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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공동육아, 시에서 운영비 지원한다

중앙일보 2012.09.12 00:38 종합 22면 지면보기
서울 강북구 번동의 해모로아파트 노인정에서는 지난 3월부터 매주 두 번씩 오전에 주부 10여 명이 모여 요가 강습을 받는다. 전문강사는 아니지만 오랫동안 요가를 해 온 주민 엄선희(45)씨가 무료로 가르치고 있다. 엄씨는 “노인정이 좁아 더 많은 사람을 받을 수 없다”며 “그렇다고 개인 비용으로 더 넓은 장소를 빌리기도 어렵다”고 말했다.


서울 마을공동체 975곳 계획

 하지만 앞으로는 엄씨가 이웃 주민들을 위해 보다 넓은 공간을 빌려 무료로 요가를 가르치겠다고 하면 서울시의 심사를 거쳐 장소 임대료와 운영비 명목으로 최대 500만원까지 지원받을 수 있다.



 서울시는 2017년까지 마을공동체 975곳을 조성하고 지원하는 내용을 담은 ‘마을공동체 5개년 기본계획’을 11일 발표했다. 조인동 서울시 혁신기획관은 “주민들이 주도적으로 문화·보육·경제 등 활동을 벌이며 보다 친밀하고 유기적인 공동체를 만드는 게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초기 단계의 마을공동체 활동을 이끌어 갈 ‘마을활동가’ 3180명도 양성하게 된다. 청년·여성·은퇴자 등이 대상이다.





 시는 마을공동체가 형성되기 위해서는 주민들이 모일 공간이 우선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북카페·마을예술창작소·청소년휴(休)카페 등의 운영비를 최대 5000만원까지 지원키로 했다. 또 2017년까지 동작구 성대골마을이나 은평구 n마을 같은 도서관 중심의 마을공동체 150곳을 육성키로 했다.



 어린이집 대신 지역 내 노인 등이 맞벌이 가정의 자녀를 돌보거나 주민들이 공동육아를 할 경우에도 시에서 지원해 준다. 이 같은 돌봄공동체 70곳에 장소 임대, 운영비 등으로 57억원을 지원하게 된다. 마을 노인들이 동네 공터에 텃밭을 조성하고 채소를 재배해 판매하는 등의 일자리사업도 지원 대상이다. 마을 주민 3인 이상이 사업제안서를 제출하면 심사를 거쳐 지원 대상을 선정한다. 마을공동체기업도 올해 25곳을 시작으로 5년 뒤에는 700곳까지 늘린다는 방침이다. 5인 이상의 주민 출자로 구성된 조합은 창업 후 매출액의 1%를 공동기금으로 적립하면 된다.



 시는 이날 시내 마을공동체를 종합적으로 지원할 ‘마을공동체 종합지원센터’를 은평구에 열었다. 센터는 각종 제안서를 접수하고 마을공동체 사업 안내와 교육을 담당하게 된다. 또 마을활동가 육성도 책임진다. 하지만 대규모 마을공동체 사업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서울시의회 이상묵(새누리당) 의원은 “겉으로는 주민 주도라지만 시가 종합지원센터를 설치하고 시민단체에 위탁 운영하는걸 보면 실상 관(官) 주도 사업이나 마찬가지”라며 “시작부터 관 주도로 되면 자생력을 키우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최종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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