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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도시 포항 신소재·에너지산업 도전

중앙일보 2012.09.11 16:29 종합 4면 지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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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연료전지·스마트원자로 연구
영일만항, 환동해 물류 거점으로



지난달 31일 경북 포항시 북구 흥해읍 영일만항의 컨테이너 부두.



 크레인이 외국 선적 화물선으로 쉼 없이 컨테이너를 싣고 있었다. 대형 화물선 네 척이 닻을 내렸다. 미국 휴스턴으로 가는 송유관은 선적을 기다리고 있었다.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로 수출하는 새 승용차는 분해돼 컨테이너에 실렸다. 야적장에는 컨테이너 5000여 개가 빼곡히 들어찼다. 컨테이너 부두(4선석)는 개장 3년 만에 물동량 30만TEU를 기록했다. 영일만항의 물동량은 앞으로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포항은 철강과 떼려야 뗄 수 없는 도시다. 1968년 용광로에 처음 쇳물을 부을 때의 포항은 인구 7만2000명의 어촌이었다. 포스코가 제철로 우리나라 산업화를 이끌면서 포항은 미국 피츠버그와 같은 세계적 철강도시가 됐다. 철강 종사자는 2010년 포항 제조업 전체 3만2000여 명 중 1만9000여 명을 차지하고 생산 부가가치는 전체의 85%에 이른다.



 하지만 잘나가던 철강산업이 2000년대 들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글로벌 경제위기로 철강 수요는 줄고 후발 중국은 2010년 전 세계 철강의 44%를 생산하며 급성장했다. 포스코는 철강제품을 고급화하는 한편으로 새로운 산업을 모색하기 시작했다. 새로 찾은 산업은 신재생에너지와 신소재·부품이다.



 포스코는 2007년 영일만단지에서 신재생에너지인 연료전지에 뛰어들었다. 미국 설비를 국산화해 올해 2000억원, 2020년엔 포스코의 현재 매출을 올리는 게 목표다. 포항산업과학연구원(RIST)은 차세대 스마트원자로를 연구 중이다. 또 소재는 철 일변도에서 벗어나 마그네슘·리튬 등 가볍고 단단한 비철금속으로 범위를 넓혔다. 포스코경영연구소 김경찬(44·경영학) 박사는 “에너지와 소재 산업은 포스코가 철강을 생산하면서 연관된 분야”라며 “포스코는 이미 종합소재기업으로 변신 중”이라고 말했다.



 포항의 또 다른 신성장 분야는 항만물류와 과학이다. 영일만항은 2020년까지 러시아와 중국 동북3성 등의 물류를 수송하는 환동해 물류 거점으로 거듭난다는 청사진을 갖고 있다. 과학도시는 제4세대 방사광가속기를 미국·일본에 이어 세계 세 번째로 구축해 포스텍·막스플랑크연구소, 과학벨트 기초과학연구원 등과 함께 과학·연구개발(R&D)의 중심이 된다는 구상이다. 장기면 등 포항 남부에는 자동차·조선용 첨단부품 등을 생산하는 포항 블루밸리 620만㎡(187만평)가 조성된다. 영일만단지에는 포스코에너지·현대중공업 선박블록공장 등 20개 기업이 들어섰다. 영일만단지·블루밸리 등 5개 신규 공단의 규모는 기존 철강공단 2165만㎡(655만 평)과 맞먹는다.



 하지만 부족한 철도와 도로망이 문제다. 인근 울산과의 협업 체계가 더욱 절실한데 2014년까지 포항~울산~부산을 잇는 동해남부선을 복선 전철화하려면 내년에 당장 5000억원이 필요하다. 하지만 현재 책정된 예산은 2600억원밖에 없다. 공사 중인 포항~울산(55㎞) 고속도로도 마찬가지다. 고속도로가 뚫리면 포항~울산은 30분 거리지만 지금은 경주를 돌아 2시간을 달려야 한다.



 포항시 황병한 기획예산과장은 “그동안 ‘형님예산’이라며 깎인 예산을 회복하기 위해 요즘 서울을 수시로 올라간다”며 “철도·도로가 제때 구축되지 않으면 공단을 조성해도 기업 유치는 어려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특별취재팀=송의호·홍권삼·김윤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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