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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센카쿠에 감시선 2척 급파 … 대양공정 불 붙었다

중앙일보 2012.09.12 01:58 종합 3면 지면보기


11일 중국 베이징의 일본 대사관 앞에서 반일 시위를 벌이던 중국인이 일장기를 불태우려 하자 중국 공안이 제지하고 있다. [베이징 AP=연합뉴스]




11일 오전 동중국해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해역에 중국 해양감시선 46호와 49호가 모습을 나타냈다. 전날 중국이 센카쿠 열도 주변에 영해기선(領海基線)을 선포한 데 따른 첫 실력행사다. 중국의 해양경찰 격인 중국해감총대는 “영토 주권을 지키기 위한 실행 방안이 마련돼 있다”며 “상황에 따라 행동에 옮기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동중국해는 언제 충돌이 일어날지 모를 일촉즉발의 상황을 맞았다.



 중국 외교부는 전날 저녁 성명을 통해 센카쿠 섬들 주변을 19개의 직선으로 둘러싸 그 내부를 중국 영해로 삼는다고 발표했다. 비유하자면 일본이 독도와 울릉도 사이에 국경선을 그은 셈이다. 중국의 결정은 일본이 센카쿠 국유화를 공식 발표한 직후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일본은 11일 센카쿠 3개 섬의 개인 소유자와 20억5000만 엔(약 296억원)에 매입계약을 체결했다.



 



중국이 센카쿠 열도의 주권을 주장해오긴 했지만 구체적으로 부속 해역을 규정하는 영해기선을 설정한 건 처음이다. 일본이 주장하는 센카쿠 12해리 영해를 침범한 것도 지난 7월 11일 한 차례뿐이었다. 중국 선박들은 근처를 어슬렁거리다 일본 순시선이 접근하면 정면 충돌을 피해 물러나왔다. 이젠 달라졌다. 외교부는 “향후 댜오위다오 해역에서 상시적인 감시 활동을 벌일 것”이라고 밝혔다. 11일 해양감시선 2척을 시작으로 어업지도선까지 센카쿠 해역에 본격적으로 투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의 초강수는 표면적으론 잇따른 경고 무시에 대한 보복 차원이다.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은 9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때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일본 총리에게 “일본은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고 잘못된 결정을 내리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좀처럼 직설적 표현을 쓰지 않는 후 주석으로선 최고 수준의 경고인 셈이다. 그런데도 일본 내에 득세한 우익 강경론에 따라 노다 내각이 매입을 강행하자 대응에 나선 것이다.



 하지만 미국과 더불어 ‘G2’로 불릴 만큼 강성해진 중국의 경제·군사력이 없었다면 나올 수 없는 대응이었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중국은 이미 2010년 9월 일본 순시선과 충돌한 중국 어선 선장이 일본에 체포되자 첨단 제품 생산에 필요한 희토류 수출을 끊는 경제 보복으로 일본의 ‘백기 투항’을 받아낸 경험이 있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전 세계에서 차지하는 중국의 GDP 비중이 95년 3%에서 2010년 10%로 커진 반면 일본은 18%에서 9%로 반 토막 났다”며 경제에서 양국의 바뀐 위상이 영토 분쟁에서 중국 자신감의 배경이라고 분석했다.



 그간 중국이 차곡차곡 쌓아 온 국방력도 든든한 배경이다. 중국군 전력은 잠수함 65 대 16, 호위함 52 대 8, 전투기 1400 대 360(이상 2010년 기준) 등 대부분의 해·공군력에서 수적으로 일본을 압도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량광례(梁光烈) 중국 국방부장은 최근 “견도실효(見到實效·길러온 군사력의 효과를 볼 때가 됐다는 의미)”를 외쳤다. 지난달 센카쿠 인근에서 해·공군 합동 강습상륙훈련을 실시하는 무력 시위도 펼쳤다.



 영해기선 설정은 ‘대양공정(大洋工程)’으로 일컬어지기도 한다. 중국은 그간 획득한 변방 영토를 역사·문화적으로도 자국화하려는 동북·서북공정 등을 추진해 왔다. 대륙을 안정화시켰다는 자신감으로 해양 영토마저 평정하려 한다는 의미다. 남중국해의 스프래틀리 제도(중국명 난사군도), 파라셀 제도(중국명 시사군도), 황옌다오(필리핀명 스카보러 섬)에서도 당사국들과 동시다발적 마찰이 벌어지고 있는 이유다.



 하지만 둘 사이엔 모순이 있다. 대륙공정들은 현재 중국이 실효적 지배를 하고 있다는 근거를 들어 그 지역 역사마저도 자국 것이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센카쿠의 경우 과거 중국의 영토였다고 주장한다 할지라도 현재는 일본이 실효적으로 지배하고 있다. 형평상 둘 다를 취할 명분이 없다. 이는 독도와 센카쿠에 대한 일본 입장의 모순과도 일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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