ‘참여의 양’이라는 측면에서는 획기적이었을지 몰라도 ‘참여의 질’은 보장하지 못했다. 실제로 민주당이 모바일투표의 규칙과 관리방식을 정할 때 대부분의 사안은 당 지도부와 경선캠프를 중심으로 논의됐다. 국민의 참여를 원하면서도 정작 국민이 참여할 무대는 당 마음대로 정해 버린 셈이다. 또 수신 오류 문제를 놓고 후보자들이 벌여 온 싸움은 국민을 더욱 피로하게 만들었다. 그 과정에서 국민은 참여의 주체가 아닌 들러리처럼 취급됐고, 모바일투표는 국민의 관심에서 멀어져 갔다.



 이처럼 기술적·제도적 측면에서 보다 나은 ‘참여의 질’을 보장하지 못한 모바일투표는 흥행 부진이라는 부메랑이 돼 돌아왔다. 물론 차차 나아질 것이라는 기대도 있다. 하지만 통합진보당 분당사태가 모바일투표의 부정에서 시작된 것임을 감안하면 점진적인 변화를 기대하기엔 부족하다. 모바일투표가 진정으로 국민을 위한 참여의 장이 되려면 서버 관리 등의 기술적 문제를 근본부터 보완하고, 폐쇄적으로 운영되던 투표 관리 영역까지 투명하게 개방해 제도적 측면에서의 공정성을 담보하는 조치가 필요하다.



 민주주의의 역사는 언제나 참여의 외연이 확장되면서 그에 따른 질적 측면이 보완되는 방향으로 진행됐다. 정당 역시 예외는 아니다. 현재까지 드러난 모바일투표의 문제를 미뤄 봤을 때 정당 경선의 가장 중요한 문제는 ‘참여의 질’을 올리는 것이지 단지 ‘참여의 양’을 넓히는 것에 있지 않다. 이제 정당이 국민의 참여를 통해 민주적 정당성을 세우고 관심을 유도하기로 결정한 이상 ‘참여의 질적 향상’에 방점을 찍어야 할 때다.



지 민 구 건국대 정치외교학과 4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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